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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탄압’ 유성기업, 이제는 ‘반론보도청구권’ 악용해 ‘언론 압박’
‘노조탄압’ 유성기업, 이제는 ‘반론보도청구권’ 악용해 ‘언론 압박’
[ 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 ]

‘노조파괴’로 악명 높은 유성기업이 ‘무더기 반론보도청구’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유성기업이 자사 노조 파괴와 관련된 언론 보도에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를 통해 무더기로 반론보도청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중위 제소와 소송에 부담을 느낀 언론사들이 유성기업 측 반론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거나 납득하기 힘들더라도 반론 보도로 싣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군소 매체의 경우 기자 개인이 언중위 제소와 소송을 감당 해야하기 때문에 유성기업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유성기업이 언론에 의한 피해를 구제하는 반론보도청구권을 악용하여 자사 비판을 입막음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성기업의 ‘반론보도청구’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습니다.

‘반론보도청구’ 고집하는 유성기업의 목적? ‘노조파괴 지우기’

2019년 유성기업은 총 54건의 언론 기사에 정정·반론보도 청구를 했습니다. 1건에 그쳤던 2018년과 급증했습니다. 청구 대상은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나 부당노동행위를 다룬 기사들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성기업 등에 차별 시정 권고 및 사태 해결을 위한 의견 표명을 결정했다는 ‘단순 사실 전달’ 기사에도 반론보도를 청구했습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가 언급된 모든 기사에 전방위적으로 ‘반론 보도’를 요구한 것입니다. 

물론, 언론의 보도로 피해를 당했다면 피해자는 정정‧반론보도청구로 그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성기업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청구한 55건 중 정정보도청구는 2건, 반론보도청구는 53건으로 철저하게 ‘반론보도 청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정정보도’는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이고, ‘반론보도’는 기사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따지지 않고 청구인의 반박 주장을 담아달라는 청구입니다. 즉 ‘반론보도’의 경우 언론이 사실을 보도해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성기업이 정정보도로 사실 관계를 다투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실어달라는 반론보도에 집중하는 것은 언론사를 압박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유성기업 사측의 일방적 입장은 과연 법이 보장한 ‘반론’일까

문제는 언론사들이 언중위 제소와 소송에 부담을 느껴 유성기업 측의 요청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법률팀이 없는 작은 매체일수록 이같은 유성기업의 언중위 제소에 더 큰 중압감을 느끼게 됩니다. 2019년 유성기업이 조정 신청한 54건 중 조정이 불성립해 언론사와 소송으로 넘어간 건 14건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언론사가 기사를 수정하거나 반론보도를 해준 겁니다. 유성기업으로부터 10건의 제소를 당한 굿모닝 충청은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언중위 중재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지 않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반론보도문이 언론에 그대로 실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민언련은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와 함께 유성기업이 2019년에 청구한 54건의 언론조정신청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54건의 조정신청의 처리 결과 내역을 보면 조정이 성립되어 반론보도가 실린 경우가 2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조정불성립이 14건, 기사수정이 7건, 자진취하·보도게재 각 2건, 기사열람차단·보도약속 각 1건, 기각 1건이었습니다. 민언련은 조정이 성립되어 반론보도가 실린 26건과, 보도게재가 된 2건 총 28건을 추적하여 기사에 실린 반론보도문의 사실 관계를 짚어봤습니다.

다만, 언론중재위로부터 제공받은 ‘유성기업 언론조정신청사건 처리현황’에는 사건번호, 접수일자, 처리결과, 신청요지만 나와있을 뿐, 청구 대상 기사 제목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이에 반론보도가 실린 기사와 접수일자, 신청요지 등을 대조하여 해당 기사를 찾아냈습니다.(아래 붙임 자료 참조) 수차례 청구 대상 기사 제목을 요구했으나 언론중재위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유성기업 측 ‘반론보도’는 사실일까?

1. 사측 주장 ① 2012년 이후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은 바 없다?

