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이날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취임 후 6번째다. 여야는 추경 편성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4당 대표 회동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정부와 국회 간 긴밀한 비상협력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종식하고 피해를 조기에 복구해 국민이 편해지면서 경제활력을 되찾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의장은 “우리 민족은 위기에 강하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면 못 이뤄낼 게 없다”며 “이 기회에 아주 참 적절하게 국회를 방문해 주셨다”고 환영했다. 

여야 대표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왔다. 정부는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국무총리가 직접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 되어 대구에 상주하고 진두지휘하며 감염병 확산 저지에 나서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방역당국과 의료진은 밤낮을 잊고 사투를 벌이고 있고 국민들은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협력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코로나19 대책특위를 구성하였고 감염병 예방관리법, 검역법 등 ‘코로나 3법’도 신속히 통과시켜 주고 또 추경 편성에도 모두가 협조의 뜻을 밝혀 감사하다”며 “국가의 방역 역량 강화와 피해 지원 등을 위해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타격이 아주 큰 데 장기화될수록 더 걱정”이라며 “정부는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피해 기업과 중소 상공인들을 긴급 지원하고,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고 했다. 이어 “피해 지역과 업종에 대해 전례 없는 대책을 강구하고,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세제와 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또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포함한 긴급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뛰어넘는 강력한 지원책을 강구하겠다”며 “더 강화할 대책이 있다면 국회에서 의견을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 추경을 편성해 최대한 빨리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비상상황인 만큼 신속히 논의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월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월28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조속히 추경을 통과시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예산을 뒷받침하는 일에 여야가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이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우한 코로나’라는 지역혐오를 부추기는 용어를 사용하며 대통령을 비판했다. 황 대표는 “우한 코로나는 중국에서 시작한 감염병인데 점차 우리나라 우한 코로나는 인재의 성격을 띠게 됐다”며 “위기의 배경에는 정부의 대응 실패가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가 위기 초반에 반드시 실시되어야 했다”며 “대통령께서는 듣지 않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정권 전체가 너무 안일하고 성급했다”며 “근거없는 낙관론이 방역 태세를 느슨하게 했고 그 결과 일상으로 돌아간 국민들이 대거 감염위협에 노출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께서는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피해자인 우리 국민을 갑자기 가해자로 둔갑시켜 책임을 씌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주요 국이 우리 국민 입국을 막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추경에 대해서는 긍정반응을 보였다. 황 대표는 “재정적 법적 지원은 국회의 의무이자 역할”이라며 “예비비 등 추경이든 모두 선제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유성엽 민생당 대표도 “정부의 초기 대응은 명백히 실패했다”며 “그러나 누구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오늘 회담을 계기로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쟁 중단 △마스크 생산을 공적통제해 무상으로 국민에게 나눠줄 것 △대구지역에 의료진 파견 △추경에 총선용 선심성 예산 끼어들어선 안 될 것 등 4가지를 제안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