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제관련 기사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우선 광고성 기사 혹은 광고유치를 염두에 둔 듯한 기사가 남발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광고인지 기사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편집이 유행하더니 이젠 숫제 기사와 광고를 직접 연결시키는 추세다.

최근 들어 부쩍 지면을 차지한 뮤추얼 펀드 관련기사가 대표적이다.
신종 투자상품이라 주목할 만한 측면도 있겠지만 신문마다 경쟁하듯 기사를 내보냈다. 그렇지만 증권사, 투신사별 상품소개나 투자요령 등을 소개하는 선에서 그쳤을 뿐 투자의 위험성 등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왜일까? 아무래도 광고와 연관된 듯한 느낌이다.
이달 들어 10개 중앙일간지 시장선정을 위한 광고주들의 전략으로만 받아들이기엔 너무 순수한 발상이 아닐까. 1월 15일자 문화일보를 보자. 12면 재테크란에서 증권사, 투신사의 주식형 펀드 상품을 상세하게 내보냈다. 이날 뮤추얼 펀드 광고는 1, 3, 7, 9, 11, 26, 28면 등 무려 7개의 컬러면을 장식했다. 이쯤되면 광고를 위한 기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다시금 언론의 자본종속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경기진단과 관련한 신문의 최근 논조도 독자성을 잃어버린 듯하다.
낙관적인 기사가 빈발한다.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도 어렵고 낙관적이라고 해서 딱히 나쁠 것은 없지만 정부 전망에만 기댄 편향성이 문제다.

장관의 이름을 빌리거나 정부 전망치를 철저한 검증없이 받아들이기 일쑤다. 대표적인 게 경기저점에 관한 기사다. 최근 두어달사이 거의 모든 신문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했다. 마이너스 성장폭이 전분기보다 줄었다는 지표다. 올해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바탕이 됐다.

과연 그런가. 경기저점에 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예컨대 성장률 지표가 단순히 전달, 전분기, 전년보다 나아졌다고 해서 ‘저점을 지났다’고 표현할 수는 없는 문제다.

최근 수년간의 성장을 추세선을 넘는다든지 하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 더욱이 경기저점은 실제 시점으로부터 2~3년을 지나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게 통설이다. 성급한 태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요즘같은 경제의 비상시기에는 경제관련 기사의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다. 기사 한 줄에 따라 주가가 춤을 추기도 한다. 실제로 정부의 경기부양 억지와 낙관적 경기 전망으로 최근 주식시장은 활황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낙관일변도식 경기전망 기사를 보고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몰려든 주부, 실직자, 대학생등 시민들이 피해를 볼 경우 책임은 누가 져야하나.

비관적 문제제기가 없는 언론보도의 폐해를 다시한번 곱씹어야 할 때다. ‘한국경제가 위험하다’는 외국의 잇단 경고를 무시하고 모든 언론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정부 발표에만 의존했던 게 바로 1년을 갓 넘긴 상태라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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