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 보수진영 정치세력들이 17일 ‘미래통합당’(통합당)을 창당하고 출범식을 가졌다. 18일자 아침신문에는 미래통합당 상징인 ‘해피핑크’색 배경 앞에서 손을 맞잡은 보수진영 인사들의 사진이 일제히 실렸다. 통합당 출범으로 4·15총선 구도는 ‘1여4야’로 재편되고 있다.

통합당 출범만으로는 보수통합이 과연 혁신,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일보 6면 기사(보수 통합 시너지냐, 도로 새누리당이냐… 개혁공천에 달렸다)는 “통합의 3가지 키워드인 ‘혁신’(인적쇄신)과 ‘확장’(중도층), ‘미래’(젊은정당 표방)는 아직 실체가 불분명하다. 외연 확장과 인적 쇄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도로 한국당’ 혹은 ‘도로 새누리당’으로 불릴 것”이라며 “통합당은 당 지도부를 교체할 전당대회도 총선 이후로 미뤘다. 쇄신 의지를 과시할 계기가 공천뿐”이라 지적했다. 현재까지는 유권자들에게 황 대표가 간판인 통합당이 ‘한국당 확장판’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5면 기사(‘핑크색’으로 갈아입고…덩치만 불린 ‘그때 그 사람들’)도 “미래통합당 첫 지도부 회의도 한국당 확대간부회의나 마찬가지였다. 당 대표 권한을 보장한 단일지도체제는 물론 기존 한국당 최고위원 8명이 참석했다”며 “미래통합당이 보수통합 대의를 살리지 못한 만큼 향후 갈등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다. 기존 한국당 지도부와 비한국당 출신 지도부의 이견이 생길 수 있고, 출신 정당이 계파로 이어져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박근혜 탄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 2월18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2월18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한겨레 사설(‘미래 비전’ 없는 미래통합당, ‘도로 새누리’ 아닌가)은 “통합의 대의명분으로 내세웠던 ‘보수 혁신’은 실종됐다. ‘미래 비전’도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 임박한 총선에서 한 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급조된 ‘묻지 마 통합’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민주 사회에서 정당의 이합집산은 정치적 자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직 ‘반문재인 정서’에만 기대서 묻지 마 식 통합으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건 유권자를 너무 얕잡아보는 행동”이라 비판했다. 통합당이 밝힌 첫 총선 공약에 대해서는 “미국 핵전력의 한반도 주변 상시 배치, 북한 지도부 참수 작전을 위한 한미연합군 작전계획 수립, 9·19 남북 군사합의 폐기, 전시작전권 전환 유보 등 냉전적 대결을 부추기는 내용으로 채운 건 실망을 넘어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고 혹평했다.

다만 ‘태극기 세력’이 통합당에 가세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호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겨레 3면 기사(전열 가다듬은 보수, 도로 새누리당? 혁신?…총선 최대 변수)는 “미래통합당 내부적으로는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에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라며 “‘미래통합당이 보다 중도보수 쪽으로 움직이기 쉬워졌다’는 점을 들어 과거 새누리당과 다른 점을 강조하는 이들도 많다. 태극기 세력이 이탈한 지금 상황이 오히려 중도층을 향한 소구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당내 긍정적 전망을 전했다. “오만하게 비치는 여당의 최근 행보도 미래통합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더했다.

▲ 2월18일자 조선일보 3면.
▲ 2월18일자 조선일보 3면.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보수진영 분열이 끝나고 범보수 통합이 이뤄졌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중앙일보는 “보수 3년 분열 끝, 미래통합당 출범”이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보수 진영 대표 정당이 신설 합당을 통해 재출범한 것은 1997년 11월 신한국당과 조순 당시 총재의 민주당이 합당해 한나라당으로 출범한 이후 23년 만”이라며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새누리당이 분열된 이후 3년 만에 보수 진영이 뭉쳤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통합당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3년만에…범보수 통합신당 출범)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범보수 군소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미래통합당”이라며 “보수 진영의 통합은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새누리당이 분열한 이후 3년여 만이다. 여기에 옛 민주당,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과 청년 정당 일부도 동참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이른바 ‘반문(反文)연대’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각자의 길로 흩어졌던 세력들, ‘反文연대’ 깃발 아래 모였다”는 제목의 3면 머리기사는 “정치권에선 ‘범보수 세력이 집결하면서 문재인 정권 중간 평가 성격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출범식은 서울 광화문 광장의 집회를 방불케 하는 열기 속에서 90분간 이어졌다. 출범식장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며 “운집한 1000여명의 지지자는 연설이 끝날 때마다 ‘자랑스럽다’, ‘뭉치길 잘했다’며 환호했다”고 출범식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통합의 한 축이었던 유승민 의원은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5면 머리기사(유승민, 출범식 불참하고 칩거…“통합당 불완전 결합의 상징”)에서 유 의원 불참을 비중 있게 다뤘다. 사실상 ‘칩거’ 상태라는 유 의원 동정을 전하며 “유 의원의 이날 불참이 통합당의 불완전한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새보수당 출신 원외 인사 의견을 전했다. ‘황교안·유승민 회동’이 성사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 의원 측과 황 대표 측이 서로 상대방이 만남을 고사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점도 주목했다.

