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위원장 강상현)는 2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탈모 샴푸를 판매하면서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유전 탈모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방송한 CJ오쇼핑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법정제재는 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 때 영향을 미친다. 이 안건은 전체회의에 회부돼 재논의 된다.

▲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22일 ‘올 뉴 플러스 TS샴푸’라는 상품을 판매했다.
▲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22일 ‘올 뉴 플러스 TS샴푸’라는 상품을 판매했다.

방통심의위는 CJ오쇼핑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화장품’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했다. 상판심의규정 화장품 조항은 기능성 화장품이 아닌데 제품의 명칭, 제조방법, 효능·효과 등을 두고 기능성 화장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22일 ‘올 뉴 플러스 TS샴푸’라는 상품을 판매했다. 이날 상품을 판매한 CJ오쇼핑은 탈모 증상이 있는 김경진 쇼호스트의 아버지와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등 가족 구성원들 사진을 영상으로 구성해 자료화면을 수차례 노출했다. 해당 방송 전에도 CJ오쇼핑은 같은 자료화면을 이용해 10차례 방송했다.

김경진 쇼호스트는 “제가 탈모 유전자가 굉장히 강하다. 확률적으로 저도 100% 빠져야 한다. 저희 아버지 명백한 탈모다. 저희 외할아버지와 친할아버지 다 탈모”라고 말한 뒤 “제가 쇼호스트를 시작한 28살에 TS를 쓰지 않았다. 몰랐으니까요. 그때 많이 벗겨졌어요. 10년 전보다 지금 모발이 더 건강해졌어요.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머리만 잘 감았어요. 좋은 샴푸를 잘 만난 거 그거 하나예요”라고 TS샴푸를 쓴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했다.

이후에도 김경진 쇼호스트는 TS샴푸를 두고 극찬했다. 그는 “‘와, 나 이거 언제까지 쇼호스트 할 수 있지?’ 생각했다. 근데 TS를 만나고 나서부터 저는 옛날에 꿈도 많이 꿨거든요. 머리털 빠지는 거. 그런 꿈을 꿔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참석한 CJ오쇼핑 방송심의팀 팀장은 “CJ오쇼핑은 방송 전 사전심의와 방송 중 라이브심의 두 개 다 진행한다. 사전 심의 때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오인하지 않도록 방송하라고 경고했다. 라이브 심의 당시에도 지적했다”고 해명했다. CJ오쇼핑 방송심의팀 부장은 “PD와 쇼호스트 등 방송인력이 잘못했다. (TS샴푸 상품을)방송하는 과정에서 영업적으로 푸쉬하는 과정이 있었다. 표현을 정정하려고 했으나 정정 기회를 놓쳤다”고 토로했다.

이소영 위원은 CJ오쇼핑이 사전심의와 라이브심의를 둘 다 했지만, 가족사진을 영상으로 구성해 자료화면으로 수차례 노출한 것은 의도적이라고 봤다. 이소영 위원은 “CJ오쇼핑 심의실은 기능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사전 심의할 때 방송 큐시트를 보면 자료화면이 강조됐다. 심의실이 이 부분을 지적했다면 저런 내용이 방송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이 “이날 매출이 얼마였냐”고 묻자 CJ오쇼핑 방송심의팀 부장은 “3억4000만원이다. 원래 TS샴푸 평균 매출이 이 정도”라고 답했다. 

심의위원 4인(정부·여당 추천 강상현 위원장·심영섭 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법정제재 ‘주의’를 정부·여당 추천 이소영 위원은 법정제재 ‘경고’를 주장했다.

심의위원들은 쇼호스트 가족들 사진으로 구성된 자료화면 사용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라이브 심의로 지적하는 건 효과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전 심의에서 심의팀이 샴푸 탈모 효과를 두고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지적했다”고 진단한 뒤 “자료화면을 준비해서 방송한 건 의도가 있다. 해당 방영분 전에 10차례 방송했다고 하는데 나머지 방송도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수 위원도 “소비자들이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방송했다”고 말했다. 심영섭 위원 역시 “과실이나 실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소영 위원은 “식약처가 탈모 방지 원료들을 두고 효능이 확인된 게 없다고 발표했다. 홈쇼핑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게 오인하는 게 아니라 오인하도록 방송했다. 저런 기획 방송이 나와선 안 됐다”고 말한 뒤 “내부에서 심의팀이 지적한 내용을 규범력을 갖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강력한 시정을 표명한다는 차원에서 ‘경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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