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을 인터뷰해 6일자 1면과 5면에 머리기사로 실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머리에 안철수 전 의원의 발언을 직접 인용해 “文,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살리기”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날 조선일보 5면 머리기사 역시 안 전 의원 발언을 빌린 “꼰대 이미지 한국당은 與 못이겨, 통합보다 급한 게 혁신”이란 제목이었다.

4·15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100일 앞두고 조선일보는 안 전 의원 인터뷰로 주요 지면을 채웠지만, 내용은 과거와 달라진 건 없었다. 인터뷰 기사에서 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선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라며 “문 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이기려 하는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민생문제 해결보다는 국민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을 향해선 “제1 야당은 수구·기득권·꼰대 이미지에 묶여 있다”고 비판했다. 3년 전 대선 때 보여준 양비론을 다시 들고나온 셈이다.

▲ 6일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 6일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안 전 의원은 여야 거대 정당의 대립을 넘어설 대안으로 “혁신 경쟁을 통한 새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1면과 5면에 걸친 긴 인터뷰 기사 어디에도 눈에 띄는 ‘새 정치’의 내용은 잘 보이지 않았다.

안 전 의원이 한국 정치에서 ‘혁신’과 ‘새 정치’를 말하지만, 여전히 그의 말은 좌우 대립의 낡은 언어로 채워졌다.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린다’는 1면 머리기사 제목에 담긴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자기편’과 ‘남의 편’으로 나누는 이분법에 빠져 있다. 국민들은 현 정부를 향한 이런 식의 비판을 이미 한국당을 통해 지난 2년 반 동안 들어왔다.

오히려 바른미래당 탈당파 8명이 5일 창당한 새로운 보수당이 보여준 청바지 차림의 창당대회가 형식에서만큼은 새로워 보였다. 이날 새 보수당이 발표한 당헌엔 ‘청년’이 19번이나 나왔다. 여성도 8번이나 등장했다. 공천관리위원 11명 중 2명을 청년에 배당했다. 동시에 청년으로만 구성된 ‘공천감시청년위원회’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그만큼 한계도 있으니 안 전 의원의 진의가 제대로 담긴 ‘새 정치’의 형식과 내용이 듣고 싶다.

▲ 6일자 조선일보 5면 머리기사.
▲ 6일자 조선일보 5면 머리기사.

이번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로는 안 전 의원이 ‘설 전에 귀국해 당분간 독자노선을 걷는다’는 것만 명확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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