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에서 사내 소통을 위한 장기자랑 행사를 개최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주경제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12월 연달아 사내 장기자랑 행사를 진행했다.

아주경제 연말 장기자랑은 지난달 27일 금요일 저녁에 진행됐다. 장기자랑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신청을 받아서 장기자랑을 진행하고, 상금을 준다. 1등 상금은 100만원대다.

지난 장기자랑은 10월달이었는데, 직장인들이 회사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어플 ‘블라인드’에 아주경제 장기자랑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10월 아주경제 블라인드에는 ‘인사팀 잘 봐라’라는 제목으로 “아주인의 밤(행사 이름) 장기자랑 강제 참여, 이거 직장 내 괴롭힘 아닌가? (…) 회사에서 이XX하고 있네. 청와대에 민원 넣는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도 “동감”, “직장 내 괴롭힘 맞지” 등의 동의 의견이 올라왔다.

그러나 12월에도 장기자랑은 계속됐다. 이번 장기자랑에서는 아주경제 경영진 중 한명이 직접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고, 퀸의 보컬이 공연에서 자주 입었던 런닝셔츠를 입고 나왔다고 한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아주경제의 A 기자는 “자주하긴 한다. 석달에 한번 정도 하는 것 같다. 이번에는 경영진 중 한명이 직접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불러서 놀라웠다”고 전했다.

A기자는 이어 “장기자랑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서 하고 싶은 사람만 참여해도 되긴하는데 부담스러운 느낌이 든다”며 “특히 고위 경영진이나 논설위원급의 간부가 노래를 부르면 부담스러움이 더해진다”고 전했다.

장기자랑이 강제는 아니지만 회사 차원에서 참여 독려를 하니 강제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해 줄어든 인센티브에 대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반발감도 있었다. A 기자는 “상금 말고 인센티브를 달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의 또 다른 B 기자는 “우선 금요일 저녁에, 업무시간 이외에 필참해야 하는 분위기가 문제다. 강제참여까지는 아니지만 참여 독려를 한다. 다른 회사들은 주52시간 시행한다고 업무시간을 줄이는데 이 회사는 업무 시간이 긴 것 외에도 금요일 밤까지 장기자랑에 참여하라고 독려한다. 시대를 역행하는 언론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장기자랑 1등 상금이 100만원이 넘는데, 지난해 기자들에게 주는 인센티브 개념의 격려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화가 난다. 장기자랑을 3개월 전에 했으면서 또 개최하고 큰 상금을 주고, 정작 기자들 인센티브는 주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C 기자는 “기자들이 ‘기쁨조’가 된 것 같다. 장기자랑 때 신난 사람은 간부들 뿐이다”라며 “춤추고 노래하는 기자들을 보면 저러려고 기자됐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아주경제 사측은 강제성이 없고, 소통 차원에서 만든 장기자랑 시간이었으며, 종무식 행사의 일부일 뿐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분기별로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언제 장기자랑을 하는지 정해져있는 건 아니다. 회사 특성상 외근직이 많으니 만남의 장을 열어서 소통하려는 의도였다”라면서 “강제성은 없고, 참여가 적으니 독려한 점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요일에 장기자랑을 하기로 한 것은 토요일에 근무를 안 하는 기자들이 많으니까 최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결정한 일”이라며 “올해 신규 입사자들이 많아서 평소보다 1번 정도 더 장기자랑을 했었는데 더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장기자랑은 연말 종무식 행사의 일부였다”며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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