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기자 출신 박성제(54) 현 MBC 보도국장이 29일 MBC 사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국장은 29일 오후 편집회의에서 “연휴 중 고민 끝에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며 “이미 주 초에 사장과 본부장에게 말씀드렸다. 저는 우리가 시작했던 뉴스 개혁 초심, 추진력을 무기삼아 MBC 전체 비전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50대인 박 국장은 1993년 MBC에 입사한 ‘90년대 사번’이다. 박 국장은 “세대교체를 내거는 것도 쑥스러운 나이지만 이제 90년대 사번을 주축으로 바꿔볼 때도 됐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부에 사장 출마를 공언한 후 페이스북에 “많은 고민 끝에 MBC 사장 공모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며 “1년 7개월 전 보도국장에 임명되고 MBC 뉴스 개혁을 시작할 때 초심을 잊지 않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를 못 따라가는 언론은 이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밝혔다.

▲ 박성제 MBC 보도국장. 사진=김도연 기자.
▲ 박성제 MBC 보도국장. 사진=김도연 기자.

박 국장은 “MBC 전체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비전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경륜있고 훌륭한 선배들이 많이 나오시겠지만 뉴스를 살린 경험과 저만의 에너지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경쟁할 것이다. 사장이 되지 못하면 당연히 현장을 누비는 기자로 즐겁게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2012년 MBC 언론인들의 170일 공정방송 파업 과정에서 노조 파업 배후로 지목되며 ‘근거 없이’ 해고됐다. 이보다 앞서 2007년 3월부터 2년 동안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으로 활동했다. MB정부 검찰의 PD수첩 수사와 종편을 출범시킨 미디어법 투쟁 등 주요 언론 투쟁 현안의 일선에 있었다.

박 국장은 지난 2018년 6월 MBC 보도국장에 임명된 후 뉴스데스크 편성 시간을 늘리는 등 조직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현 뉴스데스크가 정부·여당 편향이라는 비판과 지적이 제기되지만 버닝썬 보도, 사립유치원 비리 보도, 노동자 김용균씨 주목 보도 등 의제 설정에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조국 국면 보도 관련 인터뷰에서 “우리가 확실히 취재한 의혹이면 당연히 보도하되 검찰에서 흘리는 정보나 야당의 일방 주장은 무턱대고 보도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8일부터 시작한 MBC 사장 후보자 공모는 내달 7일까지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가 예비 후보자 3인을 선별한 뒤, 이들에 대한 시민평가단 투표를 거쳐 내달 22일 차기 사장을 내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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