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작성한 기사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기자의 27.5%가 “매우 신뢰한다”, 59.5%가 “신뢰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2.5%는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기자 100명 중 2.5명은 본인도 신뢰하지 않는 기사를 출고하고 있는 셈이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본인의 기사에 대한 신뢰도는 77.9점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도 높은 점수를 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신문과 방송’이 기자 28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11일부터 29일까지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자들의 1.8%만이 “매우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신뢰하는 편”이라는 응답도 50.7%에 그쳤다.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는 응답률은 7.7%였다. 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대한 신뢰도는 본인 기사보다 16.7점 떨어진 61.2점으로 나타났다. 기자 스스로 기사생산과정의 전문성·정확성을 불신하는 대목이다. ‘본인이 소속된 언론사를 신뢰한다’는 의견은 74.6%로, 기자 4명 중 1명은 아주 겸손하거나 또는 자신의 ‘공장’마저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그나마 기자들은 기자사회에게 후한 점수를 준 편이다. ‘2019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불과 28.1%만이 “언론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언론 신뢰도는 48.6점(5점 척도 점수를 100점 단위로 환산)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뉴스생산자와 뉴스수용자 간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기자직업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기자들의 37.7%는 “희망이 없다”고 답했다. 기자들 스스로 이 같은 간극을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결국 미래가 담보되려면 신뢰도 상승이 해법이다. 기자들은 기자 전문성 강화(27.5%)와 경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23.6%), 포털 중심 뉴스유통구조 개선(14.1%), 출입처 제도 등 취재 관행 개선(13.4%)을 신뢰도 상승 해법으로 꼽았다. 포털 중심 뉴스유통 구조에서 비롯되는 트래픽 경쟁을 멈추고, 출입처에서 챙겨야 하는 ‘발생기사’ 처리 업무에서 벗어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특정 사안을 취재하며 광고주로부터의 입김이 차단되는 식의 전반적인 구조변화가 언론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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