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유송화 청와대 춘추관장도 사퇴했다. 처음 보도했던 채널A와 동아일보, 조선일보의 예측이 적중한 결과가 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5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소통수석실에 두 분이 사표를 제출해 오늘 사표가 수리됐다”며 “유송화 관장과 고민정 대변인이 오늘까지만 근무한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고별사를 통해 “여러분 덕분에 제가 많이 강해진 것 같다”며 “날카로운 질문에 속상하고 화나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부족한 점들이 여러분 덕분에 채워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참모 뿐 아니라 바깥의 여러 언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정부였다”며 “그랬기에 큰 탈없이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부대변인, 대변인, 캠프 대변인 하면서 정확히 3년이 됐다”며 “대통령의 입으로 활동해왔는데, 이제는 저의 소신과 정치적 목적, 목표를 향해 국민들의 입이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그 장에서 정정당당하게 맞서고 보듬으며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유송화 청와대 춘추관장은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과, 춘추관장으로 일한 것은 큰 자부심”이라며 “이제 자부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29세에 지방의원을 시작할 때 꿈이라며 “‘사람을 귀중하게 여기는 정치’, ‘정부와 이웃의 도움이 없어서 삶을 포기하는 일이 없는 세상’,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고민정 대변인의 사퇴설 관련 보도가 계속됐는데도 “사실이 아니다”라거나 “결정된 바 없다”, “열려있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특히 고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공식브리핑을 통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지난 8일 KBS 라디오에 전화연결 인터뷰에서 돌연 사퇴 후 총선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를 가장 먼저 보도한 채널A와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예측이 맞았다. 일부 날짜는 틀렸지만 결과적으로 사퇴와 총선출마는 적중한 셈이다.

채널A는 지난달 18일 저녁뉴스 ‘[단독] 윤건영·고민정, 이르면 20일 교체…총선 출마할 듯’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인물들이 대상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윤건영 국정기획 상황실장과 고민정 대변인 등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두고 채널A는 “수도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교체 대상”이라고 방송했다. 조선일보도 지난달 18일자 3면 기사에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고민정 대변인 등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일부 청와대 참모는 다음 주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지난해 12월18일 방송된 채널A 저녁뉴스
▲지난달 18일 방송된 채널A 저녁뉴스

이어 동아일보는 지난 6일자 6면 ‘고민정도 출마 가닥… 文정부 靑대변인 모두 차출’에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4·15총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여권 관계자는 5일 ‘고 대변인이 총선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운 채 최종 고심 중’이라며 ‘인지도가 높은 만큼 더불어민주당의 출마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줄을 잇는 동안 청와대는 고민정 대변인의 거취에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고 대변인의 거취를 묻는 질의에 “아직 고민해본 바 없다”고 답했다. 채널A의 이르면 20일 교체 보도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와 만나 “사실이 아니며, 고 대변인이 23~24일 한중일 정상회의에도 간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지난달 19일)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윤 실장과 고 대변인 교체가 이르면 내일 있다’는 채널A 보도의 진위를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현재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그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답했다.

당시 채널A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리포트)에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답해 교체되리라는 주장을 폈다.

‘이르면 12월20일 교체’, ‘다음주 교체’ 등 날짜는 틀렸으나 총선출마를 위해 공직자 사퇴 시한 전에 사퇴한 것은 사실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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