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주요 핵심 간부들을 모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중단 의혹, 울산시장 비리첩보 경위 수사 등 청와대 수사팀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했다. 자유한국당은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로 규정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고삐를 죌 동력이 되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8일 저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제주지검장으로 배치했다. 승진인사지만 사실상 좌천성 인사로 평가된다. 대신 한 부장 후임엔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박 부장 후임엔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기용됐다.

조국 전 장관 수사의 실제 총지휘를 했던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고검장급)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엔 예상대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기용됐다.

검찰총장 바로 아래 서열인 대검차장인 강남일 검사장은 대전고검장으로 밀려났다. 법무부는 대신 신임 대검 차장에 의정부지검장이었던 구본선 검사장을 기용했다.

대검 주요부장과 서울 수도권 검사장들도 모두 교체됐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엔 이정수 부천지청 지청장이, 대검 형사부장 김관정 고양지청 지청장이, 인권부장 이수권 부산동부지청장이 맡게 됐다.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가게 됐다.

서울동부지검장엔 고기영 부산지검장이, 서울북부지검장에 김후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서울서부지검장엔 장영수 대전지검장이, 의정부지검장엔 박순철 창원지검장이, 수원지검장에 조재연 제주지검장이 기용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법무부는 이날 인사를 두고 신규 보임 10명(고등검사장급 5명, 검사장급 5명), 전보 22명이며 “그동안 공석 내지 사직으로 발생한 고검장급 결원을 충원하고 그에 따른 후속 전보 조치를 하기 위한 통상적 정기 승진, 전보 인사”라고 설명했다.

인사 의미를 두고 법무부는 “추미애 신임 법무부장관 취임을 계기로 인권·민생·법치에 부합하는 인사로 조직쇄신을 도모하고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완수 등을 위해 새롭게 체제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고검장급 인사를 두고 “능력과 자질, 지휘 역량, 검찰 내외부의 신망 등을 종합해 사법연수원 23기 4명, 24기 1명 등 총 5명을 승진시켜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원장 등으로 신규 보임했다”며 “고검장급 및 검사장급 전보는 전문성과 능력, 그간의 성과 등을 고려하여 배치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공정하고 균형있는 인사라며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8일 저녁 논평에서 “오늘 법무부의 검찰인사는 누가봐도 청와대 관련 범죄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고, 문정권 스스로 수사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셀프 면죄부용 인사폭거”라며 “살아있는 권력을 보위하라는 하명을 받고 임명강행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노골적이고, 전광석화처럼 인사권을 휘둘렀다”고 혹평했다. 전 대변인은 “검찰의 의견청취 마저도 거치지 않은 뻔뻔하기 그지없는 문재인 정권의 인사폭거는 정권보신용 칼춤”이라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세상에 밝히고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위한 인사라 평가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분위기 쇄신과 조직을 재정비함으로써 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고 박차를 가”하는 인사라며 “사법시스템에 따라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원칙과 소신이 강조되고, 개혁의 동반자이자 주축이 될 개개인의 능력과 직무의 적합성이 고루 반영된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인사과정에서 보여줬던 검찰의 태도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대면해 인사 의견을 듣겠다는 것을 이런저런 구실로 거부하고 막아나선 검찰의 태도는 절차와 권한, 위계 등 조직의 근간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법무부가 8일 저녁 단행한 검찰 간부급 인사 내역이다.

<인사이동내역>

1. 고등검사장급 신규 보임

▣ 대검찰청 차장검사 구본선 (具本善) 現 의정부지검 검사장
▣ 법무연수원장 배성범 (裵城範) 現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 고등검찰청
- 대구고검 검사장 오인서 (吳仁瑞) 現 서울북부지검 검사장
- 광주고검 검사장 박성진 (朴成鎭) 現 춘천지검 검사장
- 수원고검 검사장 조상철 (趙商喆) 現 서울서부지검 검사장

2. 검사장급 신규 보임

▣ 대검찰청
- 기획조정부장 이정수 (李正洙) 現 부천지청 지청장
- 반부패·강력부장 심재철 (沈載哲) 現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 형사부장 김관정 (金官正) 現 고양지청 지청장
- 공공수사부장 배용원 (裵鏞元) 現 수원지검 1차장검사
- 인권부장 이수권 (李秀權) 現 부산동부지청 지청장

3. 고등검사장급 전보

▣ 고등검찰청
- 대전고검 검사장 강남일 (姜南一) 現 대검찰청 차장검사

4. 검사장급 전보

▣ 법 무 부
- 기획조정실장 심우정 (沈雨廷) 現 서울고검 차장검사
- 검 찰 국 장 조남관 (趙南寬) 現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 법무연수원
- 기 획 부 장 이영주 (李英珠) 現 사법연수원 부원장

▣ 사법연수원 부원장 윤대진 (尹大鎭) 現 수원지검 검사장

▣ 대검찰청
- 공판송무부장 노정환 (盧正煥) 現 대전고검 차장검사
- 과학수사부장 이주형 (李周炯) 現 대구고검 차장검사

▣ 고등검찰청
- 서울고검 차장검사 조상준 (曺尙駿) 現 대검찰청 형사부장
- 부산고검 차장검사 한동훈 (韓東勳) 現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 수원고검 차장검사 이원석 (李沅䄷) 現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 지방검찰청
-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이성윤 (李盛潤) 現 법무부 검찰국장
-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고기영 (高基榮) 現 부산지검 검사장
- 서울북부지검 검사장 김후곤 (金煦坤) 現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 서울서부지검 검사장 장영수 (張瑛洙) 現 대전지검 검사장
- 의정부지검 검사장 박순철 (朴順哲) 現 창원지검 검사장
- 수원지검 검사장 조재연 (曺宰涓) 現 제주지검 검사장
- 춘천지검 검사장 조종태 (趙鍾泰) 現 광주고검 차장검사
- 대전지검 검사장 이두봉 (李枓奉) 現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 부산지검 검사장 권순범 (權純範) 現 전주지검 검사장
- 창원지검 검사장 문홍성 (文泓性) 現 대검찰청 인권부장
- 전주지검 검사장 노정연 (魯禎姸) 現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 제주지검 검사장 박찬호 (朴璨浩) 現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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