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산 전통시장 방문때 반찬가게 상인이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 같아요”라고 하자 대통령 지지자들이 해당 상인 신상털이에 나섰다는 조선일보 보도가 나왔다.

이에 청와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잇단 전통시장 방문이 총선용 아니냐는 지적에 청와대는 정부의 의무 이행이 총선용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통령을 고발한 것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8일자 1면 ‘대통령 앞에서 그게 할 소리냐, 친문 반찬가게 주인까지 신상털기’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거슬린다고 판단되면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보는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대통령이 한 반찬가게를 찾아 ‘좀 어떠냐’고 묻자 반찬가게 상인 A씨가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돼요”라고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문재인 지지자들이 이 상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다.

조선일보는 “친문 지지자들이 상인 A씨를 자신들의 ‘공격 좌표’로 설정했다”며 A씨에 인신공격성 댓글이 달리고, 불매운동을 충동질하고 신상도 털렸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 상인 A씨가 “하루 4~5통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면서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밤 11시에도 전화가 오더라”고 말했다고 썼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18일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게 됐는데 대통령 지지층이 상인에게 욕을 해대고 있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고,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이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저도 수행했는데, 제가 그 장면을 못봤다”면서 “지지자들이 어떤 반응 보이는지 저도 모른다. 드릴 말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그 상인이 ‘거지같아요’라고 말한 대화가 담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반찬가게 상인이 문 대통령에 경기가 거지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돌직구쇼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반찬가게 상인이 문 대통령에 경기가 거지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돌직구쇼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반찬가게 상인이 문 대통령에 경기가 거지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돌직구쇼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남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반찬가게 상인이 문 대통령에 경기가 거지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돌직구쇼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이날 브리핑에선 ‘김정숙 여사까지 시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총선용이 아니냐는 야당 주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도 나왔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이 질문엔 답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답변드리겠다”며 “코로나 일부 세태로 인해 절박해지신 분이 많고, 재계 총수 간담회에서도 나온 얘기일 정도로 (경기 회복 요구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답했다. 그는 “국민 목소리를 듣고 정부의 의무를 이행한 것이 총선용이냐”며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국민의 절박함을 돌봐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의 문 대통령 고발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곽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오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은 송철호 등의 공소장에 문 대통령의 관여 사실이 나오지 않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총선 관여 혐의 징역형 판결문에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인식해 행위를 분담하지 않았다 해도 공모 내지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나온 부분을 예로 들었다.

곽 의원은 이번에는 송병기 수첩에 2017.10.13일이라는 구체적 날짜와 함께 “VIP가 직접 후보 출마 요청 부담(면목없음)으로 실장이 요청”, “VIP 면담자료 :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라고 적혀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야당의 고발에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의 질의에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 고발 건은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른 기자가 ‘야당의 고발에 말씀을 안하겠다고 했는데, 야당의 고발을 수긍한다는 의미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아니라는 뜻 이해하시죠”라고 답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곽상도 페이스북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곽상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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