한겨레는 지난해 1월23일 <‘흥부자’ 오씨의 죽음, “유성기업 노조파괴 없었더라면”>(2019년 1월23일 김도성 PD) 기사에서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오 모 씨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와 조합원 탄압에 못 이겨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 유성기업은 이 기사에 대해 2월11일 반론보도청구를 했고 언중위에서 조정이 성립됐습니다. 그 결과로 “유성기업은 2012년 이후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유죄 판결이 선고되거나 확정된 바 없다”는 유성기업 측 ‘반론’이 원래 기사 하단에 게재됐습니다. 굿모닝 충청 <유성기업 노조 “노동자에게만 가혹한 검찰 규탄한다”>(2019년 1월8일 지유석 기자)에도 “유성기업은 2012년 이후로 사측 관계자가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바 없다”는 반론보도가, 민중의소리 <‘노조파괴 9년’ 유성기업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2019년 4월30일 양아라 기자)에도 “유성기업은 2012년 이후의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은 바 없다”는 유성기업 측 반론이 실렸습니다.

어제 불법 저지르고 ‘오늘 저지른 범죄 아니다’?

유성기업은 “2012년 이후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2017년 12월 유성기업 유시영 전 대표이사는 부당노동행위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연합뉴스 <노조파괴 유성기업 대표 징역 1년 2개월 확정>(2017년 12월23일)을 보면, 대법원은 “부당노동행위와 직장폐쇄의 정당성, 단체교섭 거부의 정당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유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2심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유성기업 측은 해당 판결이 2011년에 저지른 직장폐쇄 등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한 유죄 판결일 뿐이고, 2012년 이후에 한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제 범죄를 저질러 놓고 “오늘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민사‧형사 차이 악용한 사측의 ‘말장난’

게다가 법원은 유성기업의 2012년 이후에 한 행위에 대해서도 부당노동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형사 재판’이 아닌 ‘민사 재판’에서 내려진 결론입니다. 여기서 유성기업 사측은 또 말장난을 합니다. 법률 용어를 악용해 ‘형사상 유죄 판결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유성기업은 2013년 10월에 2년 만에 복직한 11명의 금속노조 유성지회 지부원을 해고를 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 판결문(2016다242884)에서 “(유성기업) 근로자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이상, 위 해고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사측이 그 쟁의기간 중에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은 단체협약상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 위 해고는 모두 무효이다”고 판시했습니다. 유성기업이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 해고한 것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취급”하는 ‘부당노동행위’인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이에 검찰도 2018년 10월 유시영 전 대표이사 등 2명을 노조 지배·개입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곧 형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성기업은 2012년 이후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유죄 판결이 선고되거나 확정된 바 없다”는 유성기업 측의 반론보도청구가 ‘언론 보도에 의한 피해 구제’의 목적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내용의 ‘반론보도’야말로 사실과 다른 보도라 할 수 있습니다. 

2. 사측 주장 ② 유성기업 내 고위험군 노동자는 매우 소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1월11일 유성기업의 장기간 노사분쟁으로 노동자의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며 유성기업 등에 차별시정 권고 및 사태해결을 위한 의견표명을 결정했습니다. 유성기업은 이 내용을 보도한 기사에도 반론보도청구를 했습니다. 요지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를 보니 유성기업 조합원 중 고위험군은 2.7%에 지나지 않아 심각한 상태는 아니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위법한 월권을 행사했다는 내용입니다. 

유성기업이 국가인권위 결정을 전한 보도에도 무더기로 반론보도를 청구하면서 잇따라 사측 입장이 기사화됐습니다. 오마이뉴스 <인권위 늦장 결정에 유성기업 노골적 괴롭힘 더 심각>(2019년 1월14일 정대희 기자) 기사 하단에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관련 법을 위반했고, 정신건강 문제는 정부 발표 기준에 미달했다는 등의 이유로 행정심판을 진행 중임으로 노조원 차별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경희의료원의 정밀조사결과 유성기업 내 우울증 고위험군 비율은 2.7%에 불과하다고 밝혀왔습니다”라는 문구가 실렸습니다. 또, 경향신문 1월22일 <‘노조파괴 컨설팅’ 기업들 줄기소 되나>(2019년 1월22일 이효상 기자)에도 “국가인권위가 경희대 의료원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조합원 중 2.7%가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 정신질환 1년 유병률’ 11.6%보다 낮은 수치”라는 반론 보도가 붙었습니다. 

