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훈 사장은 지난 2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저널리즘 퍼스트, 저널리스트 퍼스트를 강조하고 △조선일보가 ‘민족지’로 기능했던 사례를 열거하고 △100주년 창간일에 1920년부터 신문을 디지털로 볼 수 있게 복구할 것 △AI 콘텐츠 관리시스템 아크(ARC)를 접목시킨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을 전달했다.

방 사장은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많은 국민들이 뉴스를 믿지 않는 시대에 언론은 저널리즘 퍼스트라는 기본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며 “저널리즘 퍼스트는 언론 본연의 비판정신과 함께 사사로운 이익에 휩쓸리지 않는 불편부당한 기사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터넷과 모바일의 등장으로 속보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저널리즘의 본질은 사실 보도라는 점”이라며 “저널리즘 퍼스트를 위해서는 저널리스트 퍼스트가 돼야 한다. 1000만, 2000만 독자를 지닌 스타기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키우겠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저는 조선일보가 기자정신이 살아있는 신문이라고 자부한다”며 “저널리즘 퍼스트, 그리고 저널리스트 퍼스트에 조선일보의 100년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2일 조선일보에서 열린 조선일보 시무식. 사진출처=조선일보 사보.
▲2일 조선일보에서 열린 조선일보 시무식. 사진출처=조선일보 사보.

조선일보 100주년과 관련해 방 사장은 조선일보가 ‘민족지’임을 강조했다. 

방 사장은 “올해는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이다. 조선일보는 일제의 서슬이 시퍼렇던 100년 전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민족혼을 일깨우겠다는 일념으로 창간했다”며 “선배들은 창간호에서부터 저항의식을 드러냈다. (창간호) 3면 상단에 있는 대정구년(大정九年)이라는 발행연도를 보면, 일왕의 연호인 다이쇼(大正)의 정(正)자가 거꾸로 새겨져 있습니다. 일제의 탄압과 검열 속에서도 특유의 풍자로 일제에 저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이 조선일보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지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대로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문맹퇴치를 위한 한글보급운동을 시작했고,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합심해 출범시킨 최대 항일운동단체 ‘신간회’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며 “일제로부터 경제독립을 주창한 물산장려운동의 가장 큰 지원군이었고 대표적 저항시인인 이육사·백석·심훈·채만식·홍명희 등 당대 최고의 문인들이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하거나 조선일보를 통해 한국 문학사에 이정표가 된 작품들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방 사장은 “해방 이후 조선일보는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우리나라의 핵심가치를 지키는데 앞장섰다”며 “1960년 4월18일 밤, 종로4가에서 고려대생들을 습격한 정치깡패들의 사진을 특종 보도한 조선일보 4월19일자는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고 자평했다.

방 사장은 그 외에도 1992년 ‘쓰레기를 줄입시다’, ‘자전거를 탑시다’, ‘샛강을 살립시다’ 캠페인과 1995년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 캠페인을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앞장서 실천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방 사장은 오는 3월 100주년 창간일에 1920~1999년까지 발행된 26만1589면, 295만건의 기사를 조선닷컴 등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일제 때부터 디지털 시대 직전까지의 방대한 자료를 디지털화했다”며 “조선일보가 우리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제대로 평가할 자료”라고 말했다.

또한 상반기 안으로 워싱턴포스트의 인공지능(AI) 콘텐츠 관리시스템 아크(ARC)를 접목시킨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도 했다.

방 사장은 “종편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아크는 기존 시스템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 전용 운영체계다. 간편한 조작만으로도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 편집을 하고 세계 어떤 언론사의 운영체계보다도 신속하게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고 AI시대의 핵심인 데이터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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