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26대 후임 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 3명이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의사를 밝힌 후보자는 김봉선 상무이사·박래용 논설위원·최병태 기획위원(가나다순) 등이다.

▲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김봉선 경향신문 상무는 지난 1988년 1월 입사해 정치부장, 국제부장, 논설위원, 출판국 국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경향신문 상무이사를 맡았다.

박래용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1990년 1월 입사해 전국부장,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지냈고, 2016년부터 논설위원을 맡았다.

최병태 기획위원은 1988년 9월 입사해 전국부장, 산업부 선임기자, 특집기획부장, 온라인뉴스 센터장 겸 여론독자부장 등을 역임했다.

경향신문은 내년 6월 예정했던 사장 선거를 1년 반이나 앞당겼다. 최근 일어났던 ‘SPC 5억 기사 거래 사건’과 관련해 사장 이하 편집국장, 광고국장이 모두 물러나서다.

미디어오늘은 사장 선거에 출마할 3인의 입장을 들으려고 했다. 김봉선 상무는 “아직 사장 공모 접수가 마감되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 입장을 지금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래용 논설위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병태 기획위원은 “최근 경향 내부에서 일어난 일로 모두가 불행한 시간을 겪었다. 한편으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경향신문이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칙과 상식을 바탕으로 정도를 걸으면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뒤 “편집권 독립을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지켜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지난 6일 경향신문은 1면 사고(회사의 소식을 알림)를 통해  사장 공모 소식을 알렸다.
▲ 지난 6일 경향신문은 1면 사고(회사의 소식을 알림)를 통해 사장 공모 소식을 알렸다.

예상치 못한 빠른 사장 선거에 맞닥뜨린 경향신문 내부는 사전 선거운동 때문에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지부장 한대광)는 지난 10일 “노조위원장 이름을 걸고 경고합니다. 즉각 불법적 사전 선거운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시글에 올라온 사례 보면 A씨는 최근 경향신문 기사 거래 사건을 두고 일관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혀왔다. 그러자 B씨는 “이런 식이면 지방 보낼 거야”라고 A씨에게 말했다. B씨는 이번 사장 선거 출마 예상 후보 중 한 명인 C씨와 한배를 탄 사람이다.

또 다른 사례에서 D씨는 F씨의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를 갔는데, 그 자리에는 사장 선거 출마 예상자 한 명인 G씨도 있었다. 지지를 호소하는 말이 오갔고, 자리가 끝날 무렵 D씨 손에는 롤케이크가 들려져 있었다.

그러자 조합원인 H씨는 사원주주회 규약을 소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사원주주회 규약은 △선관위가 구성된 이후에는 후보등록 방해, 후보사퇴 압력, 후보 간 담합 등 대표이사 후보 선출을 방해하는 일체의 부당행위를 금지하고 △유권자와의 통화와 문자, SNS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후보등록 공고일부터 선거일 전날 자정까지 허용되고 △후보자·대리인은 선거운동 기간 식사를 포함 금품을 사용한 일체의 향응을 유권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H씨는 “사장 선거 때마다 목불인견(눈으로 차마 참고 볼 수 없음)의 아사리판을 봤다. 진보를 표방하는 경향신문의 가치와 너무도 상반되는 모습이라 선거판을 깨끗한 선거로 바꿔보고자 만든 사원주주회 규약 중 선거운동과 징계에 관한 규약을 잠시 소환해 봤다”며 “회사는 어떻게 되든 사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불법 선거운동하는 후보들은 제발 각성하고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해달라. 다음 선거에서도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확실한 사례를 남기시기를 당부한다”고 조언했다.

응모자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영기획서, 재적 사원주주 10% 이상의 추천서 등을 작성해 경향 사원주주회에 제출해야 한다. 접수 기간은 오는 20~28일 오후 6시까지다.

경향신문 경영진추천위원회(의장 오창민, 이하 경추위)는 28일 원서접수 마감하면 서류심사 절차 거쳐 후보자를 알린다. 이후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투표는 다음달 5~6일 이틀 동안 하고, 7일 사원주주회 총회에서 신임 사장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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