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발행을 시작해 20년간 대학생들에게 사랑받아온 주간 잡지 ‘대학내일’이 2020년부터 잡지를 발행하지 않는다. 장기 휴간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사실상 폐간 절차에 돌입한다.

▲ 발행을 중단하는 대학내일 마지막호(지난달 9일 발간). 사진=대학내일 페이지화면 갈무리
▲ 발행을 중단하는 대학내일 마지막호(지난달 9일 발간). 사진=대학내일 페이지화면 갈무리

대학내일은 지난달 16일 914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학내일은 그동안 표지모델에 대학생 모델을 내세웠지만, 해당 호에서는 ‘대학생과 대학내일이 함께했던 순간들 7’이라는 주제로 표지를 꾸몄다.

03학번부터 17학번 대학생들이 대학내일과 함께한 대학 생활을 이야기했다. △잔디밭에 모여 맥주 한 캔 마실 때 돗자리 삼아 깔고 앉았고 △내가 스무 살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을 때 끌어안고 다녔고 △갑작스레 비가 내렸을 때 비 오는 날 우산 대신 썼고 △교수님 강의가 지루할 때 전공 책 밑에 깔아두고 몰래 읽었고 △과실에서 낮잠 한숨 잘 때 얼굴 가리개용으로 썼고 △시험 기간 공부 빼고 다 재밌을 때 광고마저 재밌게 읽었고 △라면 끓였는데 냄비 받침이 없을 때 대신했다는 이야기들이다.

▲ 라면 받침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대학내일. 사진=대학내일 페이지화면 갈무리
▲ 라면 받침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대학내일. 사진=대학내일 페이지화면 갈무리

대학내일은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매체였다. 취업 정보(기업 신입·인턴 사원 채용 일정)·연예·문학·대중문화 소식(공연 소식, 영화 리뷰 등) 등 젊은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소식을 제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십대인터뷰 △캠퍼스예의범절 △지옥의알바후기 △캠퍼스실화냐 등의 코너도 운영했다.

대학내일은 1999년 창간돼 무가지(신문사에서 무료로 나눠 주는 신문)로 전국 46개 대학교에 배포됐다. 젊은 세대가 찾는 대표적인 종이 매체로 꼽혔다. 하지만 무가지는 수익을 대부분을 광고시장에 의존해야 하는데,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11월15일 발간한 대학내일 표지 모델은 EBS 대표 캐릭터로 자리 매김한 펭수였다. 사진=대학내일 페이지화면 갈무리
▲ 지난해 11월15일 발간한 대학내일 표지 모델은 EBS 대표 캐릭터로 자리 매김한 펭수였다. 사진=대학내일 페이지화면 갈무리

숙명여자대학교 A학생은 “현역 학생보다 고학번 선배들이 더 많이 본 것 같다. 우리 때는 잘 안 봤다. 그래도 없어지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B학생도 “과거엔 취업 정보 등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잡플래닛이나 잡코리아, 사람인 등에서 취업 정보를 접한다. 독자층이 과거보다 떨어졌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양대학교 C학생은 “대학교에서 교지를 발행해본 사람으로서 전반적인 종이 언론의 위기가 실감 나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밝힌 뒤 “그동안 대학내일을 발행한 분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다독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잡지 시장에서 폐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샘터’는 휴간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독자들의 후원금으로 휴간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월간지인 ‘인물과 사상’은 휴간했다.

※ 기사 수정 : 2020년 1월10일 오전 11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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