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곽상언 변호사,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이 더불어민주당 입당 및 총선 ‘험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 기자회견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사회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엔 김성환, 기동민, 박범계, 박홍근, 변재일 의원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동석했다.

언론의 관심은 단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로 알려진 곽상언 변호사에게 집중됐다. 곽 변호사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동남 4군) 출마 결심을 전했다. 그는 “16년 동안 변호사로 살아왔다. 의뢰인 눈물을 닦아주는 데 헌신했다. 2014년부터 지난 6년 동안 전기요금 누진제 소송을 진행했다. 정의롭지 않은 지도자를 규탄하는 촛불혁명에서 제 나름의 역할을 찾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위자료 청구소송이 제가 찾은 역할 중 하나였다”며 “그러나 변호사 일을 하면서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걸 절감했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법을 잘 지키면 과연 국가 이익이 되는 건지, 모두가 법을 잘 지키면 과연 국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지 늘 의문이었다. 이런 물음은 법만 잘 지켜도 부강한 국가를 만들 수 있는 세상, 법만 잘 지켜도 행복한 국민이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큰 꿈으로 이어졌다”며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뭘 해야 할까 오랜시간 고민했다. 제가 찾은 답은 정치였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곽 변호사가 충북 동남 4군 출마를 결심한 이유로는 “지난 100년 이상 조상께서 사셨던 조상의 넋이 있는 고장”이라고 답했다. 곽 변호사는 “어느날엔가 제 어린 아들을 데리고 팔순 앞둔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묘소를 찾았다. 제 할아버지를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사람이다. 제가 태어나기 전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 그런데 그날 따라 할아버지 묘소가 너무 외로워보였다”며 “그날 저는 혹시라도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이곳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조상에 대한 작은 보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기자회견장에서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곽상언 변호사,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및 총선출마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기자회견장에서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곽상언 변호사,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및 총선출마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곽 변호사는 본인에게 따라붙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란 수식어에 대해 “오늘부터는 곽상언이라는 제 이름 석자로 소명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저를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로 부른다. 제 아내 아버지께서 노 전 대통령이시니 어쩌면 당연한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곽상언이라는 제 이름 석자로 소명을 찾겠다”며 “그것이 수많은 이들이 따르고자 하는 어르신의 큰 정치와 뜻을 이어가는 길일 걸로 믿는다.

그러나 곽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들이 그의 표정을 담으려 열중한 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그 자신의 정치참여 계기를 묻는 질문과, 본인 가족이자 노 전 대통령 가족의 반응을 묻는 질문이 함께 쏟아졌다.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 참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영향은 당연히 미쳤고, 전적인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오랜 시간 변호사로 활동했는데 굳이 정치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이유, 충북지역에 출마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까 드린 말씀이 사실 거의 전부다.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아주 중요한 제 역할이 끝났다”고 답했다. 정치 참여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선 “정치는 늘 할 생각이 있었다. 늘 할 생각이 있었지만 제가 하는 중요한 일 때문에 계속 미뤄뒀다”고 했다.

한 기자가 본인 배우자이나 노 전 대통령 딸인 정연씨 반응을 묻자 곽 변호사는 ‘허허’ 웃으며 “제 와이프요?”라고 되물은 뒤 “걱정을 많이 한다. 이런저런 걱정을 한다. 선거 자체가 힘들기도 하고 (배우자가) 선거현실을 좀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양숙 여사의 반응에 대해선 “따로 말씀이 없었다”며 “정확한 말씀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크게 격려해주셨다. 앞으로 기회가 많을 거다. 소상히 말씀을 드릴 테니까 하나씩 하나씩 질문을 달라. 잘 부탁드린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  22일 더불어민주당 입당 및 총선출마 계획을 밝힌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 곽상언 변호사,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22일 더불어민주당 입당 및 총선출마 계획을 밝힌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왼쪽부터), 곽상언 변호사,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선 곽 변호사 뿐만 아니라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의 서울 용산 출마,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의 충북 증평·진천·음성(중부3군) 지역구 도전도 함께 발표됐다. 윤 사무총장은 강 전 부시장에 대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용산 출마설을 듣고 용산구 출신인 내가 응징하겠다며 결심한 분이다. 용산에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보냈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30여년 동안 서울시에서 일해 온 도시행정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강 전 부시장은 지난 15일 부시장직 사직서가 결재되기 전 공무원 신분으로 출마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단독] 강태웅 서울시부시장, 공무원 신분으로 사실상 출마선언문…선관위 조사 검토)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이날 관련 질문에 “제안을 받은 사실을 기자분들이 많이 알았다. (서울시 기자단) 간사가 ‘워딩’을 좀 달라고 해서 몇 마디를 준 게 전부”라며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지적을 반박했다.

박종국 전 편집장과 관련해선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고등때까지 진천에서 지낸 토박이”이자 “언론사에서 16여년 동안 경제분야, 콘텐츠전략, 입법, 국정분야에 현장 목소리를 전해 온 언론인이다. 다년간 언론계 경험은 우리 당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국민께 전달하는 데 크게 도움될 거라 생각한다”는 소개가 있었다. 박 전 편집장에 대한 별다른 질문이 나오지 않자 옆에 있던 김성환 의원은 “너무 잘 알아서(질문이 없는 것 같다)”며 자리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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