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역할을 하는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발언이 나와 행사가 차질을 빚었다.

이날 행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축사 직후 황 대표가 당직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가운데 한 사람이 단상에 올라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년정당 미래당 대표 오태양입니다. 미래한국당은 불법정당입니다. 당장 해산하십시오. 당장 해산하고 집에 가시기 바랍니다. 위성정당 불법 정당 가짜정당 미래한국당 해산하십시오”라고 발언했다.

오태양 공동대표가 ‘해산하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그가 해산을 촉구하자 황교안 대표에 주목하던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좌중에선 욕설과 비난이 빗발쳤다. 발언을 마친 오태양 공동대표는 당직자들에 의해 무대 구석으로 밀려난 뒤  행사장에서 쫓겨났다. 미래당은 청년 정당을 표방하는 원외정당이다.

▲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가 미래한국당 창당 행사에서 기습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가 미래한국당 창당 행사에서 기습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오태양 공동대표가 미래한국당 당직자에 의해 제지 당하고 기자들이 쫓아가며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오태양 공동대표가 미래한국당 당직자에 의해 제지 당하고 기자들이 쫓아가며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 과정에서 당원들의 욕설이 이어졌다. 일부 당원들은 “끌어내” “남의 행사 와서 깽판치나” “민주당 놈이냐” “X새끼가” 등 비난을 쏟아냈다. 당직자들은 “대응하지 마세요” “넘어가면 안 돼”라고 소리치고 물리력을 행사하려는 당원들을 제지했다. 오태양 공동대표가 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하자 일부 당원은 “기자들이 때린 거다”라고 소리쳤다. 

행사장에서 끌려난 오태양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국민을 초대한 행사였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초대받아 갔다”며 “내일 선관위에 미래한국당을 정당법, 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정당법에 보면 입당을 강요하거나 재정 관련 강제적 모금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당 문제에 개입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대한민국 정당인으로서 불법정당 가짜정당 만드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제1야당이, 70년 역사 가진 야당이 이렇게 야비하고 위선적 방식으로 정당 만드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야비한 짓”이라고 했다.

▲ 오태양 공동대표가 자신의 상처를 보이며 폭력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오태양 공동대표가 자신의 상처를 보이며 폭력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오태양 공동대표가 기자들에게 자신의 발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오태양 공동대표가 기자들에게 자신의 발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어 그는 “내가 불법으로 들어왔나. 신분증 맡겼고 통과시켰고. 정당 대표로서 갔다. 누구는 말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나.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 한거다. 그게 무슨 불법인가”라고 했다.

오태양 공동대표는 “미래한국당 관계자에 의해 폭행당한 건 명백하다. 욕설(을 듣고), 머리 잡혔고 발로 채였고 폭행당했다”며 폭력에 대한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오태양 공동대표가 쫓겨난 후 단상에 오른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한선교 신임 미래한국당 대표 등은 앞선 소동을 언급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바로 저런 모습이 미래한국당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나타내는 반증이다. 아무 의미가 없고 하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으면 이런 훼방을 놓지 않는다. 훼방이야말로 미래한국당이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인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한선교 신임 대표는 “저는 지금 떨고 있다. 이 날의 이 극악무도한 법질서가 무너진 폭도들의 모습 보면서 전의를 느끼면서 떨고 있다”며 “이번 총선 끝나면 아까와 같은 폭력사태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 한선교 미래한국당 신임 당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신임 당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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