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도 통반장신문 예산 1위는 서울신문
2019년에도 통반장신문 예산 1위는 서울신문
[계도지로 본 구청 홍보비 (1)] 서울신문이 예산 절반 이상…문화일보·내일신문·한겨레 등 뒤이어
서울신문 측 “계도지 용어 적절치 않아, 악습 지적도 옳지 않다”…구청들 “구정 홍보에 유리해”

2019년에도 서울 25개 자치구청에서 계도지 중 서울신문을 가장 많이 구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도지가 곧 서울신문(옛 대한매일)이었던 시절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울신문을 중심으로 서울 지역 구청에 계도지 예산이 없어지지 않은 것이다.

‘주민홍보지’로도 불리는 계도지는 구청이 구독해 통·반장에게 지급하는 신문을 말한다. 군사독재시절 관변단체나 통반장 등에게 정부시책을 전달하기 위해 시행했고 그간 ‘관언유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신문 측에선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계도지’라는 말을 써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구청 관계자들 중 일부는 ‘주민홍보지’, 일부는 ‘계도지’라고 썼다. 

미디어오늘이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에 정보공개청구해 각 구청 2019년 계도지 예산을 받아 분석한 결과 25개 구청에서 약 62억원을 들여 서울신문 약 3만5000부를 구독했다. 2019년 25개 구청 전체 계도지 예산 총액 109억1432만원의 약 57%를 차지하는 액수다. 25개 구에서 예외없이 서울신문 구독부수가 가장 많았다. 

▲ 2019년 서울지역 25개구 통반장 지급신문 부수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 2019년 서울지역 25개구 통반장 지급신문 부수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부수 기준 문화일보·내일신문·한겨레·경향신문 등이 뒤를 이었다. 2019년 25개 계도지 구독부수를 합하면 2위는 문화일보 6471부(11억5678만원), 3위는 내일신문 2839부(4억3072만원), 4위는 한겨레 2794부(4억8400만원)로 나타났다. 부수로는 내일신문이 3위, 한겨레가 4위였지만 내일신문이 타 신문보다 구독료가 다소 낮아 예산 기준으로는 한겨레가 3위, 내일신문이 4위로 나타났다. 

서울신문과 나머지 신문 부수의 격차는 다소 컸다. 마포구는 계도지로 서울신문(891부)말고 다른 중앙일간지는 구독하지 않았다. 중랑구는 서울신문(1218부)을 2위 문화일보(60부)보다 20배 이상 구독했고, 광진구는 서울신문(1204부)과 2위 문화일보(66부)의 격차가 18배 정도였다.

▲ 2019년 서울지역 25개구 계도지 현황. 통계에서 연중에 구독부수를 변경한 경우, 강남·구로구 등 일부 자료는 10개월치 자료로 1년 예산을 추정, 각 구청에서 계획한 예산을 미집행한 경우, 만원단위 미만 금액 제외 등의 이유로 일부 수치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2019년 서울지역 25개구 계도지 현황. 연중에 구독부수를 변경한 경우, 강남·구로구 등은 10개월치 자료로 1년 예산을 추정, 각 구청에서 계획한 예산을 미집행한 경우, 만원단위 미만 금액 제외 등의 이유로 일부 수치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서울신문을 가장 많이 구독하는 구는 강남구(2031부)였다. 영등포구(1865부), 송파구(1856부), 강서구(1799부), 서초구(1760부) 등이 뒤를 이었다. 25개 중 서울신문을 가장 적게 구독하는 곳은 금천구(890부)였고, 마포구(891부), 종로구(896부) 순이었다. 문화일보를 가장 많이 구독한 서초구의 문화일보 구독부수 606부를 훌쩍 넘긴 수치다. 

2018년에도 서울신문이 구독부수 1위를 기록했다. 미디어오늘이 25개 구에 정보공개청구해 2018년 계도지 예산을 받아 분석한 결과 23개 구청(관악구·서대문구 일부자료 미공개로 제외)에서 서울신문을 총 3만765부(약 55억3700만원) 구독했다. 2018년 25개 구 예산을 추정해도 2019년에 부수가 다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 2018년 서울지역 25개구 통반장 지급신문 부수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 2018년 서울지역 25개구 통반장 지급신문 부수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문화일보(5293부), 한겨레(2285부), 내일신문(2009부) 등이 서울신문 뒤를 이었다. 그 이전에도 계도지 예산 중 서울신문이 가장 많은 몫을 차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003년 25개 구 전체 계도지 예산이 약 53억원, 이 가운데 서울신문(당시 대한매일) 총 예산이 약 47억원이었다. 민주화(1987년)와 서울신문 민영화(2002년) 이후에도 서울지역 계도지 예산과 이중 서울신문 구독예산이 모두 늘었다. 

