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 간부 조중동 사장 만난 이유
원세훈 국정원 간부 조중동 사장 만난 이유
국정원 인니 특사단 숙소 잠입 국제 망신… 전직 간부 “사태 수습 위해 조중동 사장 만나”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7일 MB정부 국정원장 재임 시절 각종 불법 정치공작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원 전 원장의 수족 노릇을 한 여러 피고인들이 민간인 댓글부대, 민간인 불법사찰, 국가정보원 예산 청와대 상납 등 각종 정치개입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받았다.

이 가운데 민병환 전 국정원 2차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60억원이 넘는 국정원 예산을 빼돌려 민간인 댓글 부대 등 불법 정치 활동에 지급한 혐의 등으로 원 전 원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2010년 9월부터 2012년 5월까지 국정원 2차장으로 재직하며 국내 정보부서 업무를 총괄했다.

이 사건 판결문을 보면 민 전 차장은 보수신문을 상대로 여론 무마를 시도했다. 대상은 ‘조중동’ 수뇌부였다.

2011년 2월 원세훈의 국정원은 ‘막장 사고’를 친다. 국정원 직원들이 고등훈련기 T-50 수입을 논의하러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절도 목적으로 잠입했다가 우스꽝스럽게 발각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멍청한 한국 국정원 직원이 외국 특사의 컴퓨터를 훔치려 했다”고 조롱하는 등 국제적 망신을 산 사건이다.

▲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7일 MB정부 국정원장 재임 시절 각종 불법 정치공작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 연합뉴스.
▲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7일 MB정부 국정원장 재임 시절 각종 불법 정치공작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 연합뉴스.

이 사건으로 원 전 원장에 대한 사퇴 여론이 거세졌다. 조선일보가 숙소에 침입한 괴한이 국정원 직원들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보도하는 등 보수 신문들도 MB 국정원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 “지금의 국정원은 정보 수집능력도, 정보 판단능력도 수준 이하”라고 비판한 뒤 원 전 원장을 겨냥해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보 노하우가 전혀 없는 지방행정가에게 지휘봉을 맡겼을 때부터 예견됐던 사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7일 민 전 차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형사부 판결문을 보면, 민 전 차장은 수사기관과 법정에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인도네시아특사단 사건이 발생한 이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이 인도네시아특사단 사건을 크게 보도하면서 원세훈 원장을 사퇴시키려고 작정하고 보도하는 것 같았다. 정치권도 이에 편승해 비판했다. 원세훈 원장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때는 원세훈 원장도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았다.”

“나는 정무직 회의를 마친 후 김숙 1차장과 함께 원장실로 들어갔다. 김숙 1차장이 원세훈 원장에게 사태 심각성을 보고하면서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로 2차장인 나를 추천했다. 그러자 원세훈 원장은 내게 ‘수습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원세훈 원장을 보면서 그때처럼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은 처음 봤다. 그 무렵 처음으로 원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원장 직위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장을 만나거나 전화를 해 인도네시아특사단 사건과 관련된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야당 국회의원인 박지원, 박영선을 찾아가 같은 취지의 부탁했다.”

여·야 정치권과 보수언론마저 원세훈 경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원 전 원장이 당시 실세였던 MB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1억원을 국정원 예산으로 교부한 것은 유죄라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판결문에서 드러난 민 전 차장 증언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 정도다. 보수정권 국정원은 조중동 사장들과 만나거나 통화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는 점. 기관은 여전히 조중동 여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

박근혜 정부 때도 그랬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조선일보를 “최대 메이저 언론”으로 평가하고 집중적으로 숙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언론 홍보했다.

언론시민사회는 조선·동아일보 100주년을 맞아 각종 ‘안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신문에서 부당 해고 등으로 쫓겨난 원로 언론인들이 1인 시위를 하거나 언론단체가 신문들의 친일·독재 부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언론 민주화 운동사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다. 그러나 국정원이나 사법부와 같은 우리사회 사법·행정기관이 여전히 보수신문 눈으로만 세상을 본다면 그 변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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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2-26 22:41:39
조국 사태를 보라. 국가 권력기관과 언론에 무한정 자유를 줬을 때, 일개 국민의 말은 지속해서 초라해지고 사회에 전해지지 않는다. 언론은 대주주(재벌/대기업/건설회사/기득권)와 대주주와 친한 세력(혈연/지연/학연)을 위해서만 기사를 쓴다. 그리고 보수:진보 언론의 비율도 현재 8:2 정도 되지 않는가(0.1% 재벌과 대기업이 아니면 언론을 소유할 자금이 없다.). 왜 코로나 공포가 급속하게 퍼지고 메르스 때와는 다른지, 언론인 스스로 제일 잘 알 것이다. 그대들 월급과 진급은 누가 결정하는가. 대주주가 뽑은 사장이 다 한다. 정부가 언론과 권력기관에 자유를 줬으면 책임을 다하라. 지금 언론과 검찰은 자유를 준 정부를 대주주를 위해 들이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