지난해 한겨레의 유튜브 실험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2018년 한겨레는 국내 신문사로는 유일하게 구글코리아의 펀딩을 받았다. 여기에 회사의 지원으로 대대적인 채용은 물론 스튜디오, 조정실, 장비 등을 구축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종영 이후 정체기였던 한겨레 유튜브 채널이 전환기를 맞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한겨레 라이브’ 콘텐츠는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성과가 뚜렷하지 않았고,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의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구성원들은 “불통·고통으로 유지되고 있는 ‘한겨레 라이브’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냈고 총괄자는 사의 표명 후 퇴사했다.

▲안영춘 한겨레 영상미디어국장. 사진=한겨레 제공.
▲안영춘 한겨레 영상미디어국장. 사진=한겨레 제공.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겨레TV 채널이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한겨레 영상미디어국을 이끌고 있는 안영춘 국장은 시행착오를 ‘자산’으로 평가하며 교육훈련용 플랫폼으로서 유튜브 실험을 강조했다.

▲한겨레 라이브 “황교안 ‘꼼수 창당’에 맞서, 이해찬 ‘비례연합당’ 맞불?”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겨레 라이브 “황교안 ‘꼼수 창당’에 맞서, 이해찬 ‘비례연합당’ 맞불?” 유튜브 화면 갈무리.

다음은 일문일답.

-한겨레 유튜브채널 운영을 평가한다면.

“한겨레는 레거시 미디어(전통 미디어)의 문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한겨레 라이브’와 ‘스팟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를 유튜브와 포털, 인터넷한겨레로 송출 및 업로드하고 있다. 라이브 출범 이후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구독자 수와 구독시간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문사 중 적극적으로 투자와 제작을 하고 있다. 아직 신문의 부가적 콘텐츠라는 한계를 넘지는 못했으나, 방향성은 제대로 설정해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겨레 유튜브채널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한겨레는 종이신문 중 유일하게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 인플루언서를 내세워 논평식 프로그램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조선일보와는 다르다. 지난 1년 동안 관련 노하우를 습득하고 발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방송사의 유튜브 채널처럼 ‘스팟영상’들도 제작하고 있다. 흥미 위주보다는 시사 뉴스성을 뚜렷이 견지하면서도 의미 있는 조회 수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2020년 한겨레 유튜브 콘텐츠 및 채널 전략 계획은.

“새 경영진의 전략에 따라 일정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한겨레 라이브’ 주 4회 복원, 주요 콘텐츠의 정규 프로그램 성격 강화, 젊은 층을 겨냥한 채널 분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콘텐츠 전략은.

“아직 총선만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 기획은 하고 있지 않다. ‘한겨레 라이브’는 총선 전까지 총선 특집을 최소 주 1회 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총선과 관련한 스팟 콘텐츠들을 집중 제작할 계획이다.”

-주된 독자층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50~60대 남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40대 남성이다. 남성 대 여성 비율은 6:4 정도다. 신문 독자층보다 약 10년 정도 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겨레TV 버티컬 채널들.
▲한겨레TV 버티컬 채널들.

-한겨레에게 유튜브 채널은 어떤 의미인가.

“레거시미디어가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성원 개인 채널 등 소스를 다양화하려고 한다.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지만 이 또한 어렵다. 결국 한겨레에게 유튜브란 영상 중심 조직으로 가기 위한 ‘교육훈련용 플랫폼’일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유료콘텐츠 생산 및 다른 다양한 부가가치 생산 체계를 갖추려 한다.”

-유튜브에서 어떤 뉴스 콘텐츠가 주목을 받는다고 보나.

“유튜브는 레거시미디어가 처해 있는 저널리즘 환경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핵심은 ‘정파적 양극화’다. 그런 콘텐츠일수록 주목을 받는 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면서 레거시미디어의 확장성을 도모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겨레 라이브’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새로 바뀐 한겨레 라이브 진행자.
▲새로 바뀐 한겨레 라이브 진행자.

-‘한겨레 라이브’ 진행자가 바뀌었다. 이밖에도 다른 변화 계획이 있나.

“라이브 진행자 교체는 라이브 실험이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는 걸 의미한다. 다양한 포맷 실험을 통해 수용자 친화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을 전할 수 있는 포맷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밖에도 인터뷰 콘텐츠의 정규 프로그램화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젊은 층이 소구할 수 있는 포맷과 콘텐츠 다큐멘터리도 곧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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