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易以避難, 敬細以遠大.
신이이피난, 경세이원대.

쉬운 일을 신중하게 처리 해 어려움을 피하고, 미세한 일에 공을 들여 큰 사고를 멀리한다.

이 말은 시진핑이 ‘중앙판공청 각 부서 간부 구성원과 노조 간부들의 좌담회에서 연설’ 할 때 <한비자·유로喩老>편에서 따왔다. 많은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정부의 방침이나 정책을 기층에 이르도록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이 복잡하고 어려워지면 회피하면서 임무는 와해된다. 어떤 일이 다시 매우 뒤얽혀있으면 하나하나 구별하여 자세히 분석해야 한다. 시진핑은 또 좌담회에서 후한後漢 때 유학자 왕부王符가 쓴 <잠부론潛夫論·釋難>편에 나오는 “대붕은 깃털 하나의 가벼움에 의지해 하늘로 비상하는 것이 아니고, 천리마는 전력질주 할 때 다리 하나의 힘만으로 달리지 않는다(大鵬之動, 非一羽之輕也; 騏驥之速, 非一足之力也)”는 글귀를 인용했다. 글을 쓰든 회의를 하든 업무를 하든, 어떤 일을 할 때는 철저히 구체화하여 조금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도 빈틈이 없이 엄밀하고 섬세하며 신중하게 하는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양속담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동공이곡同工異曲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는 하나하나의 벽돌조각과 철근 콘크리트가 응집한 결과물이다. 집안이 환한 것도 하나하나의 촛불이 모여 밝음을 집적하기 때문이다. 처세나 일을 꾀하거나 창업을 도모할 때도 모두 미세한 능력을 버릴 수 없다. 수염과 눈썹을 한꺼번에 잡으려고 하면 되레 혼란을 초래한다. 일만 헝클어놓는 속빈 강정이다. 이 때문에 당 간부들이 일을 할 때는 깊은 연못가에 서있는 마음가짐과 얇은 얼음을 밟는 듯한 조심스럽고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로 미미한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럴 때만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고 실제로 일을 알차게 할 수 있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 콜로세움 (Colosseum)은  고대 로마 시대의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원형 경기장이다. 사진=gettyimagesbank
▲ 콜로세움 (Colosseum)은 고대 로마 시대의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원형 경기장이다. 사진=gettyimagesbank

 

有形之類, 大必起于小; 行久之物, 族必起于少. 故曰: “天下之難事必作于易, 天下之大事必作于細.” 是以慾制物者于其細也. 故曰: “圖難于其易也, 爲大于其細也.” 千丈之堤, 以螻蟻之穴潰; 百尺之室, 以突隙之熛焚. ……此皆愼易以避難, 經細以遠大者也.
형체를 갖춘 종류의 것들은 큰 것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생겨났고, 오랫동안 존속하여 온 물건이 많은 것은 반드시 적은 것에서 생겨났다. 고왈(<노자·63장>에 보이는 말).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났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일에서 생겨났다.” 그러하니 사물을 제어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부터 착수해야 한다. 고왈(<노자·63장>에 보이는 말). “어려움을 처리하려면 그 쉬운 것에서부터 착수하고, 큰일을 하려면 그 미세한 일부터 해야 한다.” 천 길의 둑도 땅강아지, 개미구멍으로 무너지고, 백자 사방의 큰 집도 굴뚝 틈의 불똥으로 타버린다. ……이것은 모두 쉬운 일을 신중하게 처리해 어려움을 피하고, 미세한 일에 공을 들여 큰 사고를 멀리하는 것이다. 

<한비자>는 선진先秦시대 법가학설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책이다. 그 <유로喩老>편은 노자의 이론을 깨우친다는 뜻으로 역사적 고사古事와 민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노자사상을 해설하고 있다. 한비자가 노자를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한비자는 본편에서 현실 정치투쟁의 구체적 체험을 고도의 철학으로 승화시키면서 보편적 의의를 이끌어냈다. 한비자는 “어려움을 처리하려면 그 쉬운 것에서부터 착수하고, 큰일을 하려면 그 미세한 일부터 해야 한다”면서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일어났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일에서 생겨났다”고 풀이했다.  

한비자는 반면적인 예를 들어 논증을 한다. 즉, 천리에 달하는 큰 제방도 땅강아지와 개미의 구멍 하나로 무너지고, 백자 사방의 큰 집도 굴뚝 틈의 불똥으로 타버린다고 했다. 부주의해 조그만 곳에 있는 숨은 폐해를 제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반드시 큰 화를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도’는 도모함이나 처리함이며, ‘돌극突隙’은 굴뚝의 틈새를 말한다. ‘표’는 불똥이다. 한비자는 ‘천리지제千里之堤, 궤어의혈潰于蟻穴’의 유래에서 ‘쉬운 일을 신중하게 처리해 어려운 일을 피하고, 미세한 일에 공을 들여 큰 사고를 멀리 한다’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 ‘愼易以避難, 敬細以遠大’는 쉬운 일을 신중하게 처리해 어려움을 방지하고, 미세한 일에 공을 들여 큰 사고를 멀리한다는 뜻이다. 세세한 부분이 성패를 결정한다. 사소한 일을 무시하지 말아야만 성공과 눈부신 성취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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