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구 CJ헬로) 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가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노조가 사측에 공동 실태조사를 제안했다.

케이블 방송·인터넷 등 설치·수리 업무를 하는 LG헬로비전 서부해운대고객센터 소속 노동자 김아무개씨(45)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30분께 부산 해운대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작업중 의식과 호흡을 잃은 채 발견됐다. 김씨는 옥상에서 설치작업을 하다가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당일 오후 6시45분 숨졌다.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현장 기사들은 30~40분 만에 한 가정에 방문해 작업을 끝내야 하는 등 업무 압박에 시달렸다. 작업은 옥상과 건물 외벽을 타는 등 감전과 추락사 우려가 있는 위험 업무가 적지 않다.

▲ 유료방송 및 인터넷 설치기사. 해당 사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 유료방송 및 인터넷 설치기사. 해당 사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희망연대노조는 LG헬로비전과 노동조합, 전문기관,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노동안전 실태조사 위원회’를 꾸려 안전 실태를 긴급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희망연대노조는 “비용절감으로 생명이 경시되고 위험한 작업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었다.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면, 이제라도 안전한 일터 만들기를 통해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 노동자들은 CJ헬로의 매각이 추진되던 시점인 지난해 2월 상시적 구조조정 문제 등에 반발해 노조를 설립하고 직접 고용 및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은 고인과 유가족에 도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히면서도 실태조사 제안은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