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보도준칙에서 피하라는 표현, 모두 언론이 사용
감염병 보도준칙에서 피하라는 표현, 모두 언론이 사용
패닉·대혼란·대란·공포·창궐 등 표현 삼가야… WHO “팬더믹 아냐”, 언론은 한달 전부터 “팬더믹 전조”

여러 매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전하며 보도준칙에서 피하라고 권고한 표현을 기사제목에 사용했다.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과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가 지난 2012년 12월 만든 ‘감염병 보도 준칙’을 보면 “감염병의 규모, 증상, 결과에 대한 과장된 표현은 자제한다”며 “기사 제목에 패닉, 대혼란, 대란, 공포, 창궐 등의 단어를 삼간다”고 했다. 해당 단어들을 포함해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기보다 예방과 치료에 언론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중국이나 크루즈에 갇혀있는 일본 코로나19 관련 소식은 물론 한국 상황을 전하는 기사들에도 보도준칙을 거스르는 표현이 등장했다. 

수많은 매체에서 ‘대란’이란 말을 제목에 넣어 ‘마스크 대란’, ‘사재기 대란’, ‘배송대란’ 등 다양하게 사용했다. 

▲ MBC 1월1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 MBC 1월1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MBC는 1월1일 “中 우한서 폐렴 창궐…‘사스’ 재발 가능성 제기”에서 코로나19 소식을 전하며 ‘창궐’이란 말을 썼다. 창궐이란 전염병 등이 세차게 일어나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상태를 뜻하는데 해당 MBC 보도를 보면 당시 환자는 27명이었고 대부분 중국 우한시의 시장 상인들이었다. 

다음 기사들도 불안을 조장하는 단어가 기사 제목에 있다. 

“‘공포 크루즈’ 70명 집단감염 추가 확인…日 감염자 400명 돌파 [특파원+]” (세계일보, 2월16일)
“하루 새 대구 11명 추가, 지역사회 감염 우려에 대구는 ‘패닉’” (SBS, 2월19일)
“김해시, 코로나 창궐 따른 종합대책 발표” (국제신문, 2월24일)

국내 지역사회로 본격 퍼지며 확진자 수가 급증한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게 지난 17일이다. 상대적으로 감염병 관리가 잘됐다고 볼 수 있는 17일 이전에도 보도준칙에서 피해달라는 표현은 심심찮게 기사제목에 등장했다. 몇몇 기사에선 지역혐오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쓰지 말라는 ‘우한 폐렴’을 사용했다. 

“‘우한 폐렴’ 국내서 첫 확진… 설 앞 전국 공포” (한국일보, 1월21일)
“이번에도 중국 여행객 우한폐렴 두번째 확진자, 설날 바이러스 대란” (1월24일, 글로벌이코노믹)
“‘우한 폐렴’ 국내도 공포 확산…“혹시 창궐하면 어쩌나””(뉴시스, 1월25일)
“신종 코로나 창궐, 이해찬 “선대위 발족 연기”-황교안 “중국 눈치만 보다 홀대받나”” (헤럴드경제, 1월31일) 
“‘우한폐렴’ 확진자 나왔다는 소식에 헬리오시티 등 송파구 일대 ‘대혼란’”(한국경제, 2월6일)
“‘확진자 집중’ 수도권 ‘패닉’…백화점·마트 문닫고 직장폐쇄도” (뉴스1, 2월7일)
“[사사건건]‘신종코로나’ 패닉에 빠진 한반도” (이데일리, 2월8일)

▲ 25일 포털사이트에 '창궐'을 검색하면 나오는 코로나19 관련 소식.
▲ 25일 포털사이트에 '창궐'을 검색하면 나오는 코로나19 관련 소식.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아직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의 갑작스러운 (감염자) 증가는 매우 우려된다”면서도 “당분간 우리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으로 무제한적인 확산을 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언론에서 한 달 넘게 공포와 불안을 조장해 온 분위기와 다소 차이를 보이는 입장이다. 

감염병 보도준칙에선 “재앙의 전조”, “‘대란’이 현실화”, “전 세계를 두려움에 몰아넣고” 등 감염병 증상에 대한 자극적인 수식어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WHO의 최근 발표에도 언론에선 ‘팬더믹’을 한달 전부터 거론해왔다.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달 20일. 이틀 뒤인 22일 헤럴드경제는 “‘팬터믹(세계적대유행)’ 전조인가…10년, 5년 주기 짧아지는 신종바이러스 공포”란 기사에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의 전조가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 경제는 지난 11일 “‘신종 팬더믹’ 역습에 세계경제 혼돈”, 지난 18일 “[코로나19 한달] WHO 코로나19 ‘팬더믹’ 선포 초읽기…중국 외 지역도 급속 확산” 등 ‘팬더믹’을 제목에 넣어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 관련기사 : 감염병 보도에 ‘대혼란’ ‘공포’ 쓰지 마세요 ]
 

다음은 감염병 보도준칙 전문이다. 

