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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운동으로 세뇌운동시키는 조선일보
뇌운동으로 세뇌운동시키는 조선일보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보고서]

이 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 모임인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의 공동 창작물입니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모임에서 신문보도 및 기타 텍스트 매체들을 모니터하고, 한 달에 1개 정도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신문비평을 함께하고 싶은 분들은 민언련(02-392-0181)으로 연락주세요.

신문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치매 예방운동이 있습니다. 훈련은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메모지 한 장을 준비하신 후, 아래 안내사항을 따라 하면 됩니다.

▲ 조선일보 ‘두근두근 뇌운동 N’ 코너
▲ 조선일보 ‘두근두근 뇌운동 N’ 코너

1) 신문에서 기사를 고릅니다. 위 신문에서 견본으로 선택된 기사는 “청, 검찰총장에 조국 수사팀 수사 압박”입니다. 2) 선택한 기사 제목을 메모지 ‘제목’ 칸에 옮겨 적습니다. 3) ‘입소리’ 칸에 해당 글자에 받침이 없다면 ‘쿵’, 있다면 ‘덩’이라고 적습니다. 4) 마지막으로 ‘손장단’ 칸에 글자 받침이 없으면 왼손치기 기호인 ‘◐’, 받침이 있으면 ●를 그려 넣습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표가 완성됩니다.

▲ 조선일보 ‘두근두근 뇌운동 N’ 코너 예시
▲ 조선일보 ‘두근두근 뇌운동 N’ 코너 예시

5) 완성된 표를 악보 삼아 무릎·책상을 두드리며 기사 제목을 읽으면 훈련이 끝납니다. 장단에 맞춰 훈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청. 검. 찰. 총. 장. 에. 조. 국. 수. 사. 팀. 수. 사. 압. 박”이라는 기사 제목을 암기하게 됩니다. 신문에는 이러한 ‘쿵작쿵작 장단치기’가 “각 글자를 주의 깊게 살펴 분류하고, 손장단을 치며 글을 읽는 훈련”이라고 기술돼있습니다.

해당 치매 예방훈련은 조선일보가 2014년부터 신문지면에 게재하고 있는 ‘두근두근 뇌운동 N’입니다. 조선일보와 정부기관인 중앙치매예방센터가 협력하여 만들었습니다. 신문지면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두근두근 뇌운동 N(이하 ‘뇌운동 N’)’을 접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두근두근 뇌운동 N’을 활용하여 전국에서 치매 예방훈련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암기하게 되는 훈련법

조선일보와 중앙치매예방센터는 지금까지 총 25가지 ‘뇌운동 N’ 훈련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중에 ‘제목 외우기’, ‘로꾸거 암송클럽’, ‘양손으로 또박또박’, ‘열려라 단어창고’ 등 21가지 훈련법에서 기사를 반복적으로 기억해내야 합니다. 자연스레 피훈련자가 직·간접적으로 기사제목이나 내용을 암기하게 됩니다.

조선일보 기사를 훈련에 사용하는 만큼, 피훈련자가 조선일보가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프레이밍 효과’입니다. 프레이밍 효과는 어떤 사안이 제시되는 방법에 따라 같은 사안이라도 사용자의 해석이나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저희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뇌운동 N’에 인용하는 기사를 분석한 결과, 피훈련자에게 관점과 시각을 주입하려는 ‘프레이밍 효과’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정치 선동이 된 치매예방훈련

‘뇌운동 N’의 문제는 정치 기사를 인용했을 때 가장 두드러집니다. 조선일보는 정권에 따라 기사를 편파적으로 인용합니다. 인용한 정치 기사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박근혜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잘못하고 있다’입니다.

먼저 문재인 정부 집권기인 2019년 1월~11월 ‘뇌운동 N’에 인용한 기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정부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가 적지 않았습니다. <거짓 대사 된 2년 전 문대통령 취임사>, <헌법재판소 '코드인사'의 완성>, <文케어 2년, 중소병원이 쓰러진다>, <독선의 정치, 조국 임명 강행> 등이 대표적입니다. 제목만 봐도 피훈련자가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하는 정치 기사가 50%(전체 정치 기사 36개 중 18개)입니다.

▲ 문재인 정부 집권기(2019년) 조선일보의 ‘두근두근 뇌운동 N’
▲ 문재인 정부 집권기(2019년) 조선일보의 ‘두근두근 뇌운동 N’

조선일보의 편파성은 박근혜 정부 집권기 ‘뇌운동 N’을 살펴보면 명확해집니다. 2015년 1월~12월 ‘뇌운동 N’에 인용한 정치 기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정부·여당에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할 기사는 0.5%(전체 정치 기사 25개 중 2개)에 불과했습니다.

