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대검찰청 신임 반부패 강력부장(사법연수원 27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기소(유재수 감찰무마 혐의) 전 내부회의에서 조 전 장관 불기소를 주장해 모 검찰 간부 상갓집에서 부하 검찰 간부에게 ‘당신이 검사냐’며 고성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무부는 상갓집에서 벌어진 소동을 두고 추태를 벌였다며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기강을 바로 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심 부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경향신문 한겨레 조선일보 등 20일자 주요 일간지에 따르면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지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의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감찰 중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16일 기소 전 열린 내부회의에서 무혐의처분(불기소)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선일보는 20일자 1면 머리기사 ‘秋법무가 임명한 반부패부장 조국 무혐의 보고서 만들어라’에서 당시 윤 총장 주재로 대검에서 열린 반부패부 회의에 심 부장과 대검 연구관, 동부지검 수사팀 등 8~9명이 참석했는데, 심 부장이 “감찰 중단은 백원우, 박형철 당시 비서관과의 3인 회의에서 결정”, “민정수석의 정무적 판단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심 부장이 ‘16일 회의’ 이전에 휘하의 대검 연구관들에게 “‘유재수 사건’에서 조 전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오라”는 지시도 했다고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여러 언론들은 지난 18일 저녁 김성훈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 장인상에 참석한 심 부장은 양석조 대검 반부패 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부터 “왜 무죄인지 설명해보라”, “당신이 검사냐”는 항의와 면박을 받았다고 썼다.

법무부와 대검은 심 부장이 조 전 장관 불기소 의견 제시 사실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부인하거나 반박하지도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20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의사결정에 있는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오보대응이나 바로잡을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6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대한변협이 선정한 2019년 우수검사 14명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6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대한변협이 선정한 2019년 우수검사 14명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법무부는 지난 18일 벌어진 상갓집에서 양석조 연구관 등의 항의 소동에 비판하는 추미애 장관의 입장을 내놓았다. 법무부는 20일 오전 ‘대검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 공지에서 “대검의 핵심 간부들이 18일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일반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등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공지를 통해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 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더구나 여러 명의 검찰 간부들이 심야에 이런 일을 야기한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법무부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국 전 장관 불기소에 언성을 높인 항의를 추태라고 본 것이냐는 질의에 “공지한 문자 내용을 참고해달라”고만 답했다.

대검 관계자는 “공무장소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그 장소에서 항의하는 말과 언성을 높여 얘기한 일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밝혔다. 추태를 벌였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입장에 이 관계자는 “따로 입장 낼 일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20일 오전 조 전 장관 기소 전 내부회의에서 무혐의 의견을 냈는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상갓집에서 양석조 연구관의 항의를 받았는지, 어떤 견해인지, 대검 간부들과 언론으로부터 과도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미디어오늘 질의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양해 부탁드린다”는 문자메시지만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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