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처럼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기자들 관심이 쏠렸다. 민주당은 관련 얘기를 한 적은 있지만 공식 논의가 아니었고 대체적 의견과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중앙일보는 2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신문은 “26일 저녁 민주당의 핵심 인사 5인은 서울 마포구 음식점에서 회동하고,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미래한국당) 체제에 맞대응하는 위성정당을 하기로 합의했다. 방식은 미래한국당처럼 독자 창당하거나 외부 정당과 연대하는 두 가지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회동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 대표 특보단장과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이 참석했는데 소속 기자들이 우연히 같은 식당에 있어 대화 내용을 듣고 기사를 썼다고 밝혔다.

28일 민주당 선거대책회의 직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그저께 다섯명의 의원이 저녁식사를 했다. 패트리어트 법안 처리를 할 때 원내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TF 소속 의원들 뒤풀이 하자는 얘기 있었고 시간 돼서 만났다”며 당시 만남을 설명했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사진=민중의소리.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사진=민중의소리.

윤호중 사무총장은 “정국 상황과 관련해 자유로운 얘기가 있었다. 심각하게 대책을 논의하고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참석한 분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미래통합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도입된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고 훼손하는 역사에 죄악이 될 일을 하고, 민심을 도둑질하는 행위를 좌시할 수는 없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그럼에도 우리 당이 미래통합당과 같은 민심을 거역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었다”며 “일부 언론 보도는 그런 내용과 전혀 궤를 달리한다”고 했다.

외부 연대 방식의 창당 가능성을 묻자 윤호중 사무총장은 “외부연대 제안은 아직 없다. 우리 당이 먼저 논의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으로 비례민주당을 만들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비례민주당을 만들 의사는 전혀 논의된 적도 없고. 그 자리에서도 얘기 나눈 적도 없다”고 했다.

▲ 28일자 중앙일보 3면.
▲ 28일자 중앙일보 3면.

윤호중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우리 당의 공식적 입장은 비례민주당 만드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거”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중앙일보 보도가 ‘오보’라면 대응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정정보도를 요청할 일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대화 내용을 일일이 입증할 수 없을텐데 어떻게 요청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글쎄 말이다. 법률적 검토를 해봐야 해서”라고 답했다.

한편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래한국당 창당을 두고 ‘가짜정당’, ‘나쁜 정치 선동’이라며 이인영 원내대표는 악담을 퍼부었다”며 “떼도둑처럼 모여서 비밀리에 자신들이 비난하던 새 정당을 창당하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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