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8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서울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의 반복되는 기수·말관리사 죽음 방치와 부패비리에 책임을 묻고 적폐청산을 요구하면서다. 이들은 대회에 앞서 경마 관람객들에게 마사회 비리를 알리는 유인물을 뿌리고 공원 출입문과 마사회 본관을 막아선 경찰과 마사회 측에 항의행동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마사회 측은 이날 오전부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문과 북문 일부를 폐쇄했다. 경찰은 경마공원 내에 대형버스 34대 등을 동원해 경력을 투입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는 낮 1시50분께 경주가 끝난 시점,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관람용 건물에서 그간 마사회 비리를 알리는 유인물 1만장을 관람객에 뿌렸다. 이들은 유인물을 뿌리며 “71년 적폐권력 마사회 해체하라”, “김낙순을 처벌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관람객들은 바닥에 흩어진 유인물을 주워 읽었다.

▲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는 낮 1시50분께 경주가 끝난 시점,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관람용 건물에서 그간 마사회 비리를 알리는 유인물 1만장을 관람객에 뿌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는 낮 1시50분께 경주가 끝난 시점,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관람용 건물에서 그간 마사회 비리를 알리는 유인물 1만장을 관람객에 뿌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는 낮 1시50분께 경주가 끝난 시점,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관람용 건물에서 그간 마사회 비리를 알리는 유인물 1만장을 관람객에 뿌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는 낮 1시50분께 경주가 끝난 시점,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관람용 건물에서 그간 마사회 비리를 알리는 유인물 1만장을 관람객에 뿌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관람객들은 바닥에 흩어진 유인물을 주워 읽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관람객들은 바닥에 흩어진 유인물을 주워 읽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유인물에는 마사회가 △2017년 워커힐호텔 화상경마장 내 외국인 도박단 활동을 묵인해 200억원의 세금회피 등 국부유출을 방조해왔다는 보도내용과 임직원의 성폭력과 사문서 변조 등에 면죄부 징계해왔다는 지난해 국정감사 결과 부산경남경마공원 내 7명의 자살을 묵인해온 사실 등을 담았다.

민주노총 조합원 500여명은 이날 낮 2시께 과천 경마공원 내 김낙순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마사회 본관 앞에 모여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본관 유리 정문을 버스로 가로막은 뒤 양쪽에 경력을 배치해 30여분 충돌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본관 앞에 앉아 발언을 이어갔다. 고 문중원 기수의 아내 오은주씨도 자리했다. 발언을 마친 뒤엔 정문 기둥에 마사회 해체’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같은 내용의 스티커를 문 앞 버스와 마사회 본관 입구 등에 붙이기도 했다.

▲ 참가자들은 마사회 본관 정문 기둥에 ‘마사회 해체’가 쓰인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참가자들은 마사회 본관 정문 기둥에 ‘마사회 해체’가 쓰인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한편 집회에 앞선 시각인 낮 12시, 경마공원 안 곳곳에선 한국노총 산하 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 정규직 노조가 마사회 측 협조로 선진경마 폐지 반대 선전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원 게이트 앞에서는 조합원 5~6명이 입장객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줬다. 한편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길에선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서명을 받았다. 경마공원 측 방송스피커를 통해서는 한국노총 측이 민노총은 상금을 모두 똑같이 나누자고 한다. 그러면 젖먹던 힘까지 동원하는 경기를 볼 수 없게 된다. 우리 경마 고객들을 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 집회에 앞서 이날 낮 12시, 경마공원 안 곳곳에선 한국노총 산하 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 정규직 노조가 선진경마 폐지를 반대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 집회에 앞서 이날 낮 12시, 경마공원 안 곳곳에선 한국노총 산하 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 정규직 노조가 선진경마 폐지를 반대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 경찰이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정된 8일 낮 경마장 앞 황금말상에 지켜서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경찰이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정된 8일 낮 경마장 앞 황금말상에 지켜서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은 본관 앞 집회에 이어 오후 3시께 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정부는 마사회 적폐를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정부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한국마사회법도 개정해야 한다. 살인기업이 돼가는 마사회 적폐를 정부가 방치한다면 정부도 공범이라고 말했다.

▲ 민주노총은 본관 앞 집회에 이어 오후 3시께 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사진=노동과 세계 제공
▲ 민주노총은 본관 앞 집회에 이어 오후 3시께 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사진=노동과 세계 제공

고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 문군옥씨는 “한국마사회는 (문중원 기수의 죽음이) 부산에서 일어난 일이니 부산경마장 관계자와 얘기하라 한다. 그리고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답하겠다고 한다. 수사도 2달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속수무책”이라고 토로했다. 문씨는 “우리 유가족 모두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해지고 독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며 “우리의 요구는 부산경마장 내 죽음을 멈추려면 서울과 제주경마장과 같은 구조로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문중원 기수는 지난해 11월29일 마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이후 유족과 노조는 마사회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진경마 폐기 등을 요구해왔다. 마사회 측은 경찰수사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진행한 노사교섭은 30일 결렬됐다.

▲ 한편 8일 저녁 6시께 부산경남경마공원 입구엔 경마공원을 알리는 네온사인 아래로 일과를 마치고 나오는 직원들이 탄 차량이 줄지어 퇴근하고 있다. 사진=이정호 기자
▲ 한편 8일 저녁 6시께 부산경남경마공원 입구엔 경마공원을 알리는 네온사인 아래로 일과를 마치고 나오는 직원들이 탄 차량이 줄지어 퇴근하고 있다. 사진=이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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