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가리봉 거리 중국동포 매체의 생존법
대림·가리봉 거리 중국동포 매체의 생존법
취업학원 성행 때 전성기, 현재 4곳 남아 커뮤니티 정보 전달 “수익 없다시피, 가치는 여전”

중국동포 매체들은 동포사회 내 소식지 노릇을 한다. 4곳이 안정적으로 중국동포들의 목소리를 싣고 있다. 대림동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신문과 한중포커스신문, 가리봉동에 근거한 동포세계신문과 중국동포타운 신문이다. 주로 중국동포 당사자들이 운영한다. 김동훈 서울시 서남권글로벌센터장은 “동포들은 이 신문들을 ‘내국인 언론’보다 믿고 본다”고 했다. 3곳은 격주로, 동포세계신문은 비정기로 발행한다. 

신문들은 주로 중국동포들의 국내 생활을 돕는 행정 정보를 다룬다. 동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출입국제도 변화나 기초 생활질서 정책 등이다. 최신호에는 법무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출국을 주저하는 중국동포들을 위해 출국기한을 유예한다는 소식이 실렸다. 이주민 사회통합프로그램 가운데 중국동포 수업을 진행하는 센터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있다. 기존 대다수 언론이 한국인 국적자나 이주민 일반에 대상으로 정책을 해설하는 것과 달리 이들 신문은 동포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동포 매체들은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과 구로구 가리봉동을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포된다. 사진=김예리 기자
▲중국동포 매체들은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과 구로구 가리봉동을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포된다. 사진=김예리 기자

재한동포 소식 등 동포사회 동향도 전한다. 신문을 펼치면 중국동포 관련 캠페인이나 사건․사고뿐 아니라 주류 언론의 중국동포 관련 팩트체크 보도도 찾아볼 수 있다. 동포세계신문 1월호는 ‘부동산 대출 규제에 중국동포는 예외’란 주장을 검증한 결과 “규제는 동일하고, 이주노동자는 금융 실적이 쌓이지 않아 대출 자체가 어렵다”고 밝힌 중앙일보 보도를 요약해 실었다.

매체마다 편집점도 미묘하게 다르다. 동북아신문의 경우 이동렬 대표가 중국동포들이 꾸린 문인협회와 연계를 맺고 있어 동포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소식을 자주 싣는다. 한중포커스신문은 ‘산재 Q&A’ ‘연말정산 Q&A’ 같은 중국동포 노동자를 위한 생활법령 기고를 받는다. 동포세계신문은 유튜브 방송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는 창간 계기와 주 편집점을 두고 “2009년 창간 당시엔 미등록 중국동포가 많고 인권보장 받지 못한 채 숨어살다 보니, 출입국정책과 동포사회 소식을 전하는데 집중했다. 지금은 정착 노동자들이 많아져 지원프로그램 전달에 초점을 둔다”고 했다.

▲서울 대림동의 한 중국동포 행정·여행사 앞에 중국동포 매체가 비치돼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 대림동의 한 중국동포 행정·여행사 앞에 중국동포 매체가 비치돼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수익은 광고료가 거의 유일하다. 신문을 보면 대림동과 가리봉동 일대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기술학원, 음식점, 중국행 비행기표 광고가 눈에 띈다. 서울시 서남권 글로벌센터 등 중국동포 정착을 지원하는 기관도 이곳에 광고를 낸다. 일부 신문에선 혼인광고도 찾아볼 수 있다. 소식지 대표들은 ‘수입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룡 대표는 “수익은 마이너스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해 취업학원과 여행사를 주 업으로 하면서 발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2016~2017년 취업학원이 성행해 광고가 넘쳐날 땐 새 매체들이 우르르 들어서 13곳에 이르렀다. 문현택 한중포커스신문 대표는 “지금 학원이 안 되니까 도로 사라졌다. (사라진 곳은) 쉽게 말해 언론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신문들은 5000~1만부 발행해 서울·경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료 배포한다. 대림동과 가리봉동의 중국식품점과 여행사 등 상점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구독 신청자에 한해 수도권 밖으로 배달한다. 중국동포 신문은 정부기관이 동포사회 흐름을 파악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법무부 체류관리과와 이민정책과, 시청 외국인다문화과, 경찰청 외사계 등도 한 부씩 받아보고 있다. 늦으면 재촉 전화도 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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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20-02-17 15:07:33
영국 가디언은 20년간 적자였다. 내 탐욕이 배려보다 앞서면, 그건 신문이 아니라 광고형 기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