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 ‘유튜브’ 시대입니다. 2019년 12월 미디어오늘 독자권익위원회는 미디어오늘 콘텐츠가 올드미디어 비평·취재에 국한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비평과 취재를 확장하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매주 주목할만한 유튜브 이슈를 다양한 시선에서 공부하고, 취재해 다루겠습니다. <편집자주>

유튜브가 또 다시 ‘가짜뉴스’라 불리는 허위정보와 음모론의 온상이 됐습니다. 언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유튜브에서 사람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영상이 쏟아지는 걸 지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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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30일 “‘18개월간 6500만명 죽는다’ 괴담 통로된 유튜브” 기사를 내고 유튜브 속 허위정보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우한 폐렴 포비아’…유튜브·SNS서 왜곡 정보·공포 조장 난무”(세계일보) “이 와중에… 인터넷 커뮤니티-SNS ‘우한 괴담’ 기승”(동아일보) 등 유사한 기사가 많습니다.

이들 보도는 중국 감염자가 9만명에 달한다는 주장, 감염자들이 상하이로 탈출해 통제불능이 될 거라는 주장, 전세계 6500만명이 사망할 거라는 주장이 허위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영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언론이 온라인 공간 속 잘못된 정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바로잡는 건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다만 이런 보도가 많아지면서 유튜브가 허위정보와 음모론이 전파되는 ‘창구’로만 인식될 수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유튜브에는 ‘인기영상’탭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에 맞춰 영상을 배열하는 유튜브의 기본 속성과 달리 국가별로 단일한 ‘랭킹’을 내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기영상’에는 단기간 내 조회수, 화제성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마디로 지금 이 순간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영상이라는 의미입니다.

▲ 27일 유튜브 인기영상 상단 갈무리. 불안감을 부추기는 자극적인 영상 뿐 아니라 언론사 보도, 닥터프렌즈의 영상이 나란히 랭킹에 올랐다.
▲ 27일 유튜브 인기영상 상단 갈무리. 불안감을 부추기는 자극적인 영상 뿐 아니라 언론사 보도, 닥터프렌즈의 영상이 나란히 랭킹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국면에서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1월27일 기준 인기영상 50건 가운데 11건이 신종 코로나를 소재로 한 영상입니다. 언론 보도만 보면 이 랭킹 영상에도 심각한 사례로 지적받은 허위정보, 음모론이 쏟아져야 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은 영상도 적지 않습니다.

1월28일 유튜브 ‘인기영상’ 최상단에는 ‘KBS 뉴스특보 다시보기’가 떴습니다. 네번째 확진자 발생 소식을 다룬 리포트입니다. 27일 기준 MBC 뉴스데스크, JTBC 뉴스룸, SBS 8뉴스 방송 리포트도 랭킹에 올랐습니다. 뉴스1이 만든 ‘우한폐렴 전문가에게 전부 다 물어봤다’ 영상도 랭킹에 있고요. 

언론사 콘텐츠가 아닌데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주목을 받아 인기영상탭에 오른 경우도 있습니다. 닥터프렌즈 채널의 ‘긴급체크’영상입니다. 닥터프렌즈는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현실을 과장하거나 자극적 언행을 하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일반적인 감기와 마찬가지다”, “마스크가 매우 중요하다”, “손을 씻는 습관이 중요하다”, “팔꿈치나 손수건에 기침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효과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전합니다.

▲ 닥터프렌즈 영상 갈무리.
▲ 닥터프렌즈 영상 갈무리.

유튜브를 통해 문제적 정보가 쏟아지는 건 맞지만 이처럼 전문가 중심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우선 배열하려 노력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고요.

시민들은 단순히 허위정보의 수용자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언론사 보도와 닥터프렌즈를 주목하는 인기영상 데이터는 허위정보에 속는 수용자 못지 않게 신뢰할 정보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점을 드러냅니다. 무작정 방치해선 안 되겠지만 유튜브 공간에서 진실과 허위가 ‘경쟁’하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닥터프렌즈 영상 댓글을 읽다 “제목 보자마자 후다닥 달려왔다 닥프 인터넷 기사보다 신뢰가능”이라는 표현에 눈길이 갔습니다. 유튜브가 늘 허위이고 언론이 진실만 말하는 것도 아니죠. 적지 않은 언론은 유튜브를 겨냥하지만 일부 언론이 유튜브 속 허위정보를 ‘화제’라고 하며 인용하거나 사실 확인 없이 받아 써서 유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외신의 기사를 인용해 음모론을 양산하기도 하고요. 헤럴드경제는 서울 대림동 르포기사를 통해 ‘혐오’를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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