量腹而食, 量身而衣.
양복이식, 양신이의.

먹을 만큼만 먹고, 몸에 맞춰 입는다.

이 말은 시진핑이 ‘합작공영 동반자로 함께 영속적 발전을 도모하자-유엔 발전 정상회의 연설’ 때 <묵자墨子·노문魯問>편에서 따왔다. 시진핑은 유엔에서 2015년 이후 의사일정 발전을 언급하면서 ‘각국의 발전능력 증강’을 말했다. 개발도상 국가들이 발전에 적합한 자신들의 국가사정에 맞는 발전경로를 채택해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경제학적 비교우위로 말하면 국가 간에 서로 비교해 어느 것이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한 분야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시진핑이 인용한 ‘알맞게 먹고 알맞게 입는다(量腹而食, 量身而衣)’는 말은 비교우위의 원리와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각국은 그들이 부여받은 특성에 근거하여 국가사정에 적합한 발전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개발 도상국가들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것을 적절하게 지지하고 지원을 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 201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연합뉴스
▲ 201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연합뉴스

이런 발전이념은 중국이 줄곧 견지해온 것이다. ‘중국 국가 이미지 지구조사보고 2016-2017’은 중국의 지구 관리에 대한 공헌과 국내통치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일대일로의 제안이 큰 찬사를 받았다. 개발도상 국가들은 중국의 발전이념을 참고하여 중국의 이론과 경험을 거울로 삼을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겠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子墨子謂公尙過曰: “子觀越王之誌何若? 意越王將聽吾言, 用我道, 則翟將往, 量腹而食, 度身而衣, 自比于群臣, 奚能以封爲哉? 抑越不聽吾言, 不用吾道, 而吾往焉, 則是以義糶也, 鈞之糶, 亦于中國耳, 何必于越哉?”
묵자가 공상과에게 말했다, “자네가 월나라 왕의 뜻을 살펴볼 때 어떠하든가? 혹시라도 월나라 왕이 나의 말을 듣고 나의 도를 따른다면 나는 갈 것이다. 먹을 만큼 알맞게 먹고 몸에 맞춰 알맞게 입으면서 스스로 여러 신하들과 어울리는데 어찌 땅을 봉해 주는가? 혹여 월나라 왕이 내 말을 듣지 않고, 나의 도를 따르지 않는데도 내가 간다면 의로움을 팔러 가는 것이다. 똑같이 파는 것이라면 중원中原의 나라에서 하면 되지 구태여 월나라까지 갈 필요가 있겠는가? ” 

묵자는 처음엔 유학을 배워 공자의 가르침을 따랐으나 유가의 예악禮樂 지상주의를 벗어나 별도로 묵가학파를 창립했다. 묵가는 평등한 무차별적인 사랑, 즉 겸애설兼愛說 을 내세워 ‘비공非攻’, ‘절용節用’, ‘상현尙賢’ 등을 주장해 유학과 더불어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학파였다. <묵자·노문>편에 나오는 ‘먹을 만큼 알맞게 먹고 몸에 맞춰 알맞게 입으면서(量腹而食, 度身而衣)’는 묵자가 개인의 대우에 대해 제자 공상과에게 설명하는 말이다. 묵자는 공상과를 중원中原 바깥의 월나라에 보내 유세하도록 했다. 월 왕이 공상과에게 허락하는 말을 했다.

“묵자 선생이 월나라에 와서 나를 가르쳐준다면 나는 오나라의 옛 땅 오백 리를 떼어 묵자 선생를 봉하겠습니다.”
그래서 공상과는 월 왕이 준비한 수레 50채를 이끌고 노나라에 가서 묵자를 맞이하기로 했다. 공상과는 월 왕의 말을 묵자에게 전했다. 묵자가 공상과에게 “월나라 왕의 뜻은 어떠하던가? 만약에 월 왕이 나의 말을 충분히 듣고, 나의 학설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간다”면서도 “먹는 것은 배를 채울 만큼 먹고, 입는 것은 몸에 맞으면 되며, 신하들과 같은 대우를 받으면 되는데 어찌 땅을 봉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지나침을 경계했다. 

이 글귀는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자신의 능력을 고려해 모든 것을 실제에서 출발하고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을 때 자신의 행위를 더욱 절제하면서 적당한 정도에서 그칠 줄 아는 지혜를 일깨워주는 비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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