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1일 KBS 보궐이사로 서정욱 변호사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한국당은 이헌 변호사를 추천했다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한 전력이 문제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대통령 추천이 부결됐고, 재추천 인사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검토했다. 그런데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5·18 폄훼 발언 당사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언론노조는 10일 성명에서 이동욱 전 기자는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게 광주사태의 실제 본질”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런 인식을 가진 자는 공영방송 이사회를 포함해 그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 정당을 참칭해 역사를 부정하는 파렴치한 망언망동에 동조하는 자유한국당 역시 ‘야당 몫’으로 공직 여기저기에 사람을 추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대 기류가 확산되자 한국당은 11일 오후 최종 추천 인사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내부에선 이헌 변호사 추천이 부결되고 난 후 10일 방통위원 미팅 자리에서 이동욱 전 기자의 한국당 보궐이사 추천 의견이 나왔지만 반대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과방위)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또 다시 폭거를 저질렀다. 야권 몫인 KBS 보궐이사 후보를 연거푸 퇴짜 놓았다”며 “5일 전에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문제삼아 이헌 변호사를 부결했다. 어제는 ‘5·18’ 발언을 트집 잡아 이동욱 전 기자를 반대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 지난해 10월28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
▲ 지난해 10월28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

박 의원은 “방송법에 있다. 법상 결격 사유는 6가지다. 여기에는 ‘세월호’, ’5·18’은 없다”며 “방통위가 법적 하자 없는 이 전 기자를 왜 반대하나. 이게 월권이고 불법이다. 언론노조와 좌파 시민단체 눈치 때문이라면 당장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한국당은 최종 인사로 서정욱 변호사를 추천했다. 서정욱 변호사 측은 “한국당으로부터 (KBS 보궐이사로) 추천받은 것은 맞는다. 방통위에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서정욱 변호사를 최종 추천 인사로 낙점했지만 논란은 계속될 듯하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서정욱 변호사는 방송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독했다. 세월호에 이어 5·18, 전직 대통령에게 막말한 인사를 한국당이 추천했다”고 비판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해 10월28일 TV조선에 출연해 ‘논두렁 시계’를 언급하면서 “진실은 누구도 모른다. 실제 뇌물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수사가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두렁 시계 사건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 중 KBS가 명품시계 수수를 보도하고 이후 SBS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오보를 낸 사건”이라며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국정원의 개입이 있었음을 주장했고, 2017년 국정원 개혁TF의 조사결과 국정원 직원이 검찰에 찾아가 ‘고가 시계 수수 건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주는 선에서 활용하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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