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중국 후베이성 방문 또는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에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상황을 ‘심각 단계’에 준해 대응하고 관리대상도 최대한 확대해나가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 교민을 받아준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주민에 감사해하면서도 불안감을 이용해 혐오를 조장하고 공포를 퍼뜨리는 행위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상황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르고, 얼마나 더 확산될지, 언제 상황이 종식될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위기경보는 아직 현재의 경계 단계를 유지하되, 실제 대응은 심각 단계에 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이에 따라 총리가 진두지휘하는 범정부적 총력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지역 확산을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무증상자가 확진자로 판명되는 사례와 무증상자의 전파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적은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관리대상을 최대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중국 후베이성 체류 및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두고 중국과의 실질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과 결단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우리의 최대 인적 교류국이면서 최대 교역국”이라며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되고, 서로 힘을 모아 지금의 비상상황을 함께 극복해야 하고, 이웃국가로서 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나누고 연대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다른 한편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국 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계 각국도 감염병의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입국 제한이나 출입국 강화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베이성 체류 또는 방문 외국인에 대한 일시 입국 제한과 제주 무사증 입국 잠정 중단 등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국민의 자가격리 조치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유지되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여전히 일부에서 불안감을 이용해 불신을 퍼트리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문제 해결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포와 혐오가 아니라 신뢰와 협력이 진정한 극복의 길”이라며 “정부의 신속하고 비상한 대응,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빈틈없는 협력,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로 냉정하고 지혜롭게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을 수용한 진천과 아산 주민들을 두고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우한 교민들을 넓은 마음으로 수용한 진천과 아산 주민들의 포용정신과 우한 현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총영사관과 한인회를 중심으로 서로를 도운 교민들의 상부상조가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서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한 시민의 목소리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에도 거듭 확인했다며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으면서 모든 역량을 모아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3일 청와대 출입기자 단체SNS메신저에 공지한 글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우한 현지에서 교민 수송과 교민 안전 업무를 하고 있는 우한 총영사관 이광호 부총영사와 정다운 영사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고 전했다. 한 부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분 간 통화했으며 “총영사관 직원 모두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며 대통령인 나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모두 감동하고 있다”며 “한인회에도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화물기 운항 시에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들이 공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