사측에 유리한 극히 일부분만 부각, ‘왜곡보도’의 방식 그대로

유성기업 측의 ‘반론’은 자사 노동자들의 우울증 등 심리적 건강 상태가 그리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그 근거로 “경희의료원의 정밀조사결과 유성기업 내 우울증 고위험군 비율은 2.7%”라는 수치도 덧붙였습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측에게 유리한 숫자만 부각한 왜곡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유성기업의 차별 행위 여부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유성기업 근로자의 건강상황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국가인권위가 유성기업 소속 노동자 433명에게 설문 및 인텨뷰 등 현장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중 62%가 일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우울증 징후(59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32명) 등 정신적 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류됐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적 질환 징후자로 분류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 상담을 실시, 12명의 노동자가 자살 사고 등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됨에 따라 외부 의료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들에 대한 정밀정신건강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러자 유성기업 사측은 ‘고위험군 노동자 12명’이라는 숫자만 부각하여 “433명 중 12명, 2.7%에 불과하다”며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체 노동자 중 무려 62%가 ‘일상적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하고 그 중에서도 ‘우울증 징후’를 보인 노동다가 59명, ‘외상 스트레스 장애 징후’를 보인 노동자가 32명이나 된다는 전체적 맥락을 지운 것입니다. 언론의 왜곡 보도에서 흔히 보이는 방식을 유성기업이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겁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가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원회의 관련 결정이 취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결정이 명백히 위법한 결정이라 전제한 유성기업의 주장이 그대로 보도되는 것 역시, ‘반론 보도’의 근본적 취지에 어긋납니다. 

3. 사측 주장 ③ 유성기업이 제기한 민형사 소송이 수십건? 개인재산엔 가압류 안했다?

경향신문 1월24일 <노동자 30% “자살 충동”… 손배 가압류는 ‘희망 압류’였다>(2019년 1월24일 이효상 기자)에 실린 유성기업 측 반론보도문엔 “회사가 제기한 민·형사 소송이 수십건에 불과하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유성기업은 조합원들에 무차별적인 고소고발, 민형사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형사의 경우 4번 이상 고소를 당한 조합원도 상당수에 이르고, 한 조합원은 17차례나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손잡고 측은 유성기업으로부터 고소고발, 민사소송, 민사가처분을 당한 조합원은 연인원 1300명 이상이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수십건에 불과하다’는 사측의 주장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 같은 기사에서 “유성기업이 조합원 개인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한 적은 없다”라고 주장했으나, 유성기업에 노조파괴 컨설팅을 해준 창조컨설팅이 작성한 전략회의 문건 (2011년 9월30일)에 따르면 2011년 6월3일 유성기업이 ‘김성태 외 45명’을 상대로 ‘신청액 35억8404만2664원’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된 사실이 있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은 있으나, 가압류를 신청한 적은 없다고 또 다시 법률용어를 악용한 말장난을 한 것입니다.

4. 사측 주장 ④ 유성기업 직장폐쇄가 정당했다?

대전MBC는 <8년 넘긴 유성기업 사태 "해법 찾아야">(2019년 2월14일)에서 국가인권위의 시정 권고 결정에 따라 개최된 ‘유성기업 사태해결을 위한 진단과 모색 토론회’ 소식을 전했습니다. 여기에도 유성기업 측은 반론보도를 청구했고, 대전MBC는 <유성기업 반론보도>(4월11일)에서 “2011년 당시 회사의 직장폐쇄는 노조의 장기 불법 파업에 따른 정당한 조치였다”는 반론보도를 게재했습니다. 경향신문도 <유성기업 노동자 또 극단적 선택… 정신건강 실태조사 해놓고 공개 않는 인권위>(2018년 12월30일 남지원 기자)에서 “유성기업은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불가피한 직장폐쇄를 했고, 대법원으로부터 아산공장의 직장폐쇄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반론을 전했습니다.

