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여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1위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며 긍정적 예상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생산과 고용이 저점을 찍고 회복세라는 진단도 나왔다.

그러나 막대한 규모로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와 절반 가까운 노동자들 실직 등 구조조정 여파까지 감안하면 조선업이 개선됐다고 볼지는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인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하루 평균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력 제조업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면서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세계 업황 개선과 조선업 생산, 고용, 수출액 증가를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대부분을 수주하며 2년 연속 세계 1위 수주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전세계 선박발주가 작년보다 50%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며 “앞으로 2~3년간 생산과 고용이 지속 증가하고, 통관 기준으로 집계되는 수출액도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직간접 공적자금이 최대 13조원 가까이 투입됐으나 아직 모두 회수되지 않았고 전체 조선업계 노동자는 절반 가까이가 현장을 떠났다는 분석도 있다.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는 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중형 조선소 등의 경우 여전히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박종식 창원대 사화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선업 수주의 경우 2016년에 저점을 찍고 계속 회복세에 있다”며 “2019년에 다소 줄었으나 올해는 예정된 프로젝트가 많아 좀 늘어나리라 본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건조(생산) 부분은 2018년 저점을 찍은 이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며, 고용도 2015년 말 기준 조선업 고용인구가 20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18년 8월 10만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9~10월 10만8000~10만9000명까지 늘어나 내년 말이면 12만명까지 증가추세에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과거 20만명 수준까지는 가기 힘들다고 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몇 년 전만 해도 조선업이 위기를 겪고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감안해 조선업이 나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세계 1위를 언급한 것이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사실에 기반해서 말씀하셨다”며 “당시 어려웠던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여러 현안은 그것대로 준비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업 자체를 두고 “실제로 어려웠던 여러 수출 환경 등이 세계시장 활황으로, 특히 우리 조선업이 경쟁력이 있기에 수출에 호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씀하신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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