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매입 계약한 인물을 무주택자로 보도해 논란을 부른 MBC PD수첩 PD가 21일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21일 오전 인사위에 회부된 인사는 ‘2020 집값에 대하여’ 편을 연출한 김재영 PD와 박건식 CP(책임프로듀서·시사교양1부장), 이근행 시사교양본부장이었다.

인사위 결과 박 CP와 이 본부장은 ‘주의’ 조치를 받았다. 김재영 PD는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PD수첩은 지난 11일 ‘2020 집값에 대하여’ 편에서 수도권 일대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 문제와 무주택자 고민을 다뤘다. 

방송 후 온라인에서 문제가 된 인물은 서울 용산구에 전세 사는 A씨. A씨는 “(제가 이 집을) 정말 샀다면 1억2000만원 올랐을 텐데”라며 부동산을 매입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송에서 A씨는 주택이 없어 출산을 고민하는 여성으로 묘사됐다.

▲ 아파트를 매입 계약한 인물을 무주택자인 것처럼 보도해 논란을 부른 MBC PD수첩이 18일 오후 본방송에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사진=MBC PD수첩 화면 갈무리.
▲ 아파트를 매입 계약한 인물을 무주택자인 것처럼 보도해 논란을 부른 MBC PD수첩이 18일 오후 본방송에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사진=MBC PD수첩 화면 갈무리.

보도 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20대인 A씨가 9억원대 아파트를 소유한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A씨는 PD수첩 인터뷰 촬영 하루 전 8억원대 25평형 아파트를 계약했다. 

PD수첩은 지난 18일 방송에서 “제작진은 A씨가 계약금만 지급하고 등기 이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서 방송에서는 전세 거주자로 소개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A씨의) 아파트 계약 부분을 알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 분들께 혼란을 드렸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재영 PD는 취재 중 A씨가 집을 계약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방송에도 밝히고자 했으나 A씨는 등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내용이 보도됐을 시 아파트 계약에 차질을 빚을까, 혹 세무조사가 있지 않을까 완고하게 반대했다. PD 입장에선 부동산 관련 실명 인터뷰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이에 A씨 요구를 수용했다는 게 PD수첩 측 설명이었다. 

박건식 CP는 지난 13일 통화에서 “원론적으로 다른 인터뷰이를 찾아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PD로선 인터뷰이의 (집 계약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완고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고충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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