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할까. 이어폰은 정말 귀 건강에 안 좋을까. 언론 의학 코너에 다뤄질 법한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버가 있다. 

의학 유튜브 채널 ‘닥터프랜즈’(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55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선 관련 정보를 제공해 독자들로부터 언론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과거 언론을 통해 대중과 소통했던 의사들이 직접 소통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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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창윤 전문의.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다음은 일문일답.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의학 정보에 관심이 많다. 마침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진료실에서 못하는 얘기를 유튜브에서는 할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전문 정보를 쉽게 가공해 소통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 구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비결이 있나.
“의학 정보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걸 느꼈다. 의학 정보가 인터넷에 없는 건 아니지만 어렵거나 강의하는 식으로 딱딱하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를 영화나 게임으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처럼 의학 정보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 유효했다. 초창기 JTBC 드라마 ‘라이프’를 보고 실제와 뭐가 다른지 설명하는 영상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준은 뭔가.
“댓글을 보고 힌트를 얻는다. 요즘은 구독자분들이 댓글로 많이 물어보신다. 어떻게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지 단톡방에서 계속 고민한다. 영상을 찍고도 너무 어렵거나 사람에 따라 잘못 이해될 수 있다 싶은 건 올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 최근 코로나19 관련 영상을 만든다. 댓글들을 보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반응이 많다.
“감염병이 퍼지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찾는 게 가장 중요한데 잘못된 정보가 많았다. 그러면 지나친 걱정을 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어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체를 알면 덜 무섭다. 막연하게 얘기하지 않고 확실한 것만 말씀드렸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손을 깨끗하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 닥터프랜즈 화면 갈무리.
▲ 닥터프랜즈 화면 갈무리.

- 마스크를 설명하는 영상도 올렸다.
“많은 분이 얼마나 좋은 마스크를 껴야 하는 건지 궁금해했다. KF94 이상 등급의 마스크는 오래 끼면 숨쉬기 힘들다. 좋은 마스크를 막상 사도 답답해서 잘 쓰지 못한다. 기관지 질환이 있는 분에겐 특히 좋지 않다. 의사들도 일반 마스크를 끼고 일한다. 코로나19는 비말 감염이기에 감염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이상 비싼 마스크 끼지 않아도 된다. 마스크마다 착용법이 있는데 이를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 따로 설명하기도 했다.”

- 마스크를 설명하는 콘텐츠에 논문 정보를 함께 게재했다.
“논문을 참고해 만든 영상인데 제대로 된 정보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썼다. 란셋(영국 의학저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제대로 된 정보가 있다. 이 출처는 확실한 근거를 얻을 수 있는 경로이기에 오픈한 거다. ”

- 과거 전문가들은 신문, 방송 등 미디어에 출연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기획자, 콘텐츠 제작자 역할도 겸하게 됐다.
“유튜브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할 수 있다. 시청률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편집 권한도 우리에게 있다. 민감한 주제를 놓고 얘기할 수도 있다. 기존 미디어보다 전문가의 의견이 잘 반영되는 점도 차이다. 이런 측면이 더 신뢰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거 같다.”

- 조현병 편견에 대해 설명하면서 기존 미디어의 왜곡된 정보를 지적했다.
“과거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조현병 환자들과 생활했다. 언론이나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미디어가 만든 편견이 환자들을 병원이나 지역 사회에서 조금 더 외곽으로 내몰고, 고립시키고 치료받지 못하게 하는 거 같아서 안타까웠다. 영상 댓글을 통해 자신이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조현병 환자분들도 ‘TV에 조현병 범죄가 나올 때마다 죄인이 된 거 같았다’는 댓글을 남겼다.”

▲ 닥터프랜즈 화면 갈무리.
▲ 닥터프랜즈 화면 갈무리.

-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튜브에 도전하고 있다.
“유튜브는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전문직 분들이 가진 지식은 배타적인 성격이 있다. 의학 정보도 그렇다. 니즈는 있지만 쉽게 접근 못 하는 정보들이었는데 플랫폼을 통해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니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는 느낌을 받는 거 같다.”

- 전문가들도 직접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있나.
“만들면 좋다. 나는 의사지만 법률 정보를 잘 모른다. 살면서 법률 정보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 전문 지식은 많은 사람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사는 도구가 된다. 전문 지식이 배타적이기에 잘못된 정보가 많이 퍼진다. 소신 있고 열심히 하는 전문가들이 양질의 정보들을 많이 만들어줘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았으면 한다.”

- 유튜브는 검증받지 않은 정보가 유포되는 장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많이 퍼져서 관련 영상을 찍었다. 여러 주장이 엇갈릴 때 어떤 걸 믿어야 할까. 현시점에서 가장 타당한 정보는 학회에서 나온다. 우리는 학회와 컬래버레이션도 하고 학회 소속으로 일하기도 한다.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보를 접할 때 오로지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지 판단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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