▲ 박근혜 정부 집권기(2015년) 조선일보의 ‘두근두근 뇌운동 N’
▲ 박근혜 정부 집권기(2015년) 조선일보의 ‘두근두근 뇌운동 N’

반면,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의 새 성장엔진”>, <청년 일자리 3년간 7만여개 만든다> 등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나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집권기인 2019년 훈련에선 찾아볼 수 없는 내용입니다. 또한 <청년 '고용절벽'에 대한 야당의 침묵>처럼 당시 야당(현 더불어민주당)이나 진보 이념을 비판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기사의 개수는 정권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문재인 정부 집권기인 2019년에는 31개를 인용했으나, 박근혜 정부 집권기인 2015년에는 8개에 불과했습니다.

▲ 2015년 1월1일12월31일까지, 그리고 2019년 1월1일부터 11월19일까지 조선일보가 ‘두근두근 뇌운동 N’에 인용한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사 제목(기사를 반복적으로 보아야 하는 21개 유형 훈련법 중에서만 집계함).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2015년 1월1일12월31일까지, 그리고 2019년 1월1일부터 11월19일까지 조선일보가 ‘두근두근 뇌운동 N’에 인용한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사 제목(기사를 반복적으로 보아야 하는 21개 유형 훈련법 중에서만 집계함). 표=민주언론시민연합

편파적이지 않아도 치매예방교육 가능

조선일보 외에도 신문지면과 온라인을 통해서 치매 예방운동을 제공하는 언론사가 있습니다. 농민신문은 2017년 4월부터 ‘건강한 뇌를 위한 10분’을 지면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9년 11월 19일 기준, 총 48개의 훈련을 실었습니다. 대부분 농업 정책·법령을 알리거나 외부 필진이 쓴 에세이를 인용했습니다.

농민신문도 조선일보만큼 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기사가 적지 않습니다. 농업·농촌이 대대로 정치권에서 소외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사인 만큼 시장개방, 중앙 집중 정책, 농업 홀대 예산안 등 비판적인 기사를 씁니다. 일부 농촌 지역에서 영향력 1위를 차지하는 신문인만큼, 독자 중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노년층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신문의 ‘건강한 뇌를 위한 10분’에선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 2015년 4월1일부터 2019년 11월19일까지 농민신문이 ‘건강한 뇌를 위한 10분’에 인용한 기사·칼럼 제목(기사를 반복적으로 보아야 하는 21개 유형 훈련법 중에서만 집계함).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2015년 4월1일부터 2019년 11월19일까지 농민신문이 ‘건강한 뇌를 위한 10분’에 인용한 기사·칼럼 제목(기사를 반복적으로 보아야 하는 21개 유형 훈련법 중에서만 집계함). 표=민주언론시민연합

편파적인 기사 인용은 조선일보가 보수언론이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기사 자체가 진보정권에는 비판적이고 보수 정권에는 동조적이니, 인용한 기사가 편파적인 건 어쩔 수 없다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종합일간지입니다. 정치적으로 논쟁적인 기사만 있는 게 아닙니다. 언론사 논조가 약한 ‘정보 전달성 기사’나 과학·문화·스포츠면의 기사가 많습니다. 조선일보도 농민신문처럼 기사를 인용할 수 있습니다. ‘뇌운동 N’을 조선일보의 주입식 훈련법이라 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치매 예방을 빙자한 정치세뇌 그만둬야

누구나 쉽게 치매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을 통한 치매 예방훈련 보급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신문기사를 활용한 훈련·교육에는 유의점이 있습니다. 언론사 논조와 시각이 피훈련자에게 주입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근두근 뇌운동 N’은 단순 글 읽기가 아닙니다. 뇌를 자극하기 위하여 기사를 반복해서 읽거나 낭독, 필기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방식이 암기법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론사가 정치적·이념적으로 편향적인 기사를 훈련에 활용하면, 피훈련자는 자연스레 언론사의 시각과 관점을 갖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두근두근 뇌운동 N’을 “치매예방에 관심 있는 50대 이상 장·노년층이 주 대상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라도 매일 재미있게 뇌운동을 함께 하실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단지 그뿐일까요? 정권에 따라 인용한 기사가 극명하게 갈리는 걸 보면, 조선일보의 의도가 의심스럽습니다. ‘두근두근 뇌운동 N’이 지금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치매 예방을 내세워 ‘조선일보식 시각’을 주입하려는 ‘세뇌운동’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5년 1월1일~2019년 11월19일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두근두근 뇌운동 N>코너, 기타 중앙치매예방센터와 협력해 치매예방교재를 제작하는 언론사들의 치매예방 코너
※ 문의 : 공시형 활동가 (02) 392-0181 / 정리 : 백승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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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2-25 16:45:17
나는 검찰과 법조 출입처 기자단 그리고 뒷돈 받는 진보신문을 더는 신뢰하지 못하겠다. 물론, 다른 신문은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내가 그대들을 조금이라도 믿으려고 기사를 읽었던 내 소중한 시간을 돌려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