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시사교양 ‘거리의 만찬’이 새 시즌에서 기존 여성 MC 3명을 모두 교체키로 하자 시청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5일 오후 현재 KBS 시청자 청원에 올라온 ‘MC 변경 반대’에는 하루만에 6000여명이 서명했다. 그럼에도 KBS는 “MC 교체가 없다”고 못박았고 현장성 강화 등 프로그램 변화가 필요해 제작진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MC 교체가 제작진 합의로 이뤄졌고, 시즌1 MC와 하차 관련 원활히 소통했다고 전했다.

‘거리의 만찬' 시즌2엔 방송인 김용민씨와 배우 신현준씨를 MC로 결정됐다고 알려졌다. 시즌1 MC는 박미선, 양희은, 이지혜씨로 모두 여성이었다. 프로그램의 성격이 소수자 이슈를 적극 전달했기에 반발하는 걸로 보인다. 

4일 KBS 시청자 청원에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고 하루 만에 60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의 내용은 프로그램이 뜨고 난 후 여성 MC 전원을 남성 MC로 바꾸는 것이 부적절하고 MC 중 한명인 김용민씨가 과거에 여성에게 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적 있다고 했다. 현재 여성 MC 세명이 그대로 진행해달라는 내용이다.

▲ KBS 거리의 만찬 시즌1.
▲ KBS 거리의 만찬 시즌1.

과거 ‘거리의 만찬’을 연출한 PD들은 미디어오늘에 기획안을 만들 당시부터 여타 다른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반작용 때문에 ‘여성 MC가 시사를 전하고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을 생각했다고 전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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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거리의 만찬’의 첫 손님은 복직투쟁을 해온 KTX 여성 해고 승무원들이었고 정규 편성이 된 후 ‘천개의 낙태’ 편(2회)에 임신 중단을 경험한 여성들을 초대했고 ‘엄마는 처음이라서’(4회) 편에서는 맘카페와 관련한 엄마들의 경험담을 전했다. 8~9화에서는 희귀중증질환을 가진 어린 환자들을 간병하는 엄마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마지막회에도 여성들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 KBS 시청자 청원에 올라온 거리의 반찬 MC 교체 반대 글.
▲ KBS 시청자 청원에 올라온 거리의 반찬 MC 교체 반대 글.

그럼에도 KBS 시사교양국은 새MC 교체는 없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고 현장성을 강화할 것이며 시즌1에서의 주제와 연결성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KBS 시사교양국 관계자는 “일부 기사에서 시즌1에서 여성과 관련된 주제가 많다고 강조를 하셨는데 ‘거리의 만찬’에서 다룬 주제는 여성 이슈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주제였다”며 “소외계층을 주로 다뤘고, 시즌2도 같은 주제”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시즌2에선 현장성을 강화한다”며 “스튜디오에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 현장으로 직접 가고, 예를 들어 어떤 곳에서 파업하면 그 현장에 직접 가겠다. 현장에서 그들과 같이 식사하고 직접 현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특별한 성별이 현장에 부합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고, 눈에 띄는 변화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 MC 교체에 PD와 현재 제작진이 합의했고, 하차와 관련 시즌1 MC들과도 원활히 소통했다고 밝혔다.

KBS 시사교양국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PD들 의사결정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제작진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즌1 세 MC와 하차 관련해 원활히 소통했기에 그 부분 오해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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