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위원장 강상현)는 2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공인중개사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하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고소득이 보장된다고 광고한 CJ오쇼핑·GS SHOP·공영쇼핑·K쇼핑·SK스토아 등 5개 홈쇼핑 채널을 심의했다. 

▲ 공영쇼핑이 지난해 11월19일 ‘박문각 공인중개사’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했다.
▲ 공영쇼핑이 지난해 11월19일 ‘박문각 공인중개사’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했다.

방통심의위는 5개 홈쇼핑 채널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일반원칙 조항 위반했는지를 두고 심의한 결과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행정지도는 방송사 재승인·재허가 심사에 반영되지 않는다. 상판심의규정 중 일반원칙 조항은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은 시청자가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근거 불확실한 표현 및 성분, 재료, 함량, 규격, 효능, 가격 등에 있어 시청자를 오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2017년 진행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설문조사를 보면 설문에 응한 공인중개사 80%의 월 소득은 200만원 미만이다.

공영쇼핑은 지난해 11월19일 ‘박문각 공인중개사’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했다. 이날 방송에서 좌측자막에 ‘공인중개사 중개수입 예시, 매매 10억 중개 시 최대 1800만원’이라는 자막을 고지했다. 

공영쇼핑 쇼호스트는 “1건 내가 중개해서 성사시켰습니다. 최대 1800만원. 대박이죠. 우리 남편 월급 아끼고 아껴서 1년 내내 저금해도 1800만원 현금으로 모으시는 분 계세요? 쉽지 않습니다. 4억 아파트를 중개했어요. 내가 1건 했는데 버는 돈이 320만원이에요”라고 말하며 두 개 예시를 들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20일 ‘메가랜드 공인중개사 평생책임땅’이라는 온라인 공인중개사 상품을 판매하면서 “중개수입 예시, 7억 매매 중개 시 최대 700만원 수익” “은퇴 없는 평생직장” 등의 자막을 반복적으로 표시했다. GS SHOP은 ‘에듀윌 공인중개사 100% 환급 평생패스’ K쇼핑은 ‘랜드프로 공인중개사’ SK스토아는 ‘박문각 공인중개사’ 등을 방송하며 과장 광고했다.

이날 5개 홈쇼핑 채널에서 심의팀 관계자들이 의견진술자로 참석했다. SK스토어 관계자는 “10억, 6억, 4억 등 건물 중개 수수료를 예로 들었던 이유는 서울 시내 아파트 평균 가격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전광삼 상임위원은 “그런데 왜 공인중개사 수입 평균치는 고려하지 않았나. 아파트 평균가만 고려하고 왜 중개사 평균 수입은 생각 안 했나. 장밋빛 희망을 심어주기만 하면 어떡하나. 약국보다 공인중개업소가 훨씬 많은데 방송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심의위원들은 공영쇼핑 방송을 두고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한 건만 하면 최대 1800만원을 챙길 수 있다고 방송했다. 재수 좋은 경우엔 그럴 수 있다”고 말하자 공영쇼핑 관계자는 “저희 쇼호스트 표현 수위가 적절치 않았다. 라이브 중 콜이 저조해 쇼호스트가 긴장해서 무리하게 이야기했다. 생방송 중 콜이 오지 않아 과몰입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심의위원 5인(정부·여당 추천 강상현 위원장·이소영 위원·심영섭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다만 심의위원들은 같은 사안으로 또 안건이 올라오면 법정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소영 위원은 “소득은 직업 활동의 근거다. 시청자가 합리적으로 구매할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오인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방송 내용을 보면 잘못된 것이 많다”고 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과 심영섭 위원은 “공영쇼핑 표현 수위가 과했다”고 한번 더 지적한 뒤 처음 심의받았기 때문에 ‘권고’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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