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자신과 만난 충남 아산전통시장 반찬가게 상인이 ‘거지같아요’ 발언 논란으로 문재인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은 것을 두고 “오해가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으로 당시 분위기가 전혀 나쁘지 않았다고도 했다.

특히 청와대는 전날 이 문제가 이슈가 됐을 때 미디어오늘의 질의에는 못봐서 모른다고 답했다가 하룻만에 대통령이 대변인을 통해 해당 상인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만난 반찬가게 상인이 문 대통령에 ‘(경기가) 거지같아요, 어떻게 된거에요’라고 한 이후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공격과 신상털이를 당했고, 장사가 안되고 있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그 상인을 대변해달라 지시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그분이 공격받는 게 안타깝다”며 거지 같다는 표현을 두고는 “장사안되는 걸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다. 오히려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시 분위기와 관련, “전혀 악의가 없었다”며 “오히려 당시 (대화할 때)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은 그 상인의 말이 악의로 거지같다고 한 표현이 아니며 대화할 때 상황 표현할 때 거지같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였다”며 “그것을 갖고 공격받는 것은 안타깝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 방문때 한 반찬가게 주인으로부터 경기가 거지같다는 말을 듣고 있다. 사진=채널A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 방문때 한 반찬가게 주인으로부터 경기가 거지같다는 말을 듣고 있다. 사진=채널A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그러나 청와대는 전날인 1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조선일보 보도와 미래통합당 원내대책회의 등에서 지지자들의 신상털이 등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주장에 청와대 입장을 묻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저도 수행했는데, 제가 그 장면을 못봤다”면서 “지지자들이 어떤 반응 보이는지 저도 모른다. 드릴 말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튜브를 조금만 찾아봐도 그 영상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날 이렇게 밝힌 이유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브리핑에서 “자신이 실제로 그 장면을 못봤다”며 “나중에 영상을 봤더니 주변에 제가 없었다. 근접에 실패했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온라인 의사표현을 두고 그동안 청와대에서는 안타깝지만 지지층의 자율이니 어쩔 수 없다는 기조였는데, 이번 반찬가게 건에서는 극렬 지지층의 자제를 요청하는 의미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발언이 반찬가게 사장님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이지, 기사의 표현이나 문파(문빠) 그분들에게 하는 것 아니다”라며 “비난을 하시는 분들이 오해를 하니 오해를 풀려고 하는 것이지, 지지층에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오해를 하지 않을 상황에서, 악성 비난의 글을 한다는 것은 이른바 문빠 분이라 해도 예의 갖추지 않다는 것은 바람직 않다”며 “그러나 이 분이 오해를 받아서 안타깝다는 것이지 지지층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격한 사람들이 지지자들이고, 그들이 문 대통령과 반찬가게 사장과 대화를 오해했다고 문 대통령이 지적한 것 자체가 이들에게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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