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여야 의원들 “산업기술보호법, 책임지고 바로잡겠다”
여야 의원들 “산업기술보호법, 책임지고 바로잡겠다”
민주·정의·민중당 14명 “의무 소홀했다… 반올림 겨냥·삼성보호법, 20대 임기내 개정”

여야 국회의원 14명이 최근 시행에 들어간 개정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을 놓고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민 건강권 보호에 치명적인 독소조항을 걸러내지 못했다”며 “재개정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소속 의원 14명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에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문제 조항이 숨겨져 있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를 소홀히 했던 점을 반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정된 법이 삼성에 직업병 발병 책임을 묻기 위해 오랜 기간 싸워온 반올림과 노동자들을 좌절시킨단 사실에 가슴이 아프고 부끄럽다. 법안을 처리하며 국가 안보·경제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노동자 안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는 재개정을 최우선 과제 삼아 이번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개정하도록 하겠다. 여의치 않으면 21대 국회 개원 뒤 가장 먼저 처리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시행된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에서 비판 받는 독소조항은 2가지다. 9조의2는 국가핵심기술과 관련성이 있는 정보는 모두 비공개하도록 해, 노동자 생명‧건강권과 알권리 침해 논란이 인다. 14조8은 누구든지 산업기술을 포함한 정보를 취득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사업장 위험을 알리는 시민사회 활동을 겨냥한다는 지적이다. 개정안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주도로 발의된 안들을 합친 대안이 지난해 8월 반대 의원 1명도 없이 국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소속 의원 14명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의 독소조항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우원식·박홍근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소속 의원 14명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의 독소조항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우원식·박홍근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정의당은 소속 의원 전원이 이날 재개정 촉구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렸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헌법적 권리인 국민 알권리가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재개정하겠다”며 특히 “이번 개정안처럼 독소조항을 은닉한 법안이 심의 과정에서 걸러지도록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정당·시민사회단체 간 정보공유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LCD사업장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씨는 기자회견에서 “왜 병에 걸렸는지 알려면 어떤 작업환경에서 어떤 약품을 쓰고 일했는지 알아야 한다. 삼성은 혜경이 산재 신청 때도 모든 게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며 주지 않아 산재 승인까지 10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산업기술보호법은 삼성보호법”이라며 “의원들이 이제라도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임자운 변호사는 이날 “이 자리(정론관)에 계신 기자들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은 언론인들의 취재 활동에도 강력한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 삼성전자 LCD사업장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씨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산업기술보호법 재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삼성전자 LCD사업장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씨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산업기술보호법 재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기자회견문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박정·박홍근·신창현·우원식·이학영 등 6명과 정의당 심상정·김종대·여영국·윤소하·이정미·제윤경·추혜선 등 7명, 민중당 김종훈 등 의원 14명이 연명했다.

삼성반도체 LCD 공장 직업병 피해 당사자와 산재소송 대리인, 반올림 활동가, 수원시민신문 기자 등 언론인, 직업환경 문제 연구자, 공장 인근 거주 주민 등 13명은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에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평화 2020-02-24 13:53:30
내가 항상 말했지만, 진보는 다 좋고 보수는 다 나쁜 게 아니다. 나중에 공수처로 수사한다면, 반반 나올 가능성도 크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례(과거, 현재)를 통해 사람을 잘 뽑는 것이고, 국민이 공정하고 신뢰 있는 사람을 꾸준하게 찾는다면 부패 없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