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디지털 전략 일환으로 올 상반기 워싱턴 포스트의 인공지능(AI) 콘텐츠 관리시스템 아크(ARC)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조선일보 내부에서 디지털 비전 없이 아크 도입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조선일보는 올해 100주년을 맞아 디지털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참석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방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새로운 100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문과 디지털의 장벽을 없애야 한다. 신문과 디지털을 단순히 통합하는 것을 넘어, 신문의 외연을 확장해 디지털에서도 저널리즘의 가치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방향의 일환인 아크 도입에 대해서 지난해 26일 조선일보에서 설명회가 열렸는데, 이후 조선일보 내부에서는 아크 도입 외에 디지털 비전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에 발행된 조선노보(발행인 김성모)에 조선일보 노동조합 한 조합원은 지면을 통해 “아크(ARC) 설명회를 들었는데 궁금증이 해소됐다기보다 질문만 되레 늘었다”며 “디지털 비전을 제시한 뒤 목표 달성 수단으로써 ‘아크’를 어떻게 운영할지 얘기가 나오는 게 맞는데 명확한 비전 제시 없이 아크 도입이란 소식만 전달받으니 ‘왜 도입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조합원은 “조선일보도 워싱턴포스트(WP)처럼 온라인 유료 독자를 대폭 늘리는 게 목표여서 단독 기사라도 지면이 아닌 온라인 게재를 우선할 정도로 디지털에 방점을 둘 것인지, 디지털 출고에 적합한 ‘에디터 팀제’와 같은 조직 변화나 기자 개개인의 업무 방식도 변화되는 것인지 등 디지털 강화의 방향과 큰 그림부터 제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글에서는 △아크 도입이 기존 엑스쿠프를 대체하는 정도인지 △통신사처럼 수시로 속보를 쓰라는 것인지 △온라인 기사도 수시로 내면서 신문을 만들라는 것인지 △디지털 구독 모델 도입이란 전면적 변화의 시작인 것인지 등의 질문이 조선일보 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노보에서 이 조합원은 “아크만 도입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도구를 쓰는 사람의 의지와 역량과 우리 조직의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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