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언론이 무리한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파적 목적에 따라 내용을 과장하거나 교묘하게 왜곡하기도 한다.

언론은 외국의 한국인 입국금지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대구에서 출발해 베트남 다낭에 격리된 우리 여행객 보도가 대표 사례다. YTN은 격리된 여행객 발언을 인용해 “아무 증상이 없는데도 자물쇠로 잠긴 병동에 갇힌 채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게 격리된 분들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국민 20명이 베트남 다낭의 종합병원에 격리됐는데 바깥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겨있고, 빵으로 끼니를 떼운다는 거다.

이에 베트남 교민은 페이스북에 해당 보도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감금과 자물쇠 폐쇄에 그는 “격리 이유는 동승객 중 발열환자가 있어서다. 비염에 의한 발열로 밝혀졌지만 발열이 감지돼 격리조치는 당연했다”며 “베트남 모든 문에는 자물쇠가 있다. 제가 사는 집에도 세 개의 자물쇠가 있다. 한국은 번호키를 쓰겠지요. 여기는 자물쇠를 쓴다”고 밝혔다. 제공된 식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에도 베트남 주요 식사인 샌드위치 ‘반미’를 제공 받았다며 “쌀국수보다 더 많이 먹는 음식이다. 베트남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베트남의 자랑거리”라고 반박했다. 다낭 정부가 현지 한국식당에서 순대국을 주문해 제공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우리 기준에선 격리된 베트남 병원이 열악해 보이지만, 베트남 기준으로 봤을 때 적어도 하급병원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 YTN 베트남 다낭 격리 보도 화면.
▲ YTN 베트남 다낭 격리 보도 화면.

코로나19 전담병원인 포항의료원에서 간호사들이 감염에 걸리기 싫고 업무가 힘들어 무단결근 하거나 집단사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포항의료원 김경례 기획조정실장은 “일부 언론이 코로나 때문에 무단결근, 집단 사직했다는 건 사실 무근”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연초에 간호공무원 시험 준비나 타의료원 이직, 결혼 등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게중엔 2월말 퇴직하려다가 코로나 때문에 3월 중순까지 늦춘 이도 있다”고 했다. 언론이 사투를 벌이는 간호사들 사기를 오히려 저하시켰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상공인 어려움은 당연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방자치단체가 권고하고, 외부 활동이 줄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은 자영업자 어려움을 지나치게 과장해 끼워맞추고 있다.

조선일보는 2일자 보도에서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식당. 점심시간이었지만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평소 줄을 서야 했던 곳이지만, 이날 점심 손님은 딱 1팀밖에 없었다”며 “식당 사장은 ‘코로나 때문에 며칠 전부터 손님 발길이 거의 끊어졌다’며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3명인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사진도 실었다.

해당 식당 사장의 말은 달랐다. 사장은 2일 통화에서 사흘 전 취재기자와 통화했고, 사진을 한 장 찍어갔다고 했다. 그는 ‘점심 시간 한 팀밖에 없었다’라는 보도에 “그 정도는 아니다. 그 사람(기자) 왔을 때만 한 팀이 있었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3명인 직원 수를 줄인다는 보도에도 “더 어려우면 직원을 줄일 거냐고 물어서 ‘정 안되면 줄여야겠죠’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3일 낮 12시께 해당 식당을 찾은 결과 조선일보 보도와 달리 전체 여덟 테이블 중 다섯 곳이 차 있었다. 식당 종업원은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줄긴 줄었다”고 했다.

방호복이 중국에 대거 반출됐고, 현재 대구에는 방호복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확정 보도한 언론도 있었다. 한 언론은 “중국 준 방호복 대구엔 없어”라고 썼다. 중국에는 보호장비를 반출하고 정작 우리 국민에겐 지급이 안 된다는 비판이다. 다른 언론은 “정부가 보냈다는 방호복 4만7000개, 대구선 ‘본 적 없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에 청와대는 “중대본이 현재까지 대구경북에 지원한 물품과 장비내역을 상세히 배포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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