대법원 “초기 직장폐쇄만 정당, 이후 직장 폐쇄는 부당”… 반쪽짜리 진실

직장폐쇄가 정당했다는 사측의 주장은 대법원 판결 중 사측에 유리한 일부 내용만 부각한 일방적 입장입니다. 유성기업 노조는 2011년 5월18일부터 파업을 벌였고, 회사는 같은 날 아산공장을 직장폐쇄 했으며 5일 뒤엔 또 다른 공장인 영동공장을 직장폐쇄했습니다. 노조는 이같은 직장 폐쇄는 정당성이 없다며 직장폐쇄 기간 받지 못한 임금을 달라는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2018년 대법원은 △파업 초기 아산공장 직장폐쇄는 정당했음 △그러나 노조가 2011년 7월12일 업무복귀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직장폐쇄를 유지하는 것은 정당성을 잃음 △영동 공장 직장폐쇄는 직장폐쇄 자체가 잘못된 행위 등의 요지로 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문을 살펴보면, 대법원은 아산공장에 대하여 “피고가 2011년 7월12일 원고들 노조로부터 2차로 업무복귀 의사를 통지받은 때에는 이전과 달리 아산공장에 대한 직장폐쇄의 상황이 해소되었으므로 (중략) 직장폐쇄를 유지한 것은 원고들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공격적 직장폐쇄에 해당”한다며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영동공장에 대한 직장폐쇄는 원고들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방위 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하면서 사측이 지회 조합원들에게 4억700만원의 미지급 임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직장폐쇄 개시 자체가 정당하더라도 어느 시점 이후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업무복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유지해 공격적 직장폐쇄로 성격이 변질된 경우에는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영동공장 직장폐쇄가 정당하지 않다는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못박았습니다.

이러한 최종 판결에서 어떻게 ‘직장폐쇄는 정당했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요구대로 부당한 직장폐쇄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지급까지 판결한 마당에 사측은 ‘초기 아산공장 직장폐쇄는 정당했다’는 국소적 내용만 발췌해 전체 결과를 뒤집어 버린 겁니다. 이는 ‘반론’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유성기업의 ‘무더기 반론보도 청구’에도 제동 건 사법부

유성기업의 반론보도청구를 수용한 사례도 있으나, 언중위 조정을 거부하고 법적 다툼까지 나선 언론사들도 있었습니다. 최근엔 ‘유성기업 반론보도청구’를 받아드릴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지난 16일 유성기업이 레디앙에 제기한 반론보도청구에 대하여 “유성기업 대표이사 유시영 등이 2011년부터 현재까지 금속노조 유성지회에 행한 각종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돼 형사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이 부분 반론보도청구는 명백히 사실과 달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성기업의 무더기 반론보도 청구가 부당함을 법원이 확인한 겁니다.

대법원 판례에도 모든 반론보도가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확정 판결한 사례가 있습니다. 2006년 대법원은 “반론보도청구인이 스스로 반론보도청구의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청구하는 경우는 반론보도청구권을 남용하는 것으로 헌법적 보호 밖에 있는 것이어서 반론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한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6년 11월23일 선고 2004다50747 판결)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반론보도청구권을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반론보도청구인에게 거짓말할 권리까지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성기업 사측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를 규탄하고 있는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지부원
▲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를 규탄하고 있는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지부원

반성 없는 유성기업… ‘노조탄압’에 이어 ‘언론탄압’

현재까지 불거진 사태를 종합해보면 유성기업 사측은 ‘노조파괴’와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사법부가 그 행위의 불법성을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파괴’를 언급한 기사들을 ‘반론보도’라는 빌미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이제 그 ‘반론보도청구’도 부적절하다고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즉 유성기업은 ‘노조파괴’에 일말의 반성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노조파괴’를 숨기고 정당화하려 또 다른 꼼수를 쓰고 있는 겁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정정‧반론보도 청구권은 언론사의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보도로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기업이 ‘언론 압박 수단’으로 악용하라고 만든 제도가 아닙니다. 이런 측면에서 유성기업의 반론보도청구 54건 중 고작 1건만 기각한 언론중재위의 대응도 아쉽습니다. 법원이 유성기업의 무더기 제소에 제동을 건 만큼, 언론중재위도 추후에는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청구를 기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성기업은 이제라도 인권과 상식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노동자와 언론, 시민들에게 사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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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2-19 13:42:00
유성기업이 이렇게 나온다면, 국민과 기자가 판례를 만들 수밖에 없다. 애매하니까 기업도 꼼수를 사용하는 것 아닌가. 꼼수를 사용하지 못하게 확실하게 대응해서 다양한 판례를 만드는 게 지금으로써는 최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