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바이러스 리터러시’ 높여주는 역할 해야”
“언론, ‘바이러스 리터러시’ 높여주는 역할 해야”
불확실성 높고 정확도 떨어지는 ‘감염병 보도’…“팩트체크‧바로잡는 보도 등 자정작용 해야”

“감염병 보도를 매일 하고, ‘팩트체크’식으로 보도하지만 매일 외줄 타기 하는 기분이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긴급 토론회 ‘감염질병과 언론보도’에서 한 말이다. 

의사 출신이며 의학전문기자인 조 기자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신종 감염병’에 언론이 정확한 보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어서다.

조 기자는 “국제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이 나온다. 전문성 있는 학회도 학회마다 입장이 다르다”며 “특히 전문가가 발표한 경우도 시간이 지나면서 틀린 정보가 되는 일도 있다. 1월 초 ‘사람 간 전파가 안된다’는 전문가들 분석을 전하는 보도를 했지만 지금은 틀렸다”고 전했다.   

때문에 조 기자는 감염병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가짜뉴스’라고 못 박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팩트’가 바뀔 수도 있는데 지금 ‘가짜뉴스’라면서 비난하고, 혹은 처벌하겠다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이런 식으로 신종 감염병이 돌 때, 부정확성이나 불확실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순수한 의도로 보도했는데 틀렸을 때와 클릭 수나 시청률 높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틀린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다르다”고 전했다.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
▲13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긴급 토론회 ‘감염질병과 언론보도’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도 신종 감염병 보도에서 정확한 보도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이 기자는 “신종 감염이다보니 여전히 진실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어떤 마스크를 써야 감염증을 피할 수 있는지 같은 것. 다만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며 “완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기사를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고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그때까지 확인된 최대한의 사실들을 기사로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다만 시점이 지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판별날 경우 언론 스스로 잘못된 보도였다고 뉴스를 적극 다시 내보내는 것이 정보의 자정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시민의 ‘바이러스 리터러시’를 높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 교수는 “감염병 확산 시기에 언론은 ‘사적 주체’가 아니라 ‘공적 주체’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언론이 ‘우한 폐렴’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등)을 쓰는 것에 “언론 수용자에게 ‘우한 폐렴’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두고 인식 조사를 했을 때 우한 폐렴이라고 질문하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질문하나 사람들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고 인식에 차이가 없었다. 다만 우한 폐렴이라고 질문하면 부정적 감정이 더 컸다. 언론이 수용자에게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지도 의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언론은 계속 팩트체크를 해줘야 하고, 전문용어와 예방수칙을 반복해서 알려줘야 한다”라며 “시민의 ‘바이러스 리터러시’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진자 동선을 공개할 때 최근 언론은 동선 공개가 역학적 예방 행위가 아닌 ‘경제적 피해’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며 “마치 확진자 동선이 알려지면 큰일 나는 것처럼, 피해 보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공적인 주체로서 감염 확산 예방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재난 보도 준칙에 포함된 ‘감염병 보도준칙’을 따로 떼내는 작업에 대해 김경희 한림대 교수는 “2012년 보건복지부 기자단이 만든 ‘감염병 보도준칙’은 보완이 필요하다. 감염병 보도준칙을 따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재난보도준칙을 보면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상징적 가이드라인 외에도 실제로 적용 가능한 부분이 많다. 현장 데스크를 둔다든지 하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 바로 투입됐을 때는 기자가 보도준칙을 숙지하기 힘들 수 있으니 미리 반복 교육으로 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만약 이전과 다른 사실이 나오면 적극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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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2-14 18:12:46
이 기자는 “다만 시점이 지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판별날 경우 언론 스스로 잘못된 보도였다고 뉴스를 적극 다시 내보내는 것이 정보의 자정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 지나친 양의 팩트체크 보도가 더 큰 공포를 부를 수 있다. 보도량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팩트체크한다고, 온종일 보도한다면 그것 역시 이슈 키우기와 같다. 적당한 보도량과 이후 오류가 있을 때 잘못된 보도를 적당한 날짜간격으로 정정 보도하는 게 공포를 줄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고 본다. 마치, 단독/속보가 진리라는 듯이 보도하면 국민은 더 혼란에 빠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