1. 감염병 보도의 정확성

가. 감염병 보도는 현재 시점까지 사실로 밝혀진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신뢰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나. 감염병 보도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사실이 전달되지 않도록 과도한 보도 경쟁을 자제한다.

2. 감염병 보도의 일반 사항

가. 감염병 보도는 해당 병에 취약한 집단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예방법 및 행동수칙을 우선적,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나. 감염병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이나 장비 등을 갖춘 의료기관, 보건소 등의 기관과 자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 감염병 관련 전문 용어나 의학적 용어는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여 혼돈이 없도록 해야 한다.

3. 신종 감염병의 불확실성 관련 보도

가. 발생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이 불확실한 신종 감염병의 보도는 현재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전달해야 한다.
나.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추측, 과장, 확대 보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

4. 감염병 관련 연구 결과의 보도

가. 감염병 관련 새로운 연구결과를 보도할 때는 학술지를 발행한 기관이나 발표한 연구자의 관점이 연구기관, 의료계, 제약 회사의 특정 이익과 관련 이 있는지, 정부의 기존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나. 감염병 관련 의학적 연구과정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연구결과가 전체 연구과정 중의 단계적 결과물인지, 최종 연구결과물인지 확인하여 보도해야 한다. (예: 임상실험 중인 약인지, 임상실험이 끝나고 시판 승인을 받은 약인지 명확히 구분하여 보도)

5. 감염 가능성에 대한 보도

가. 감염 가능성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명확하게 보도해야 하여, 혼란을일으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나. 감염의 가능성이나 증가율, 사망예상자를 비율로 제시하는 경우 독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수치를 함께 전달해야 한다.
다. 감염의 규모를 숫자로 전달하는 경우 그 단위가 사건인지, 사례인지, 감염인의 수인지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6. 감염인에 대한 보도

가. 감염인의 신상에 관한 보도는 차별 및 낙인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 해야 한다.
나. 감염인에 대한 보도는 환자 및 감염자, 가족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즉, 환자 및 감염자, 그리고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 감염인에 대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도에 활용하는 경우 특히 주의한다.

7. 감염병 보도에서 주의가 필요한 표현

가. 감염병의 규모, 증상, 결과에 대한 과장된 표현은 자제한다.
△ 기사 제목에 패닉, 대혼란, 대란, 공포, 창궐 등의 단어를 삼간다.
△ 기사 본문에 나타난 과장된 표현 사례: “의학계에서는 이번의 ‘슈퍼박테리아’ 발견이 재앙의 전조라고 보고 있다.” “우려했던 ‘박테리아 대란’이 현실화한 것이다.”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가 등장, 전 세계를 두려움에 몰아 넣고 있다.” “항생제가 듣지 않아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이 과연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의 안위를 위협하게 될까.”

나. 감염병 증상에 대한 자극적인 수식어의 사용을 자제한다.
△ 기사본문에 나타난 자극적인 수식어 사용 사례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뻥뻥 뚫리면서 전신마비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어떤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대유행할 것이란 경고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 다른 감염병과 비교하는 표현은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 기사본문에 나타난 부적절한 비교의 사례: iCJD의 경우 “광우병과 유사한 치명적 전염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즉, CJD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확인됐습니다.” “광우병처럼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뚫리는 전염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이른바 ‘CJD’에 걸려 숨진 사례가 국내에서 공식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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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 2020-02-27 04:46:45
미디어 오늘은 요즘 참 편하지요?

자기들은 고개 빳빳하게 세워서

눈에 쌍심지 키고 언론들 특히 보수 매체들만 지켜보면서 어디 시비걸 거리 없나 기웃거리면서

기사하나 뚝딱 만들어서 마감하고

참 신나지요?

내가 ASF 당시 댁들이 언론의 과잉 취재 야마로 보도하려다가 그 핵심이 진보 매체라는 거 알고

기사 대폭 축소 시키고, 진보 매체의 사례는 쏙 뺀걸 똑똑히 아는데

그런 댁들이 지금 이렇게 나오면 너무 위선적이지 않나요?

Domination 2020-02-25 15:40:53
기레기라고 대중이 괜히 매도하는게 아니다
쓰레기 짓을 하니까 기레기라고 부를수 밖에 없는것들

바람 2020-02-25 15:25:08
코로나19의 치사율은 3%도 안 된다. 근데, 기자들의 대주주 사랑(이슈↑, 언론인지도↑)과 공포 이슈화로 소비는 사스/메르스보다 훨씬 위축될 것이다. 기자들 가족 중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없는가. 이런 공포 보도가 계속된다면, 사내유보금이 큰 대기업과 상대적으로 부채가 적은 중견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 취약계층과 소수자를 위한 보도인가. 기자들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이런 공포 미디어 마케팅에서 재벌이 살아남을까 아니면 취약계층이 살아남을까. 재벌은 몇 년 안 번다고 절대 파산하거나 코너로 몰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