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샤워실을 폐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공사 측은 지난 25일부터 공항 내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쓰는 샤워실을 폐쇄했다. 공사는 샤워실에 붙인 공지문에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근무자 감염 예방을 위해 운영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공사는 25일 1터미널 샤워실에 이어 27일 2터미널 샤워실을 폐쇄 조치했다. 2터미널 샤워실 일부는 화장실 칸에 붙어 있어 화장실도 같이 폐쇄된 상태다.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인천공항에서 여객기와 화물기 수하물 상하차와 항공기 급유, 정비 등을 맡고 있다. 근무 내내 먼지 속에서 쉼없이 움직여, 일을 마친 뒤 샤워가 필수다. 이들은 대부분 항공사의 자회사와 그 하청업체에 속한 노동자들로,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아시아나에어포트 소속 2500명,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 3500명을 비롯해 그 외 자회사와 하청업체를 포함하면 만 명 가까이 인천공항에서 일한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지난 25일부터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쓰는 샤워실을 폐쇄하고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근무자 감염 예방을 위해 운영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인천공항공사 측은 지난 25일부터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쓰는 샤워실을 폐쇄하고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근무자 감염 예방을 위해 운영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서명호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민주한국공항지부 지부장은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비행기 안팎을 오가며 일하는 데다 온갖 먼지와 땀을 뒤집어쓴다. 공항은 감염에 1차적으로 위험한데, 민감한 시기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일하고 퇴근하는 데에 현장 노동자들이 울분을 호소하고 있다. 퇴근 뒤 가족들과 접촉이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사 측은 앞서 공항 내 수하물 처리시설 관리와 셔틀 트레인 등 터미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쓰는 샤워실도 폐쇄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이에 25일 성명을 내 시정을 요구하자 공사는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전했지만, 지부에 따르면 현재 이곳 샤워실도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다중이용시설이라 폐쇄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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