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된 신천지를 두고 평소 신천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CBS(기독교방송)와 국민일보가 ‘전면전’을 선포했다. 

CBS와 한국교회 주요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1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3526명이며 이 가운데 신천지 대구지파 관련 확진자는 2113명에 달한다. 전체 확진자의 59.93%에 해당하는 숫자”라며 “이단 신천지는 청년, 대학생, 직장인들의 가출과 이혼을 조장하는 등 가정파괴를 비롯한 반사회적 행태를 보이며 대한민국 사회에 독버섯처럼 서식하고 있다. 신천지의 반사회성은 건강한 대한민국을 좀먹게 하는 병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천지는 이만희를 교주로 신봉하는 이단 사이비집단”이라면서 “이단 신천지는 육체 영생을 주장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믿는 정통 기독교의 교리를 부인하고 있어 교회라 칭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단 신천지에게 앞으로 교회라는 표현과 특정 교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언론에 당부했다. CBS는 ‘CBS 신천지대응TF’를 구성하고 제2의 신천지OUT 캠페인을 예고했다. 

▲국민일보 3월2일자 31면 갈무리.
▲국민일보 3월2일자 31면 갈무리.

국민일보는 2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기관지로 반사회적 종교집단을 두둔해 온 천지일보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교주 이만희가 ‘우리 신천지 신문’이라고 홍보하고, ‘천지일보 회장, 이만희’라고 명시한 사실까지 밝혀냈지만 천지일보는 신천지 신문이 아니라는 사고(社告)까지 내며 발뺌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천지일보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엔 자신들의 모체인 신천지를 보호하기 위해 전면전에 나섰다”며 천지일보가 ‘신천지는 사실상 피해자’ ‘정부, 오히려 신천지에 사과해야’ ‘신천지 적극 자료 제출 협조 중’ ‘코로나 진원지 누명 쓴 신천지’ 등 200개 이상의 기사를 쏟아내며 “신천지를 적극 두둔했다”고 보도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고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일보는 3일 사설에서 “교언영색으로는 신천지를 향한 국민적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한다”고 못 박았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일 ‘순복음교회 기관지 국민일보는 천지일보가 두려운가’라는 사설을 내고 “사회 여론에 물타기 해 신천지 신도는 물론 관련해 사실 보도를 하는 천지일보까지 죽이겠다는 속셈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천지일보 이상면 발행인은 신천지 교인이다. 그러나 이미 천지일보는 개인 이사들이 출자해서 만든 신문일 뿐 신천지 기관지가 아니라는 것은 검찰이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는 2009년 창간했으며,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신천지 신도 인권침해 사례’ 제보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는 오히려 “국민일보는 순복음교회 기관지다. 순복음교회가 시작부터 함께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뿌리 장로교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 천황을 향해 신사참배를 한 것은 물론, 교회 종까지 떼다가 군수물자를 납품한 그야말로 반종교 반국가 이력을 지닌 단체”라며 응수했다. 천지일보는 “국민일보 사주들의 범법 사실은 너무 많아 생략한다”고 비꼰 뒤 “신천지교회나 대표는 단 한 건도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는 국민일보와 CBS를 향해 “개신교의 대변지인 국민일보나 CBS가 정론의 길을 걷기 위해 애쓰는 천지일보를 탄압한다면 그들이 지금껏 저지른 사회악과 패착을 천지일보도 기꺼이 드러내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CBS가 2015년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특별기획 보도에 나서자 신천지는 서울 목동 CBS사옥 앞에서 수만 명이 참석한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가지며 오랜 기간 CBS 폐쇄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번 사태로 국민일보·CBS와 신천지 사이의 갈등이 또 한 번 재점화할 모양새다. 

▲2016년 당시 서울 목동 CBS 사옥 앞에서 CBS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신천지의 모습. ⓒ노컷뉴스
▲2016년 당시 서울 목동 CBS 사옥 앞에서 CBS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신천지의 모습.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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