▲ 2월18일자 중앙일보 5면 기사.
▲ 2월18일자 중앙일보 5면 기사.

중앙일보는 “유 의원은 한국당엔 부족한 개혁이란 상품성이 있는데 한국당 인사들이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정치권 지적에 이어 “관건은 유 의원의 칩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다. 통합당에선 유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 선거를 지휘하거나, 서울 등 수도권에 출마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7년 이회창 총재의 신한국당과 조순 총재의 민주당 합당을 예로 들며 “당시 당세는 신한국당이 10배 이상이었지만 이 총재는 통합 정당(한나라당)의 작명은 물론 총재직도 조순 총재에게 양보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3면 하단(유승민은 안왔다… 일각 “통합과정에 불만 드러낸 것”)에서 “유 의원과 황교안 대표 간 회동이 불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그동안 만나자는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았지만, 의제·시점 등을 두고 생각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며 “유 의원이 통합에 반발하고 있는 일부 새보수당 원외 세력을 고려해 불참했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유 의원이 이번 행사와 관련해 주변에 “내가 미래통합당 창당 행사에 가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새보수당 지지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랜스젠더 여성 숙명여대 입학 포기에 ‘연대 목소리’ 이어져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입학 포기 사태를 계기로 화두가 된 목소리도 이어졌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경향신문 기획 ‘가장 보통의 사람’은 3회 연재 지면에 ‘연대의 말’들을 올렸다. 입학이 좌절된 A씨에 대한 수십개 단체, 개인들의 지지 성명들이다. 8면 머리의 지지발언들 아래엔 ‘여대 페미니스트 네트워크’(여페넷, Women’s univ Feminist Network-W.F.N.)에서 활동 중인 숙명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재학생들 인터뷰를 전했다. 여페넷 인터뷰 기사는 종이신문의 경우 “트랜스젠더 등 소수자 배제하는 페미니즘 운동은 차별·위계 강화할 것”, 온라인 기사는 “페미니스트의 적은 트랜스젠더가 아니라 가부장”이란 제목이 달렸다.

이들은 A씨의 입학 포기 사태 이유를 △무지에 따른 혐오 △내부결속을 위해 적을 상정하는 태도 △세대적 특성 등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 등 소수자를 배제하는 식의 운동은 결과적으로 차별과 위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여성과 소수자 의제를 대립시키는 대신 근본 문제인 ‘가부장제 구조’를 직시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페미니즘 운동 전체를 폄하하려는 목소리도 지적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 2월18일자 경향신문 8면 기사.
▲ 2월18일자 경향신문 8면 기사.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인 김지혜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교수는 “내 친구 박한희”라는 제목의 시론을 한겨레에 기고했다. 트랜스젠더 여성인 박한희 변호사의 이름은 A씨가 그를 롤모델로 밝힌 뒤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랐다. 김지혜 교수는 “‘트랜스젠더’라는 기표를, 마치 여성을 성적으로 탐닉하고 침범할 수 있는 무제한의 자격을 받은 것처럼 생각하는 듯”한 반감을 전한 뒤 “한 가지는 분명한 사실로 보였다. ㄱ씨가 여자대학에 입학했다면 여성들과 함께 지냈을 것이라는 점”이라 서술했다.

김 교수는 박 변호사의 성별 정체성과 별개로 자신의 친구가 일상에 제한을 당하거나, 불합리한 일을 당했다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며 “상상 속의 소수자가 내 곁의 친구가 되었을 때, 사회정의의 문제는 삶이 되고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성평등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그 공간에서, 오랜 고민을 나눌 또 하나의 삶을 만나는 소중한 기회를 잃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김 교수는 “평등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그렇게 상상 속의 괴물과 싸우느라, 정작 힘을 합쳐 싸워야 하는 부정의를 방관하고 키우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누군가 말하길 정의는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는 무엇과 싸우고 있는 걸까”라고 물었다.

아래는 18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 일 크루즈선 한국인 이송 위해 오늘 ‘대통령 전용기’ 띄운다
국민일보 : 불특정다수 방역 대책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동아일보 : “7만명 격리 무슨 수로” 개강 비상걸린 대학들
서울신문 : 또…30번 자가격리 중 일반인 접촉
세계일보 : ‘친환경 소비’ 일상화 기업 생태계 바꿨다
조선일보 : 3년만에…범보수 통합신당 출범
중앙일보 : 보수 3년 분열 끝, 미래통합당 출범
한겨레 : 사진이 기록한 금남로의 기억 “아직도 물어요, 간첩이었냐고…”
한국일보 : 부동산·추경 당정 엇박자…총선에 휘둘리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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