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의혹만 보도하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의혹은 보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KBS ‘김용민 라이브’에 ‘의견진술’ 절차가 진행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KBS라디오 ‘김용민의 뉴스라이브’가 방송심의규정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의견진술’ 절차를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방송 책임자가 방통심의위에 출석해 소명하는 절차다.

▲ 지난해 9월19일 방송된 KBS ‘김용민 라이브’ 방영분
▲ 지난해 9월19일 방송된 KBS ‘김용민 라이브’ 방영분

KBS라디오 ‘김용민 라이브’(지난해 9월19일 방영분) 진행자인 김용민씨는 오프닝멘트에서 국내 언론사들이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의 입시 의혹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고 조국 전 장관 딸 의혹만 엄격히 보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국내 언론사 중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입시 의혹을 보도한 곳들이 있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단정해 방송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돼 심의를 받았다.

김용민씨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김모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가 고등학교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해 입상한다. 이 입상 성적을 토대로 예일대에 합격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고, 나경원 대표 아들에 대한 부정입학과 부정청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뒤 “그제와 어제, 오늘 대한민국 종합일간지에서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던 나경원 대표 아들 의혹에 관한 보도, 세계의 이름난 언론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김용민씨는 “한국 언론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 원인 가운데 핵심은 잣대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조국 장관 딸의 입학 과정을 다룬 기사는 어땠나. 내일 아침 신문을 보겠다. 오늘과 마찬가지로 한 줄의 기사도 안 나오면 나경원 대표의 소송 경고가 먹힌 것으로 알겠다. 선택적 정의 구현, 언론이 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일보·중앙일보·세계일보·서울신문 등 종합일간지 4곳은 지난해 9월17일 나경원 대표 아들과 관련해 기사를 썼다. “나경원 아들 연구 IRB 미승인, 경진대회 입상 취소 가능”(국민일보) “나경원 아들 논란, 조국 딸 물타기 아냐” 서울대 교수 페북글’(국민일보) 나경원 “아들 한국 국적 맞다”…검찰 ‘특혜 의혹’ 수사 착수(중앙일보) 검찰, ‘조국 딸 의혹 물타기’ 논란 나경원 아들 의혹 진위 가린다(세계일보) 나경원 자녀 의혹 고발 사건은 일단 형사부 배당(서울신문)

심의위원 5인(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위원장, 김재영·이소영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허미숙 위원장은 “(보도를)한 줄도 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확인이 필요했던 부분이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다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진행자가 한 발언은 명백한 객관성 위반이다. 진행자가 다른 언론 보도를 보지 못 했거나 제작진이 챙겨주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조국 청문회 정국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갑자기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전형적인 물타기다. 진행자가 굉장히 정파적 색채가 강한 분인 것 같다. 정치를 하지 왜 자꾸 방송을 하냐”고 주장했다. 이소영 위원은 “나경원 대표 아들 관련 의혹 보도가 5개 있었다”면서도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을 살펴보면 당시 언론 보도행태를 지적하려고 했던 것 같다. 언론이 조국 전 장관만 집중해 쏠려서 보도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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