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자 조선일보 기고글을 인용해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며 “어제(23일) 본회의장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 한국당이 정말로 되새겨야 할 보수 일간지의 충고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이날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상임위 간사단 회의에서 “모 일간지의 칼럼을 하나 소개해드리겠다. 전 서울외신기자클럽의 마이클 브린 회장이 쓴 글이다. 아마 크리스마스 이후 자유한국당에 주는 선물이나 충고인 것 같다”며 “칼럼 내용 중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자, ‘왜 그러지’라는 반응이 많았다는 내용이 있다. ‘자유한국당에는 정권을 잡고 싶다는 것,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것 외에는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철학이 부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는 “브린 전 회장은 반면에 ‘과거 한국의 온건 또는 강경 좌파 모두 정의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명확하다. 정부의 의무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시민권을 보호하고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좌파의 필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보수의 가치는 무엇일까라고 했는데, 보수 가치는 자유라는 것”이라며 “다른나라의 보수진영은 이 핵심가치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결사의 자유, 선택의 자유 이런 것들을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국당의 자유에는 이런 가치가 싹 빠지고 정권만 잡겠다는,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목표 밖에 없다는 거다. 어제 본회의장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 한국당이 정말로 되새겨야 할 보수 일간지의 충고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이어 “칼럼에서 지적하는 다른 나라 보수의 가치가 한국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당에 묻고 싶다. 본회의장 상임위 등을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법안통과 면에서는 최악의 국회를 만들어 ‘식물국회’ 오명을 쓰게 만든 장본인이 한국당이다. 어제는 국회 본회의장을 아수라장 만들면서 ‘동물국회’를 만들었다.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번갈아 만들고 있는 국회가 진정으로 바라는 한국당의 보수의 목표인지 묻고 싶다”며 “마이클 브린 전 회장이 얘기하는 자유의 가치를 한국당이 다시 한 번 되새겨주길 바란다. 그런 보수로 다시 태어나면 국민도 (한국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국회도 정상으로 돌아가고 대한민국도 훨씬 더 좋은 나라 될 거라는 충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가 인용한 칼럼은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이 쓴 “좌파의 낡은 전술 베끼는 한국 보수”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더 타임즈’, ‘가디언’, ‘워싱턴 타임즈’ 등에서 한국·북한 담당 기자를 지낸 그는 ‘한국인을 말한다’, ‘한국, 한국인’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 12월24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클럽 회장의 칼럼 "좌파의 낡은 전술 베끼는 한국 보수"
▲ 12월24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클럽 회장의 칼럼.

브린 전 회장은 칼럼에서 “박정희와 다른 지도자들은 민주주의를 이론적으로는 신봉했지만, 국민은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한국은 민주주의를 ‘기다리는’ 나라였다. 요즘도 보수 진영엔 ‘지나친 자유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보수 진영이 단식 투쟁을 하고, 거센 시위를 벌이며 입법부를 마비시키는 등 좌파의 낡은 전술을 베끼면서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상황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자유를 지켜주지 않는 이런 태도는 지적 결함만 드러낸 게 아니다. 보수 진영도 그들의 반대 진영만큼 졸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권자는 이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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