구청들은 왜 통반장에게 지급하는 신문으로 서울신문을 가장 많이 구독할까. 구청 홍보관계자들은 그동안 서울신문을 많이 구독해왔기 때문에 서울신문 몫이 가장 크고, 서울신문에 자치구 지면이 많아 홍보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서울신문이 가장 많은 이유는 들을 수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홍보효과를 책정해 어떤 기준으로 구독부수를 책정했는지 명시적인 근거를 말하는 곳은 없었다. 

노원구 관계자는 “구정홍보 기여도를 고려해 정했다”며 “다른 신문과 달리 서울신문은 주5일 내내 자치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관계자도 “자치구면이 가장 많고 1주일에 최소 2~3건은 우리 구 소식이 실린다”고 말했다. 동작구, 종로구 등 관계자도 비슷한 답을 줬다. “서울신문은 관보 성격이 있지 않느냐”, “부수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사실 잘 모르겠다” 등의 답변도 있었다. 

서울신문 측은 ‘계도지’라는 용어부터 비판했다. 서울신문 독자서비스국 관계자는 17일 미디어오늘에 “국민을 계도 대상으로 보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이기 때문에 계도지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게 옳다”고 했다. 

▲ 서울신문 지난 14일자 수도권면
▲ 서울신문 지난 14일자 수도권면

 

서울신문 관계자는 “서울 기초지자체에서 서울신문 부수가 많은 건 관련 정책을 알리는 기사를 많이 싣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와 본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1997년 10월과 11월, 행안부에서 2012년 2월 ‘지자체가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조례에 따라 상여금,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관련 개인에 언론매체를 제공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정책을 국민이 알아야 생활 속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춰 이런 예산을 필요로 한다는 게 지자체 입장”이라며 “악습이라는 지적도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정책 보도에 있어 이념을 떠나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을 모토로 내걸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서울시 예산 100억 원 잡아먹는 ‘계도지’를 아십니까]

통반장 신문구독예산 1등, 서울신문은 어떤 곳?

“관영언론의 대명사였던 대한매일(옛 ‘서울신문’) 57년만에 ‘권력의 품’에서 벗어나 ‘공익언론’의 기치를 내걸고 새해부터 힘찬 나래짓을 시작한다.”

서울신문 2002년 1월1일자 “대한매일 민영화/ 발자취와 다짐”이란 기사의 첫 부분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일부 사회주의권 국가를 제외하면 국가가 언론사를 소유한 사례를 찾기 힘든 만큼 서울신문 민영화 문제는 서울신문의 독립성 뿐 아니라 언론계 전체의 숙원사업이었다. 서울신문 사장 선임 때 낙하산 논란이 벌어지는 것과 함께 서울지역 계도지 예산을 독식하는 문제도 후속 과제다.

서울신문은 올해로 창간 116년이다. 서울신문은 영국 언론인 어니스트 베델과 독립운동가 양기탁, 박은식, 신채호 등이 1904년 7월18일 창간해 구한말 일제 탄압에 맞선 대한매일신보의 창간정신과 지령을 계승했다. 1910년 8월 조선총독부가 강탈해 ‘매일신보’로 제호를 변경하고 기관지로 역할하다 1945년 8월 해방 이후 제호를 서울신문으로 변경했다. 1946년 당시 서울시 내 일간지 중 발행부수가 9만부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 서울신문. 사진=서울신문 홈페이지
▲ 서울신문. 사진=서울신문 홈페이지

 

1960년 4·19혁명 당시 불에 타 잠시 정간했었고, 5·16쿠데타가 일어난 1961년 말 속간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의 지지로 서울신문이 정부행사나 시책을 홍보하며 국민계도에 앞장섰다. 이후 계도지를 곧 서울신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김대중 정부 때까지 ‘친정부 신문’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함께 권영길 외신부장(전 민주노동당 대표)을 중심으로 만든 노조에서 편집권 독립 등과 민영화를 주장했지만 관철하진 못했다.

1998년 서울신문은 창간 당시 제호인 대한매일신보에서 ‘신보’를 뗀 대한매일로 제호를 변경했다. 단절했던 역사를 복원한다는 의미로 대한매일신보의 지령은 계승하되 일제강점기하 매일신보의 지령은 배제했다. 창간 100주년인 2004년 1월1일자부터 제호를 다시 서울신문으로 바꿔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수도 서울의 이름을 붙인 서울신문 제호의 브랜드가치가 크고 세계 유수 신문들도 수도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에서다.

1999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을 떼고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등이 참여해 2002년 소유구조를 개편하며 민영화했다. 현재는 정부와 우리사주조합이 1·2대 주주이며, KBS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신문 내 지자체 지면 말고도 2017년부터 중앙부처와 전국 지자체 등 공무원을 위한 ‘퍼블릭IN’ 섹션을 매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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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2-18 14:14:19
호반건설이 대주주로 있지 않은가. 구청과 서울신문은 더는 이런 짓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