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의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거죠.” 와이어드코리아가 번역해 소개한 와이어드(WIRED)의 “재미있으면서도 위험한 ‘딥페이크’의 빛과 그림자” 영상 뉴스의 한 대목이다. 비영리인권단체 연구자가 얼굴 표정을 인공지능이 학습해 영상 허위정보를 만드는 ‘딥페이크’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영상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와이어드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지난 12일 와이어드가 세계에서 6번째로 한국에 진출했다. 와이어드는 정보통신, 기술, 문화 등 분야를 다루는 전문 매거진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객원 에디터로 참여해 화제가 됐고 유튜브 CEO를 인터뷰하는 기사는 국내에도 회자됐다. IT산업 매체지만 동시에 알고리즘에 대한 감시, 인공지능 연구의 윤리적 견제 등 기술 사회의 감시자 역할도 한다.

와이어드코리아는 스포티비로 유명한 에이클라(Eclat) 미디어 그룹의 라이선스 협력 방식으로 운영한다. 김윤경 기자가 와이어드코리아 초대 편집국장을 맡았다. 전자신문 기자 출신으로 아이뉴스24 편집국장과 편집인 겸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난 김윤경 편집국장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전략’을 강조하며 다른 IT매체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김윤경 와이어드 코리아 편집국장. 사진=와이어드 코리아 제공.
▲ 김윤경 와이어드 코리아 편집국장. 사진=와이어드 코리아 제공.

- 12일 홈페이지를 열고 런칭했다.
“12월12일은 디지털 런칭일이다. 런칭의 완성은 내년 7월로 예정된 매거진 출간이다. 뉴스레터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 와이어드코리아에서는 어떤 뉴스를 찾아볼 수 있나.
“크게 세가지다. 첫째, 와이어드 글로벌 뉴스를 한국에 소개한다. 둘째, 한국의 뉴스를 번역해 글로벌에 알린다. 셋째 한국 이슈를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로컬뉴스를 선보인다. 우리 뉴스가 글로벌 와이어드와 연결된다는 특징을 활용해 우선은 글로벌 와이어드 뉴스를 한국 독자에게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영자언론 출신 기자를 영입해 한국 뉴스도 영어로 번역해 내보낼 계획이다.”

- 와이어드 기사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우선 사람들에게 와이어드를 알릴 필요가 있어 양질의 와이어드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다만 와이어드 기사가 너무 길어서 이를 요약해주는 뉴스를 선보이고 있다. 인용한 내용은 링크를 붙이며 원문도 찾아 읽을 수 있게 했다.”

- 홈페이지에 ‘비디오’ 섹션이 별도로 있다.
“뉴스는 텍스트도 중요하지만 비디오 시대가 됐다. 와이어드는 양질의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일부를 골라 한글 자막을 입혀 서비스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로컬 뉴스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걸 내부적으로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다.”

▲ 와이어드 코리아 홈페이지 비디오 섹션 갈무리.
▲ 와이어드 코리아 홈페이지 비디오 섹션 갈무리.

- 한국 뉴스에서 주목하는 이슈는.
“창간 기획으로 5G 기사를 선보였다. 5G를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지금 단계가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문제인지 가이드를 주는 기사다. 두 번째 특집은 ‘코리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다. 한국형 재난 로봇 개발 등 현황을 취재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신선한 이슈이고, 글로벌 독자들도 관심 가질만한 이슈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슈를 우리 시선에 맞게 종합 분석하는 기사를 낼 계획이다.”

- 기사는 어떻게 차별화할 계획인가.
“와이어드는 기술을 다루지만 사람을 중심에 놓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 우리 역시 사람 중심 IT를 지향해 기술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볼 거다. 현실적으로 속보 기사를 쓸 수밖에 없겠지만 그게 우리의 메인이 되지는 않을 거다. 우리는 다른 뉴스를 원한다. 한번 더 생각해서 기사를 내려고 한다. 이미 뉴스가 너무 많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속보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짚을 건 짚어야 한다고 본다.” 

- 와이어드를 통해 한국 이슈도 영어로 소개한다고 들었다.
“와이어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의 앞선 IT문화를 소개하려 한다. 한국에 와이어드가 진출한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테크와 IT분야에서 한국은 중요하다. 통신 분야에서 3G, 4G, 5G 상용화를 선도적으로 한 국가다. 애플과 쌍벽을 이루는 삼성전자가 있다. 반도체, e스포츠 분야도 무시 못한다. IT를 잘 아는 누리꾼들도 많다.”

- 스포티비가 와이어드에 관심 가진 이유는 뭘까.
“스포티비가 뉴미디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다루는 장르는 스포츠지만 콘텐츠 유통 채널은 IT 친화적이다. 대표가 매년 CES도 방문하고, 콘텐츠 유통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걸로 안다. 이와 맞물린 결과로 생각한다.”

- 앞으로 목표는.
“한국에는 포털 장벽이 있다. 창간 후 1년이 지나야 제휴 심사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그래서 한국은 글로벌 서비스처럼 강력하게 시작하지는 못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와이어드 명성에 걸맞게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해 실망시키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겠다. 편집국장으로 일하면서 25년간 고민해온 IT분야 노하우가 좋은 방향으로 발현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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