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입학 논란, 언론 평가는?

일부 학생들의 반대에 숙명여대에 입학하려 한 트랜스젠더 여성의 꿈이 좌절됐다. 언론사들은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을 기사에 담았다.

한겨레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받는 피해에 주목해 제도적 해법을 고민했다. 한겨레 “트랜스젠더에 숨죽여 살라... 투명인간 강요하는 사회” 기사는 “변 하사와 (숙명여대) ㄱ씨 사건은 타당한 이유 없이 스스로의 정당한 자리를 뺏겻다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10일 한겨레 기사.
▲ 10일 한겨레 기사.

경향신문은 “숙명여대 당국은 이 문제에 입을 닫았다”며 학교의 대응을 비교적 강하게 물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은 “(여성학자들은) 일부 여성들이 여성혐오 범죄로 느끼는 불안을 트랜스젠더 혐오로 표출했다는 점에서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그 노력을 여성 연대의 ‘한계’와 ‘확장’ 논의라고 했다. 다른 소수자를 배제하는 극단적 운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돌려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직설적으로 비판한 신문은 서울신문이다. 서울신문은 “급진 페미니스트 여대생 성소수자 혐오만 키웠다” 기사를 내고 트랜스젠더 여성 입학 반대를 해온 이들을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여성만이 가장 큰 약자라는 전제를 버려야 한다”며 “보다 폭 넓게 소수자 인권을 포용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 10일 서울신문 기사
▲ 10일 서울신문 기사

여러 신문은 칼럼을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시선에서’에서 오찬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저자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총학생회 선거에 나가 ‘내가 숙명의 후예다’라고 외치기라도 했다면 작금의 논쟁을 약간이라도 이해하겠지만 공간에 발을 딛는 걸 막는 건 자유도 권리도 아니다”라며 “모든 운동은 투쟁과 논쟁의 영역을 구분하는 지혜, 문화 비판과 제도 개선의 속도 차이를 조율하는 치밀함 없이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했다.

이재훈 한겨레 24시팀장은 ‘편집국에서’를 통해 다층적 측면에서 사람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래디컬 페미니즘은 체제나 내부자들을 불편하게 하기보다 자신들 옆에서 체제의 익숙한 관념에 틈을 만들려던 또 다른 소수자의 급진성을 추방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했다. 그는 “그것은 급진이 아니라 지배 선망이다. 그러니 차라리 ‘래디컬 페미니즘’보다 ‘르페니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유승민의 결단, 엇갈린 평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9일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 등을 거론하며 ‘기득권’을 내려놓았고 개혁 보수 정체성을 유지한 통합을 강조했다.

언론의 판단은 갈렸다. 한겨레는 “유승민 결단... 한국당, 개혁 공천 못하면 도로 새누리당 우려” 기사를 내고 한국당이 주도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조선일보는 “‘공천권 지분 요구안해’...  야권통합 인적쇄신 길 열었다” 기사를 통해 유승민 위원장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10일 조선일보 기사.
▲ 10일 조선일보 기사.

사설에서도 상반된 평가가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혁신도 반성도 없는 보수통합, 시민이 감동하겠나” 사설을 통해 “그간 보수야당에선 말로만 통합을 외칠 뿐 수구적 행태에 대한 반성도 혁신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이러고서야 한국 보수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한겨레 역시 사설을 통해 “유 의원의 불출마가 어떻게 개혁보수로 연결된다는 건지 알기 어렵다”며 “황 대표의 자유우파라는 게 결국 극우 보수 꼴통 보수까지 포괄하는 범보수 몸집 불리기 아닌가하는 회의도 든다”고 했다. 

▲ 10일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사설 제목.
▲ 10일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사설 제목.

반면 조선일보는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사설을 내고 적극 환영했다. 조선일보는 “황 대표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종로출마 결정을 내린 것이나 유 의원이 자신의 불출마로 통합 걸릴돔을 스스로 치운 것은 결코 쉽지 않은 희생이자 헌신”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국민 염증을 부르는 탄핵 시비를 완전히 넘어서는 것과 함께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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