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가 “지금 정치에서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팬덤이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정치는 오로지 사람에게만 주목한다”이라며 “이대로라면 누가 집권하든 계속 사회는 양분돼 격한 대립을 반복하고 우리 정치는 더욱 구렁텅이로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분권형 개헌과 제대로 된 민심 그대로의 선거제 개혁을 통해 정치구조를 근본 변화시켜 우리의 정치문화를 바꿔 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하며 “무슨 이야길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야기 했느냐를 따진다. 그 사람이 내 편을 들면 동지고,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고 토로했다. 유 원내대표는 “감히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조금이라도 쓴소리하면 신상 털고, 서슴지 않고 욕을 한다. 오죽하면 청와대조차 사실상 자제를 부탁하고 나섰겠느냐. 한마디로 도를 지나쳤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팬덤은 그동안 오랜 시간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합의해 온 도덕의 기준마저 흔들고 있다. 객관과 공정의 기준이었던 언론과 사법기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그저 내 의견과 다르면 기레기가 쓴 ‘가짜 뉴스’가 돼버리고 법조인은 적폐가 돼버린다. 팬덤은 내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기에 자성의 목소리, ‘휘슬 블로어’들은 설자리를 잃은 지 오래”라며 “임미리 교수 고발 사건만 보아도 팬덤 정치가 얼마나 편협하고 위험한지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대안신당 의원). ⓒ민중의소리
▲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대안신당 의원). ⓒ민중의소리

미래통합당 비판도 이어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의 후신인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맹렬히 비판한다. 물론 그 비판이 나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전직과 전전직 두 명의 대통령이 영어의 신세가 돼 책임추궁받는 세력이, 국정을 농단하고 적폐를 쌓으며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경제까지 망친 세력이, 반성은 없이 발목만 잡아온 세력이, 이제 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 채, 남의 티끌만 지적하는 셈”이라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잘한다고 옹호할 수만도 없어 더욱 안타깝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망쳐놓은 경제를 다시 살려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망치는 것이 현실이다. 촛불 민심으로 선택된 정부로서 한 점 부끄럼 없는 국정을 펼쳤어야 함에도 과연 그렇게 해왔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절대선이 될 수는 없다.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한다. 이를 과감히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서로 칭찬해 줄 것은 칭찬해가며 모두 함께 걸어가야 한다”며 “바로 이 역할을 하기 위해 대안정치세력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심판자가 아닌 조정자 중간자로서 화합과 발전의 길로 모두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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