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소속 기자가 자사의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에 공천 신청한 후보자를 두고 ‘대깨문’ ‘대깨조’라고 발언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선방심의위·위원장 강대인)는 채널A에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방통심의위 선방심의위는 5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뉴스 프로그램인 채널A ‘정치 데스크’가 선거방송심의규정 ‘시사정보프로그램’ 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왼쪽부터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 김남국 변호사. 사진=채널A ‘정치 데스크’ 지난달 19일 방송화면 갈무리.
▲왼쪽부터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 김남국 변호사. 사진=채널A ‘정치 데스크’ 지난달 19일 방송화면 갈무리.

채널A ‘정치 데스크’(2월19일 방영분)는 ‘검찰 개혁 내건 ‘문파’ 공천’이라는 제목으로 대담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서갑 공천을 신청한 김남국 변호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자는 이용환 기자였고, 출연자로는 김민지 기자와 김관옥 계명대 교수, 최진녕 변호사,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 등이 출연했다.

진행자인 이용환 기자는 “친 조국 인사로 알려진 김남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 지역구에 공천 신청서를 냈으며 자신의 SNS에 금태섭 의원의 입장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채널A ‘정치 데스크’는 김남국 변호사가 과거 조국 전 장관을지지 하는 발언을 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그러자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은 “우선 이 김남국 변호사 같은 경우에는 조금 전에 영상을 보셨지만 머리 맡에 조국 교수의 사진을 두고 자고, 조국 교수를 위해 기도하면서 맨날 자고, 이게 딱 언행을 보면 왜 ‘대깨문’이라는 요즘 단어 있지 않냐”고 운을 뗐다.

이용환 진행자가 “대깨문이 뭐예요?”라고 묻자, 조수진 부장은 “머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답했고, 이 진행자는 다시 “아,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층?”이라고 말한다.

조수진 부장은 김남국 변호사를 ‘대깨조’라고 정의했다. 조 부장은 “예. 김남국 변호사의 저런 행동을 보면 ‘대깨조’예요. 머리 깨져도 조국. 이런 거죠”라고 말했고, 진행자는 “저는 이 김남국 변호사의 발언을 보면서 국어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게 됐다”고 답했다.

심의위원들은 ‘대깨문’ ‘대깨조’ 단어를 사용해 방송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입을 모았다. 심의위원 8인(강대인 위원장·박세각 부위원장·정인숙·박상호·김용관·김인기·권순범·김영미 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행정지도 ‘권고’를 주장했다.

박상호 위원은 “조수진씨가 동아일보 소속 부장이다. 사회자랑 시너지 효과 내면서 이야기했다. 종편 수준과 품위가 있는데, 팟캐스트 수준의 용어들을 사용했다. 방송 품위를 굉장히 떨어뜨렸다.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인숙 위원도 “‘대깨문’이라는 말 자체가 문재인 지지층이 만들어낸 단어라고 해도 출연자와 패널은 이 단어를 비하 의미로 사용했다.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김용관 위원은 강서갑 공천 신청자가 여러 명인 상황에서 김남국 변호사만 집중 공격한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은 “상대 경쟁들이 있는 상황인데, 한 사람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여럿이 주고받으며 일방적으로 공격했다는 점도 문제다. 선거 국면에서 공정성을 해치는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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